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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유진 Jan 04. 2020

목표에 다가가는 방법

새해가 되면 우리는 목표를 세우곤 한다. 올 한 해는 '이런이런 일들을 해내야지' 하는 목표들. 좀 더 크게 보면 꿈이 될 수도 있겠다.  


목표를 잘 세우는 방법으로 많이 추천되는 것은 SMART 기법이다. 목표를 SMART 하게 세우라는 것인데, Specific(구체적으로), Measurable(측정 가능하게), Achievable(달성 가능하고), Realistic(현실적이며), Time-bound(시간이 정해져 있어야) 등의 요인을 고려하라는 것이다(*이 중 "A"를 Action-orientation(행동 지향적인)으로 설명하는 경우도 있다).


목표를 설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실행"이다. 사실 어려운 건 이 부분이다. 원하는 것을 끝까지 추진하고 완성해내는 것이 어려워서 우리는 종종 목표를 세우는 것에서 머물곤 한다. 이번 글에서는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목표과 관련해 많은 이들이 가지고 있는 패턴이 있다. 몸무게를 10킬로그램 정도 줄이겠다고 계획한 경우를 생각해보자. 목표치인 10킬로그램을 감량하고 나면 얼마나 멋질지, 자신이 얼마나 활기찬 모습이 되어 있을지 등 좋은 결과만 생각하곤 한다. ‘날씬해져 있겠지? 지금보다 훨씬 더 가뿐한 느낌이겠지? 지금은 맞지 않는 저 옷도 입을 수 있을 거야!’라고 말이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목표를 세운 후 목표에 도달했을 때 누릴 수 있는 긍정적인 결과만 생각하곤 한다는 것이다.


심리학자인 가브리엘레 외팅겐은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목표 설정과 실행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참여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한 그룹의 사람들에게는 목표를 설정한 후(예를 들어, 토익 점수 900점) 목표를 이루었을 때 얼마나 기쁠지 생각하게 했다(“기뻐서 심장이 쿵쾅쿵쾅 뛸 것 같아!”). 그리고, 다른 한 그룹의 사람들에게는 목표를 설정하고 얼마나 기쁠지를 생각하게 하면서 동시에 현재 자신의 상황은 어떤지도 돌아보게 했다(“내가 지금은 몇 점이지? ”어떤 부분이 부족하지?” "그동안 왜 잘하지 못했지?"). 이와 함께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 있을 어려움도 생각해보도록 했다. (“공부시간을 지금보다 두 배는 늘려야겠군. 졸리고 피곤해도 참아봐야지.”, “자꾸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을 잡아야 해.”, "아르바이트도 해야 하니 시간 관리를 잘해야겠군." "점수가 단기간에 오르지는 않을 거야. 상승 속도가 아주 느릴 수도 있어").  




두 그룹 중 어떤 쪽이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더 잘 이루어 냈을까?

분석 결과 두 번째 그룹의 완승이었다. 단지 긍정적인 모습만 생각한 첫 번째 그룹보다 목표에 다가가는 출발점인 현재 상태는 어떤지, 이겨내야 할 어려움은 무엇인지를 “함께” 생각한 두 번째 그룹이 훨씬 더 높은 실행력을 보였다. 최종 목표 달성율도 더 높았다.      


외팅겐이 진행한 목표 설정 및 실행과 관련한 다른 여러 연구들의 결과는 모두 같은 방향으로 향한다.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이루었을 때 예상되는 좋은 결과와 그때 누릴 수 있는 즐거움만을 상상한 이들에 비해, 목표로 나아가려는 바로 지금 처한 현실, 그리고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이겨내야 할 어려움도 모두 고려한 이들이 과정 및 결과에서 훨씬 더 나은 모습을 보인 것이다.


* 구체적으로 다음 부분에서 더 좋은 결과를 보였다.

- 시간 관리

- 의사 결정

- 목표에 대한 몰입과 발휘하는 에너지 수준

- 프로젝트 완수(끝까지 하기)

- 성과

- 책임감

- 목표 달성에 필요한 행동의 선택과 집중


연구자들은 꿈과 목표를 세우고 긍정적인 결과만 생각하는 것은 환상fantasy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나는 멋진 목표를 세웠다", “나는 꿈이 있다!”라고 멋진 구호만 외치고 미미하게 끝나버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목표를 설정했다면 좋은 결과를 상상하며 허공에 떠있지 말고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보라고 강조한다.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긍정적이고 멋진 결과를 떠올리는 동시에, 목표까지 가는 과정에 넘어야 할 어렵고 고통스러운 장애 요소까지 ‘모두’ 인지하는 태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외팅겐은 이 방법을 ‘정신적 대조mental contrasting’라고 부른다. 기쁨과 고통이라는 대조적인 요인을 모두 고려하라는 것.


그저 열심히 하는 것보다는 목표를 세우고, 꿈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더 좋다. 그래서 목표를 세우고 꿈도 가지고 '다 잘 될 거야!' 하는 긍정적인 생각을 할 필요가 있지만, 잘못하면 목표도 꿈도 그저 환상에 그쳐버릴 수 있다는 점 또한 기억해야 한다.


목표를 세웠다면 목표와 현실 사이에 놓인 어렵고 무거운 문들을 함께 고려해보자. 좋은 생각만 하고 시작하는 것보다 마음이 무겁고 겁이 날 수도 있지만, "미리" 준비하고 하나씩 열어가는 것이 단단한 전진과 성공을 도와줄 것이다.  




* 월요일  출근이 두려운 직장인을 위한 월요일 아침의 심리학 일부를 정리한 글입니다.

* 2020년, 소망하시는 모든 일 넉넉하고 멋지게 이루는 한 해가 되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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