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e Pass

How High The Moon

by 달빛소리

사전적 의미로 Virtuoso는 “(특히 음악 연주 분야의) 거장, 명연주자” 또는 “고도의 기교를 보여 주는 연기[연주]” 등의 뜻을 가지고 있다. Bud Powell의 The Amazing Bud Powell, Thelonious Monk의 Genius of Modern Music, Brilliant Corners, Wes Montgomery의 The Incredible Jazz Guitar, Sonny Rollins의 Saxophone Colossus 등 이런 음반 제목은 대부분 연주자들이 부담스러워 하지만 음반사에서 마케팅을 고려해 만든다. 그런데 이런 음반 제목들은 제작자들의 판단이 정확한 것인지 대부분 재즈 역사상 최고의 음반으로 꼽아도 손색없는 경우가 많고 Joe Pass의 Virtuoso 또한 기념비적인 음반이다.


Joe Pass의 1950년대는 사실상 잃어버린 시기라고 부를 수 있다. 그의 전 생애를 놓고 볼 때도 가장 어둡고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했던 시기였는데 이유는, 또 마약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Barney Kessel이나 Johnny Smith 같은 선배들 못지않은 속주와 화성 감각을 지녔다는 평가로 천재적 재능을 보였지만 15년 가까이를 암흑 속에 보내야 했고 다행히 Synanon이라는 곳에서 재활에 성공했다. 당시 미국에는 효과적인 약물 치료 시스템이 거의 없었는데, 시나논은 “집단생활을 통한 강한 공동체 치료”라는 새로운 방식을 내세웠고, 특히 초창기에 많은 재즈 뮤지션들이 이곳에서 재활을 시도했었다. 1962년에 발매된 《Sounds of Synanon》는 Joe Pass 이외에 참여한 뮤지션들이 단순히 재활 밴드라 하기엔 쟁쟁한 실력자들이 많았고, 음악적으로도 결코 아마추어적이지 않았지만 Joe Pass 이외에 음악적 재기에 성공한 연주자는 없었다. Art Pepper도 이곳에서 재활에 성공했었다.


Pacific Jazz의 프로듀서 리처드 보크는 Synanon에 방문해 단순한 다큐멘터리성 프로젝트로 기획했으나, Joe Pass의 연주를 듣고 충격받았고 녹음 결과물이 너무 좋아서 정식 앨범으로 발매했다고 한다.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좋은 평가를 받은 이 음반을 시작으로 Joe Pass는 자신감을 갖게 되고 Pacific에서 몇 장의 음반을 발매하게 된다. 특히 For Django는 음악적으로나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하게 되고 결정적으로 Verve 음반사를 나와 Pablo를 설립한 Norman Granz만나 화려한 비상을 하게 된다.


Norman Granz는 Joe Pass의 연주를 듣고 확신했다고 한다. “그냥 혼자 기타만 들고 나와서 연주해 봐라.”라고 Granz는 제안했고 그렇게 탄생한 음반이 Joe Pass의 Virtuoso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기타 솔로 앨범은 사실상 전무했었으며 Joe Pass의 신비와 같은 코드, 베이스, 멜로디를 동시에 구사하는 폴리포닉 연주로 하나의 오케스트라 같은 소리를 만들어냈다.


재즈의 스탠더드곡들을 위주로 수록되어 있는 이 음반에서, “그냥 몇 곡 쳐봤다. 특별히 준비한 것도 없다. 늘 하던 연습을 녹음기에 담은 것뿐”이라는 Joe Pass는 이 곡 How High The Moon에서도 역시 혼자서 풀 밴드 같은 마법 같은 연주를 펼치고 있다. 베이스 라인과 동시에 중역의 코드 컴핑 그리고 솔로연주까지 이 세 가지 역할을 동시에 또는 번갈아 가며 즉흥연주를 하고 있다. 또한 이 곡은 간단한 구조이지만 코드 체인지가 빈번하고 무엇보다 빠른 템포에 스윙감까지 잘 유지하고 있다.


Joe Pass 또한 Virtuoso라는 음반명에 부담스러워했다. 그는 “나는 단지 기타 치는 사람일 뿐, 무슨 거창한 천재는 아니다.” “그때 내가 한 건 그저 늘 하던 습관적인 연주였다. 사람들이 그렇게 높이 평가하는 건 영광이지만, 나는 그냥 연습실에서 치던 걸 녹음했을 뿐이었다.”라고 했다. 수많은 평론가들은 이 음반을 ‘기타 하나로 비밥의 전체 언어를 구현했다.’라고 평가한다.


‘만약 당신의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것은 당신이 충분히 다가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매일 사선을 넘나들었던 종군 사진작가 로버트 카파가 했던 말이다. 당신의 음악이, 연주가 충분히 만족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당신이 조 패스만큼 연습하지 않았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음반은 이후 수많은 기타리스트들의 교과서이자 통곡의 벽으로 남아있다. 음반 쟈켓 이미지를 보면 미소를 짓게 된다. 정말 장인이 땀을 닦는 경건함과 함께 Granz의 완벽한 마케팅에도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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