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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욕심

by 문하현

목이 너무 마른 나머지 물을 모조리 빨아들이려 커다란 블랙홀을 열었다.

정작 들어오는 것은 웬 이상한 고철덩어리다.

땅은 블랙홀의 크기를 키운다.

계속 목이 마르다.


검은 땅은 거센 바람에 몸을 실은 비를 돌려보낸다.

비록 자신은 숨 쉴 수 없음에도.

블랙홀의 크기를 끝이 없는 줄자를 펼치듯이 조금씩 키워갔다.


더 이상 블랙홀 안으로 들어오는 물체가 느껴지지 않는다.

땅은 제 색깔이 예전의 고운 황토색으로 돌아온 것을 느꼈다.


동시에 모든 것이 끝났다. 땅은 더 이상 느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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