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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유진 Nov 21. 2019

진로특강_성공회대학교

성공회대학교에서 진행한 진로 특강.   

제목은, 


진로를 정하고 싶지만
<나를 모르는 나에게>


상담실 선생님께서 책 나를 모르는 나에게를 보고 연락을 주셨다고 하여 정한 제목이다.^^




강의는 주로 1학년 학생들이 들으러 왔는데, 그중 4학년 학생이 있었다.  시작하기 전에 잠깐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있었다.


물어봤다.

"요즘 지내기 어떤가요?"

 

"면접 준비를 열심히 했는데, 서류심사에서 다 떨어져서 면접 볼 기회 조차 없어서 속상해요.."

 


"1학년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공부 열심히 하라고 전해주고 싶습니다!"




진로와 관련한 강의를 해보면 1학년보다 2학년이, 2학년보다 3학년과 4학년 학생들이 더 집중해서 듣는다. 그날도 그랬다. 4학년 학생이 제일 열심이었다. 1학년 중 앞에 자리를 잡고 메모까지 하면서 들은 학생은 입학 전에 군대를 다녀왔다고 했다. 1학년들보다 나이가 많은 상황이고, 졸업하면 사업을 하고 싶은데 방향을 잘 잡고 싶은데 쉽지 않다고 했다.


고등학교 때까지 주어진대로 공부만 하던 이들이 대학생이 되고, 학년이 올라가고, 사람들을 만나고, 사회를 경험하고, 거절을 당하고 그러는 사이 생각이 깊어지고, 삶에 긴장감을 가지게 되었구나 싶어 내내 마음이 갔다.   




강연을 마친 후, 담당 선생님께서 문자를 보내주셨다. 강의를 듣고 학생들이 전해준 의견이라고 했다.


1) 요즘 무기력해서 고민이 많았는데, 자기 계발에 대한 동기 부여를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2) 나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을 어느 정도 해소해주었고, 진로에 대해 다양한 길을 생각할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해주었다.


3) 흥미로웠고, 배워가는 게 많았어요.

이 수업을 듣게 되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고, 앞으로 성장하기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4) 진로에 대해 더 넓게 생각할 수 있었다.


5) 여러모로 내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불안도 많은 상태였는데 이것이 조금은 해소된 기분이 든다. 내 미래에 대해 좀 더 생각해보고 고민해볼 여지를 얻은 것 같다.  




학생들의 의견에 두 가지 핵심이 있다.

첫째, 무기력, 불확실, 불안.

요즘 이런 마음 아닌 청춘들이 있을까.., 싶다. 50살이 넘고, 직장이 있는 나 역시 때때로 무기력에 빠진다. 어느 것 하나 확실하고 안정적인 것 없는 상황 속에서 불안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니 학교라는 울타리를 떠나 세상으로 나가야 하는 아직 어린 청춘들, 학교 밖 세상에 떠밀리듯 홀로 서게 된 청춘들이 느끼는 마음은 오죽하겠는가. 들리고 무서울 수밖에 없다.  


둘째, 생각, 성장, 고민, 대안, 여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안 좋기에 더더욱,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청춘들이 가져야 할 단어들이다. 생각하고, 고민하고, 대안을 찾고, 여지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성장하고 단단해진다. 선택과 결정의 중심에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내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공을 들여야 한다. 책임을 져야 한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내 안에는 무엇이 있는가? 나는 무엇으로 세상과 맞짱을 뜰 것인가? 경험하고 생각하며 오답을 제거한다. 다시 경험하고 생각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진로특강이라고 해서 이력서를 쓰는 법이나, 회사를 알아보는 법 등에 대해 설명하지는 않는다. 진로의 뜻, 즉 "앞으로 나아가 길"이라는 본연의 의미를 강조하며 나 답게, 나의 힘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을 강조한다. 왜 그래야 하고,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인생을 길게, 크게 보고 기본을 탄탄하게 다질 것을 심리학 이론과 사례를 들어 강조한다.


생각, 성장, 고민, 대안, 여지. 

이 중 강의를 하며  내가 직접 말한 단어는 "생각"밖에 없다. 나머지 "성장, 고민, 대안, 여지"는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마음에 새긴 단어들이다. 기특하고 고맙다.


아무리 좋은 결심도 한 번 다짐으로는 바뀌지 않는다. 부단히 새기며 실천해 나가기를 응원한다.


성공회대학교.

처음 가 본 낯선 길이었는데, 다녀오길 참 잘한 것 같다.  반가웠고,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강연 소개 포스터. 내 앞에 길이 많은 것 같은데, 어느 길로 가야할지, 선택한다고 갈 수나 있을지 고민이 되는 요즘 청춘들의 마음이 잘 표현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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