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은 유형이 아니다
Mbti는 스몰톡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되었다. 대학생 시절엔 전공뽕(?)에 찬 나머지 mbti가 사람을 판단하는 잣대로 남용되는 유행이 불편하게 느껴지곤 했었다. 지금은 되레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편이다. 처음 만나 어색한 사이에서 쉽게 써먹기 편한 질문이 바로 “mbti가 어떻게 되세요?“이기 때문이다. 나도 편하게 써먹곤 한다. 다만 대답하는 유형에 따라 첫인상이 그에 맞게 고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단점이다.
카카오 같이가치에서 실시하는 성격검사가 있다. 바로 big5라는 것인데 이 성격검사는 논문에서도 자주 활용되는 만큼 공신력이 있다. 개방성, 외향성, 친화성, 신경성, 성실성이라는 5가지 요소로 성격을 검사하게 된다. 이런 검사들을 통해 파악한 성격으로 사람의 생애를 예측하려는 연구들이 많다.
예로부터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관념은 일정 부분 성격에 관해 말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성격 형성에 관한 단골 논쟁이 있다. 유전과 환경 중 어느 것이 더 인간에게 영향을 미칠지에 관한 것이다. 지금은 동향을 모르지만 내가 대학생이던 시절에는 50:50이라는 결론이 지배적이었던 것 같다. 갓 태어난 신생아를 보면 태어나자마자 하루종일 울어대는 아이가 있고 조용한 아이가 있다. 기질은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그렇다고 해서 시끄럽게 울어대는 아이가 앞으로도 계속 울어댈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아이는 ‘타고난 기질과 함께 자라날‘ 테니까 말이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관념은 기질적인 부분만 보자면 반 정도는 맞을 것이다. 극단적인 i성향인 내가 환경이 변한다고 해서 갑자기 극단적인 e로 엄청난 인싸가 될 수는 없듯이 말이다. 이 정도는 아마 e의 기질이 다분한 상태로 다시 태어나야 가능할 것이다. 다만, 인간에게는 환경에 대한 조절 능력과 변화하려는 의지가 있다(의지는 모두에게 있는 것은 아닐 수 있다). 성격의 안 좋은 부분만 보고 ’이 사람은 그런 사람이다‘라고 판단하게 되면 변화의 조짐을 인식하지 못한다.
사실 언제 어디서나 변화무쌍하게 판단이 달라지는 대상이 사람이다. 오래 함께 있어도 하루아침에 변하는 것이 사람에 대한 판단이다. 환경이나 의지에 따라서 반응이 달라지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판단은 ‘사람이 내리는 것‘이기에 지극히 주관적이다. 성격검사는 사람에 관한 단순한 설명에 불과하다.
그러니 성격에 대해서 판단할 때는 유형에 대해 너무 깊게 생각하지는 말고, 내가 저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느껴지는 장단점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장점이 있다면 단점은 반대급부로 드러나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