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번째 푸념과 온고잉

그럴 수 있어. 그만큼 약하다는 반증. 의연할 것

by 하이디김

일요일은 그렇게 그렇게 흘러갔다.


월요일 학교서 온 전화를 못 받았다. 담임에게 문자를 넣으니 아버지와 통화를 했다며 종례를 못 마치고 조퇴한 너.

그 밤에 학년부장과 통화를 했었고 나는 가능한 위클래스로 등교시키고 싶으나... 하였다.


화요일 너는 학교를 가지 않는다. 어째, 위클래스를 가자니 그건 싫단다. 학교 대신 너의 이명과 다리 통증을 달래주는 인근의 명의를 만났지.


수요일은 새벽부터 학교 갈 준비에 바쁜 너. 말릴 새도 없다. 학교를 가야 힐링이 된다니, 이건 긍정적인 시그널일까. 등교 대응 플랜을 받아서 좋다 하고 담임에게도 알린다고 하였다.


목요일도 새벽에 일어났고 그날은 마침 근처로 출장온 상담선생님과 시간이 맞았다. 네가 예약을 잡아달라는 말이 떠올라 연락이 닿았고 너는 오랜만에 상담을 했다. 다음 주도 예약하는 게 좋겠지?


금요일엔 담임과 소통할 일이 있었다. 네가 학폭을 고려하고 있는데 어머님 생각은 어떠시냐며 의중을 묻는다. 역시나 그에 대한 도덕적 기준이나 추천하는 방향은 언급이 없다. 고면 고, 스탑이면 스탑, 답을 묻는다.

아이가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으면 넘어가겠다고 하여 그렇게 정리가 되었다고 한다.


학년 부장이 조금 늦게 문자가 왔다. 혹시 다르게 진행하고 싶어 하는지 의사를 묻는다. 난 네 마음이 제일 중요하며 안정적인 학교 생활만을 원하다 답했다.


너는 밤에 잠깐이라도 스카를 가겠다기에 태워다 준다.


그리고 토요일에 가까운 데서 진행하는 공연과 성당을 다녀오고 일요일엔 스카와 수학학원을 오랜만에 갔다.


시험은


물 건너갔다면서도

나름 넌 열심이다.


내 예상보다 오래 앓았지만

역시나 내 생각보다 그리고


풀보다 더 빨리 일어서는 너.


학교는 좋은데,


벅차기만 한 네 마음속 갈등,

미래가 무서워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너를.



나는 그저

네가 잠든 후에 자겠다는 결심을 하고


더 무얼 해야 할지도 몰라


그냥

여기서

이러고

있다.





여기까지 서른 번째 푸념.


한때는 희망으로 가득 차 욕구 수준이 올라가나 싶은 때도 왔었지만

채 딱딱해지지 않은 땅을 딛고 서있는 지금을 깨닫게 하는 마지막 한 주.



그럴 수 있어. 그럼.

아직 그만큼 약하다는 반증인 걸.

나는 늘 그랬듯이 계속해서 의연할 것이야.

다짐하고 새기고 또 새긴다.


삭제된 것 같은 한 두 주는

정리되지 않은 냉장고로

남았다.


다음에 새 브런치 북으로

또 다른 푸념이 시작될까.


월,목요일은 소국에 물 주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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