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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유진 Jul 28. 2017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어른이 되어 있었다

"넌 도대체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니?”
어릴 때 듣곤 했던 질문이다. 


나이가 들어 청춘은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나는 어떻게 될까?"
"나는 도대체 뭐가 되려고 이렇게 살고 있지?"


“올해로 서른 살이 되었습니다.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되고 싶다고도 생각하지 않았던 서른입니다.” 한 청춘이 말했다. 스스로 학비를 벌어가며 공부하느라 졸업이 늦어지고 있는 청춘이었다.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 어리둥절하기도 하고, 누리지도 못한 채 청춘이 다 지난 것 같아 서글프고 걱정도 되는 것 같았다. 

                                         



≪상실의 시대≫ 서문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는 말한다. 
“그로부터 어언 이십여 년이 지나 저는 마흔 살이 되었습니다. 제 나이 스무 살 무렵엔 잘 이해되지 않았던 일입니다. 스무 살 청년이 이십 년이 지나면 마흔 살이 된다는 것 말입니다.”

세상에는 우리가 이해하고 동의하지 않았는데도 그냥 진행되는 일들이 많다. 시간의 흐름도 그중 하나다. 우리가 받아들이고 준비할 동안 기다려주지 않는다. 각자 사정이 있건만 시간은 언제나 제 속도로 흐른다.

신기한 점은 ‘감’이 오기도 전에 매번 그 나이가 되어버리는 것이었다. ‘내가 서른 살이 돼가는구나’, ‘마흔 살이 돼가는구나’ 하고 준비하고 적응하기도 전에 서른이 되고 마흔이 되어 간다.


길을 걷다 바닥에 그려진 글자와 그림을 보았다. 입구를 뜻하는 영어 ‘Entrance’와 방향을 알리는 화살표 하나. 그리고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탄 사람은 들어오지 못한다는 의미의 그림.


"이 길로 조금만 더 가면 안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잠깐, 당신은 우리가 생각하는 조건과 다르군요. 그럼 더 이상 들어오면 안 됩니다. 다른 길을 알려달라고요? 그건 알아서 해야지요."




요즘 청춘들이 겪고 있는 상황이 혹 이런 건 아닐까 싶다. 나는 내 속도로 천천히 걷고 싶은데 어른들이 자전거를 타야 한다고, 어른 말 들으라고 해서 타고 싶지도 않고 잘 타지도 못하는 자전거 페달을 열심히 밟았다. 빨리 가려면 오토바이가 최고라고 해서 무서워도 꾹 참고 몇 년을 달렸다. 그런데 이제 와서 아니라고 한다대체 어디로 가야 할까?                                          

나는 심리학자로서 대학에서 심리학 수업을 하고, 인사컨설턴트로 일하면서 수많은 청춘을 만났다. 막 입학한 신입생, 취업 준비생, 학사 경고를 받은 학생, 낮에 일하고 밤엔 공부하는 야간대학생, 막 입사한 신입사원, 입사 3년 만에 구조조정 대상이 된 직장인 등... 

장소도 다르고 상황도 달랐지만 청춘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자신이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며, 이제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어른으로 살아야 한다는 현실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 크다는 것.


한 청춘은 자신의 심정을 이렇게 정리했다.
                                          

시키는 대로 앞만 보며 달려왔는데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어른이 되어버렸다. 내 앞에 놓인 책임감이 버겁다. 무엇을 해야 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길을 잃고 헤매는 어린아이가 된 것만 같다.


자신의 삶을 진지하게 생각할수록 고민도 많다. 내가 만난 청춘들은 앞날을 두려워하면서도 자신만의 길을 찾으려 노력했다. 넘어지고 깨져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도 다시 일어나려 했고, 잘하고 싶어 했다.

“앞으로 나는 어떻게 될까, 내 인생은 어떻게 될까?”




우리는 이 질문에서 시작한다. 삶은 실전이다. 청춘 앞에는 오래 계속될 실전이 기다리고 있다. 이들과 함께할 이야기는 현실적이어야 한다. 실전을 먼저 치르고 있는 선배로서, 선생으로서, 상담가로서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 발표가 힘든 청춘을 위해 PT수업 진행합니다. 

 내용 및 신청방법 확인(8월 20일 마감)



* 출간 소식 - <나를 모르는 나에게>(책세상)

yes24 : MD편집회의 엄선 신간 선정

교보문고 : 2017년 8월 탐나는 책 16선 선정, 오늘의 책 선정 

교보문고 홈페이지_오늘의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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