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어른이 되어 있었다

by 하유진

"넌 도대체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니?”
어릴 때 듣곤 했던 질문이다.


나이가 들어 청춘은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나는 어떻게 될까?"
"나는 도대체 뭐가 되려고 이렇게 살고 있지?"


“올해로 서른 살이 되었습니다.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되고 싶다고도 생각하지 않았던 서른입니다.” 한 청춘이 말했다. 스스로 학비를 벌어가며 공부하느라 졸업이 늦어지고 있는 청춘이었다.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 어리둥절하기도 하고, 누리지도 못한 채 청춘이 다 지난 것 같아 서글프고 걱정도 되는 것 같았다.




≪상실의 시대≫ 서문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는 말한다.
“그로부터 어언 이십여 년이 지나 저는 마흔 살이 되었습니다. 제 나이 스무 살 무렵엔 잘 이해되지 않았던 일입니다. 스무 살 청년이 이십 년이 지나면 마흔 살이 된다는 것 말입니다.”

세상에는 우리가 이해하고 동의하지 않았는데도 그냥 진행되는 일들이 많다. 시간의 흐름도 그중 하나다. 우리가 받아들이고 준비할 동안 기다려주지 않는다. 각자 사정이 있건만 시간은 언제나 제 속도로 흐른다.

신기한 점은 ‘감’이 오기도 전에 매번 그 나이가 되어버리는 것이었다. ‘내가 서른 살이 돼가는구나’, ‘마흔 살이 돼가는구나’ 하고 준비하고 적응하기도 전에 서른이 되고 마흔이 되어 간다.


길바닥사진_책세상보정.jpg

길을 걷다 바닥에 그려진 글자와 그림을 보았다. 입구를 뜻하는 영어 ‘Entrance’와 방향을 알리는 화살표 하나. 그리고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탄 사람은 들어오지 못한다는 의미의 그림.


"이 길로 조금만 더 가면 안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잠깐, 당신은 우리가 생각하는 조건과 다르군요. 그럼 더 이상 들어오면 안 됩니다. 다른 길을 알려달라고요? 그건 알아서 해야지요."




요즘 청춘들이 겪고 있는 상황이 혹 이런 건 아닐까 싶다. 나는 내 속도로 천천히 걷고 싶은데 어른들이 자전거를 타야 한다고, 어른 말 들으라고 해서 타고 싶지도 않고 잘 타지도 못하는 자전거 페달을 열심히 밟았다. 빨리 가려면 오토바이가 최고라고 해서 무서워도 꾹 참고 몇 년을 달렸다. 그런데 이제 와서 아니라고 한다. 대체 어디로 가야 할까?

나는 심리학자로서 대학에서 심리학 수업을 하고, 인사컨설턴트로 일하면서 수많은 청춘을 만났다. 막 입학한 신입생, 취업 준비생, 학사 경고를 받은 학생, 낮에 일하고 밤엔 공부하는 야간대학생, 막 입사한 신입사원, 입사 3년 만에 구조조정 대상이 된 직장인 등...

장소도 다르고 상황도 달랐지만 청춘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자신이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며, 이제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어른으로 살아야 한다는 현실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 크다는 것.


한 청춘은 자신의 심정을 이렇게 정리했다.

시키는 대로 앞만 보며 달려왔는데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어른이 되어버렸다. 내 앞에 놓인 책임감이 버겁다. 무엇을 해야 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길을 잃고 헤매는 어린아이가 된 것만 같다.


자신의 삶을 진지하게 생각할수록 고민도 많다. 내가 만난 청춘들은 앞날을 두려워하면서도 자신만의 길을 찾으려 노력했다. 넘어지고 깨져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도 다시 일어나려 했고, 잘하고 싶어 했다.

“앞으로 나는 어떻게 될까, 내 인생은 어떻게 될까?”




우리는 이 질문에서 시작한다. 삶은 실전이다. 청춘 앞에는 오래 계속될 실전이 기다리고 있다. 이들과 함께할 이야기는 현실적이어야 한다. 실전을 먼저 치르고 있는 선배로서, 선생으로서, 상담가로서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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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 소식 - <나를 모르는 나에게>(책세상)

* yes24 : MD편집회의 엄선 신간 선정

* 교보문고 : 2017년 8월 탐나는 책 16선 선정, 오늘의 책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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