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했다. 오디오북 듣다잠을 청했다. 아무 생각도 하기 싫고 차라리 뭐라도 들을란다 했던 게 화근. 결국 귀가 시끄러운 채 옅은 잠을 자다가 새벽 2시 반에 깨버렸다. 계획과 달리 밤 중에 한 번 깨면 바라는 시간에 일어나는 것을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다. 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길게 자는 잠이 매우 중요해서한번잠이방해받으면 아침에 홍야홍야, 인사불성이다. 원하는 대로 하루 리듬을 시작하기 매우 힘들어진다.
실패?
박봄이 불렀다. 4시 44분.
내 기분 딱히 말하자면 몽환적 몽환적 몽환적.
울고 싶지도 않아.
웃고 싶지도 않아.
잠은 안 오고...
천만다행
6시 52분에 눈을 뜨고 7시 6분에 엘리베이터를 탔다. 아무래도 취침 전 약 덕을 봤다. 예상보다 늦어서 이상적인 산책 타이밍도 아니고 이상적인 산책 경로도가지 못할 거라 습관처럼 지레 좌절했다. 이래서 도핑 검사를 하는구나.. 다시금 현대판 우황청심환이라며 정신적 허들을 낮춰 주신 정신건강학 의사 선생님께 경의를 표한다.
그건 그렇고, 이상적인 산책 경로라 함은 밤톨이가 들어서기만 해도곳곳 냄새를 맡고 쉬할 곳을 찾다가 나를 뒤쪽으로 잡아당기면서 응가도 성공하는 단지 내 뒷길이지만.
나쁘진 않았다. 이때만 기다렸나? 밖에 나온 지1분 만에 쉬야를 성공했다. 밤톨이는 쉬 하고 정확히 2분 이내 응가.
아직 아기라서 그런지 낯선 색깔이면 뭐든 간에 입에 물어 삼킨다. 하얀깃털이라도 보일라 치면 대환장쇼를 볼 수 있다. 깃털을 입에서 몇 번 뺐더라. 오늘은 제발 내 눈앞에 깃털이 없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