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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유진 Sep 08. 2017

갈등과 갈등관리유형

갈등(conflict). 
라틴어 ‘confligere’에서 나온 말로 ‘서로 부딪치다, 충돌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한자로는 칡葛과 등나무藤가 합쳐진 말인데, 개인이나 집단이 가진 목표나 이해관계, 정서들이 서로 복잡하게 뒤얽혀 충돌하고 있는 상황을 일컫는다.


1976년에 연구자 토마스는 사람(조직)들이 갈등을 다루는 다섯 가지 유형을 제시했다. 두 가지 축을 기준으로 나뉘는데, 하나는 협조성(cooperativeness, ‘타인’의 관심과 주장을 만족시키려 하는 것, X축)이고 다른 하나는 주장성(Assertiveness, ‘자신’의 관심과 주장을 만족시키려 하는 것, Y축)이다.


X축 = 협동성, Y축 = 주장성. 두 축을 기준으로 5가지 갈등관리유형이 나뉜다.


유형을 하나씩 살펴보자.

1) 경쟁(Competition)
- 주장성 ↑, 협동성 ↓
- 상대방이 이기면 자신은 얻는 것이 없게 된다는 생각으로 갈등에 접근한다. 자신의 관심사와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최우선이며, 내가 상대방을 이겨야 한다는 “나win-너lose”를 목표로 한다.


2) 수용(Accommodation)
- 주장성 ↓, 협동성 ↑
- 자신의 관심사는 포기하고 다른 사람의 관심사를 충족시켜주는 방식. 피상적인 조화와 관계 유지를 위해서,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기 위해서 요구조건을 받아주는 유형이다. 자기를 희생하며 본인의 요구와 바람은 덮어버리고 타인의 주장과 목표를 만족시키는 “나lose-너win”방식이다. 와튼 스쿨 경영대학원 교수 아담 그랜트는 자신의 책 <기브 앤 테이크>에서 이런 사람을 "호구"라고 표현한 바 있다.


3) 회피(Avoidance)
- 주장성 ↓, 협동성 ↓
- 갈등 문제로부터 한 발 물러나거나 갈등 해결을 위한 적극적 역할 수행을 거부하며 중립적 입장으로 포장하는 유형. 자신뿐 아니라 타인의 목표 달성마저 무시하고 늦추는 방식을 취하기도 한다. 일하던 도중 갑자기 연락을 끊고 나타나지 않는다거나, 하겠다고 말만 하면서 계속 시간을 끄는 행동이 대표적이다.  나도 안 하고, 상대방도 못하게 만드는 “나lose-너lose” 스타일.


4) 타협(Compromise)
- 주장성과 협동성 모두 중간 수준.
- 갈등상태에 있는 양자가 상호 교환과 희생을 통해 부분적 만족을 취하는 방식. 경쟁과 수용의 중간지점으로 신속한 합의가 목적이다. 나도 하나 양보하고, 너도 하나 양보한다. 서로 어떤 것은 포기, 어떤 것은 유지한다. 가장 흔하게 쓰이는 방식으로 승자도 없고 패자도 없다.


5) 협력, 통합(Collaboration)
- 주장성 ↑, 협동성 ↑
- 양 당사자의 관심사를 통합하기 위해 갈등을 겪고 있는 양자의 관심사를 모두 만족시키려는 방식.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고려하여 최선의 해결책을 모색한다. 당사자들이 서로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안에 이르기 위해 차이점을 조사하고 정보를 교환하며 개방적 대화를 이어간다. 갈등 해결을 통해 양자는 모두 이득을 볼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더 좋은 관계를 맺게 되는 “win-win”을 추구한다.




갈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자신이 어떤 유형인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능한 협력과 통합(collaboration) 방식으로 해결하는 게 좋겠지만,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어야 한다. 때로는 상대방의 의견과 주장을 수용할 수도 있어야 하고, 때로는 적정 수준에서 빠르게 타협할 수도 있어야 한다. 언제나 상대방의 요구에 맞추는 수용적인 태도가 강하다면 일과 대인관계에 대한 자신감 부족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수용성이 높다는 것은 착하거나 선한 것과는 다르다. 정말 착하고 선하게 살 수 있기 위해서는 자신을 지켜주고 강해져야 한다.

나에 대한 이해와 함께 갈등 상황에 놓인 반대편이 어떤 방식을 취하고 있는지도 알아야 한다. 상대방의 행동의 동기와 그 목표를 알아야 대응도 적절히 할 수 있게 된다.


여러 구성원을 이끌고 있는 리더라면 갈등관리유형에 대한 이해가 더욱 필요하다. 지속적으로 ‘수용(accommodation)’의 방식을 취하는 팀원에게는 자신의 주장을 적절히 내보이면서도 협력이 가능하고, 그렇게 해도 관계가 깨지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쳐주며 이끌어주어야 한다. 수용하는 사람을 이용하는 이기적인 팀원에 대한 관리도 필요하다. 누군가 갈등 상황을 '회피(Avoidance)'하는 경우 다시 상황 속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업무 및 마감 기일에 대해 명확하게 합의하고 그에 대한 책임감을 강조하며 프로젝트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잘못하면 한 사람으로 인해 관련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다.   


우리 삶에는 언제나 갈등이 있다. 그러나 갈등은 그 자체로 나쁜 것이 아니다. 갈등 상황을 잘못된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할 때 효율성이 떨어지고 문제가 지속되는 것이다. 현명하게 접근한다면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목표 달성에 좋은 방법을 찾고 관계가 더 단단해지게 되기도 한다. 우리가 살아가고 일을 하면서 갈등이 전혀 없어야 좋은 것이 아니라, 발생한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 가는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월요일 아침 출근이 두려운 당신을 위한)



* 참고문헌

* Thomans, K. W. (1976). 'Conlict and conflict management.' In: Dunnette, M. D. (Ed.) Handbook of Industrial and Organizational Psychology, Rand Mcnally, Chicago, 889-935.

* Thomas, K. W.(1992). Conflict and conlfict management: Reflections and update. Journal of Organizational Behavior, 13, 265-274.



*Home - 하유진심리과학연구소

*Mail - grace@hainstitu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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