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vs.하트페어링

결혼은 명품이 되고.. 미래에는 낡은 것이 될까

by 하이디김

주말에 오는 남편이 하트페어링 본다. 같이 보다 유튜브 짤도 아보았다.


아니 내가 왜 이러지?여태껏 연애프로그램은 취미가 없었다. 우리 짝지께서는 신혼 때부터 '짝'을 즐겨 봤어도.


, 소싯적 유일한 리얼리티 연애프로그램이었지만 이젠 돌싱에 남매에 별의별 개인 취향 맞춤 리얼리티 연애쇼는 OTT를 가득 메운다.


하트시그널도 짝지를 따라서 몇 화를 봤지만 저걸 왜 보나 했던 나다.


어찌 된 일인지 과몰입했다. 오, 지제연 커플 참 많이 나오는구나, 남편은 응원하지 않는 커플이라는데 예쁜가? 왜 저이가 인기가 많지?


하트페어링은 결혼을 전제로 한다. 그러다 보니 상대방을 고르는 기준도 까다롭고 연애 프로그램과 달리 결혼에 대해 진지한 이들이 모였다.


파일럿, 변호사, S전자 직원들, 컨설턴트, 의사, 모델 등등 커플이 고정이 되어 가나 싶을 때 메기남 메기녀가 등장하며 긴장감을 준다.


젊은 세대들 어렵다 어렵다 하는데 여긴 딴 세상 사람들 같다. 여유가 넘치고 미래가 보장되며 월 몇 천 이상의 소득을 꿈꾸는 젊은이만 온다.


하긴 산후조리원 소재로 한 드라마 보기는 그렇게 싫더만. 티비마저 삶 그대로 반영하면 찾아볼 이 없지.


부럽다가 욕하다가 둘 다 한다.




시간, 돈, 여유가 있는 젊은이들이 결혼을 꿈꾸는 세상이라니 결혼이 고가의 명품이 된건가.


낙하하는 출생률 사이와 상관관계가 보인다.


과거에는 순리였던 결혼은 돈 혹은 능력이 있어야 선택할 수 있는 상품처럼 문턱이 높아진 탓 아닌가.


오늘 다 읽은 과학소설 '멋진 신세계'와 오버랩되었다.


배양되어 태어난 인류들이 기본 설정이다. 랜 고전이라 괜시리 어려우리라 짐작만 했다. 첫 표지 넘기기까지 걸린 시간보다 완독까지 더 빨랐다. 두 장, 세 장 술술 넘어갔다.

오, 이리 재미있는 소설을 여태 몰랐다니.


알파와 알파플러스급 인간은 모든 부와 지식을 누리고, 유전자 조작으로 코, 귀든 뭐든 어딘가 부족하게 배양된 델타나 감마는 노동계급이다.


드물게 그곳에서 독립적인 개인을 꿈꾸는 버나드가 비정상(인공부화가 아닌 정상분만으로) 출생한 야만인 존을 신세계로 데려오면서 드라마가 시작된다.


약간의 스포일러가 될지 모르지만 조금 더 써보자. 틀린 결말을 나무위키에게 스포 당했도 재미있게 읽었니까.


늙음과 질병을 죄악시하는 신세계는 소마 몇 그램이면 불편감을 없앨 수 있다.


베타는 태어나면서부터 교외로 나가는 것은 허락되나 자연이 아닌 스포츠를 즐라고 세뇌당한다. 마치 블루칼라의 다른 이름 같다.


블루칼라에게 소비진작의 의무를 부여하고 교외에 나가 풀, 꽃 말고 스포츠를 즐기라고 태아때부터 세뇌된다.


오, 포드여. 쾌락주의와 계급주의


포카놉스키화*(당최 무슨 뜻인지 몰라도 문제는 없다)하여 태아를 배양하는 인공부화센터의 국장은 친아들 '존'을 마주하게 된다.


' 우리들은 지극히 쉽게 새로운 개인을 얼마든지 만들고 싶은 대로 만들어 낼 수가 있다. 그러나 이단성은 단순히 개인 생명만을 위협하는 게 아니야. 다시 말하면 사회 그 자체를 공격하는 걸세.' 라며

소설 초 신세계에서 유일하게 독립된 개체로 살고자 하던 버나드를 비난한다.


'버나드'를 그린란드섬으로 배시켜야 하는 이유로


' 다시 말하면 스포츠와 소마에 관한 그의 이단적인 견해에 의하여 또 그의 성생활의 상스러운 비정통성에 의하여, 우리 포드님의 교시에 따라서 근무 시간 이외에는 '모두 병 속에 유아'처럼 행동하는 것을 거부함으로써..' 등등


일체의 질서를 혼란시키고 문명을 배반한 버나드를 파면하려 하다 국장은 되려 버나드가 데려온 친아들의 존재로 반격을 당한다.


국장이야 말로 신세계가 죄악시하는 행동 즉 사회 그 자체를 공격했음이 만천하에 공개된다. 원시적 형태로 수정시켜 생부가 된 사실이 폭로되었기 때문이다.



좌우당간


'멋진 신세계' 를 읽다가 하트페어링이 떠올랐던 이유는 계급주의 때문이다.


현세의 직업이 신세계 속 선천적인 계급과 유사다.


태아 때부터 계급의식 제도화하기 위해 세뇌시키는 신세계. 우리는 배경 학벌 직업 재력 나이 외모 순위를 메긴다. 혹은 그렇게 미디어에 의해 세뇌된다.


독립적 개체로 흐름과 다른 선택이 가능할진 몰라도 신세계처럼 세뇌받은 대중에게 지탄받기 십상이다.


카스트가 더 평등하거나 친 인간적일.


멋진 신세계에서 단순노동 계급 감마는 코,귀 없이 태어나나 하나의 난자에서 70명의 쌍둥이가 되기도 한다. 극복불가한 선천성으로 애초에 다른 계급이 선택지에 없다.


다시 하트페어링으로 가보자.

외모와 젊음, 인성까지 갖춘 메기남은 막내이자 현 모델. 시간마저 자기 것이니 매사 자신만만하다.


구 축구선수 현 화가는 블라인드 데이트에서 호사 인기녀와 이어지나싶더니 지향하는 소득 수준 차이 등으로 자연스레 멀어진다.


근데 이거보소, 어릴 적 축구 독일 유학을 갔다가 부상당해 화가로 전업하고 작품도 인정을 받는다?


소싯적부터 모은 명절 용돈으로 가능한 거? 아니겠지. 부모복 혹은 다른 인복이 있었든, 뭐든. 뇌피셜이 과하게 비판적인가 싶지만..


그들의 반짝이는 연애사를 보며 비하인드를 상상하다보니 상상이 멀리도 간다.


한 미술 전공자도 말하기를 요새는 잘 나가는 화가의 경제력도 좋단다. 경제력이 받쳐줘야 미술에만 전념할 수 있고 실력이 나날이 일취월장하기 마련이다.


제아무리 뛰어난 재능의 소유자도 꾸준히 온전히 작품에만 투신해야 앞날도 보장된다.


간간이 막일을 뛸 필요 없을 정도로 경제력이 있어야 성공하는 논리라면 예술마저 빈익빈 부익부 경제논리에 젖구나. 이 땅 어디에도 공평과 형평성은 낡은 가치관이 되어가는걸까 걱정스럽고 씁쓸하다.


말해 뭐하나 싶지만 하트페어링에서 얼평 또한 무의미하다. 모두 키, 몸매가 평균 이상이니까. 멋진 신세계 알파계급이 그렇듯.


섭외 기준에 이상적인 키, 몸무게가 분명 있을 것이다. 모아서 사진찍으면 모델 저리 가라걸. 웬만한 모델 이상의 외모 더하기 능력 혹은 재력이니까.


그들도 나름 삶 속에 희로애락이 있지, 아무렴.

부러워하지 말자 맘먹어도..,




버릇처럼 우리 아이들의 앞날 상상한다.

외모 더하기 학벌 그리고 재력까지 갖춘 메기남 메기녀 가능?


그저 미안할 따름이다.


재력은 부모 뒷배가 필수데다 학벌도 부모 재력 디폴트다.


일타 과외 선생님 혹은 학원에서 살뜰히 챙긴 정보력 없이 일류 학력을 갖는 것은 미션 임파서블이다.


예체능은 예전부터 그랬다데, 재력이 만든 입시판을 가른다고.


력도 같은 판이 된 지 오래다. 주식, 부동산보다 더한 사교육이 좌지우지하는 입시시장..


에라 모르겠다. 그래 우린 저런 프로 안 나가면 그만이지 뭘,


딴 건 모르겠고 지금은 그저 해피와 기쁨이 무럭무럭 자라서 평균 키 넘기면 좋겠다.


아이고...


DNA가 시원찮아서 마저도 과욕려나.



멋진 신세계를 읽다가 눈이 멈춘 부분을 필사했다.


218쪽

며칠이 지났다. 성공은 버너드의 머리를 핑핑 돌게 했다. 그러자 점점 그는 (성공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듯이) 자기가 지금까지 불만이 갖고 있던 세계와 완전히 조화를 이루어 타협하기 시작했다. 세계가 자기를 중시하는 듯하자 원래는 모든 선물의 질서가 잘 잡혀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성공으로 인해 이 세상과 손발이 잘 맞고는 있지만 그는 그러한 질서를 비판하는 특권을 포기하려고 하지는 않았다,


비판하는 행위는 자기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해 주었으며 또 그로 하여금 더욱더 크게 발전한 것처럼 느끼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이 세상에는 비판을 받아야 할 그 어떤 사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그는 마음속으로 굳게 믿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성공한 인간이 되어 마음에 드는 모든 여성을 마음대로 가질 수 있다는 것을 그는 진정으로 기뻐하고 좋아했다.)


304 쪽.
우리들의 세계가 오셀로의 세계와 다르기 때문이다. 강철이 없으면 자동차를 만들 수 없으며 사회적인 불안정 없이는 비극을 만들 수 없지. 그러나 지금 세계는 안정되어 있어. 인간은 바라는 것을 얻을 수가 있고 얻을 수 있는 것은 결코 탐내지 않는다. 풍족하고 안전하며..


어머니라든가 아버지라든가 하는 것 때문에 괴로움을 당할 필요도 없고 아내나 자식도 없다네. 강한 감정에 지배당하게 되는 원인 같은 것도 없고 행동해야 할 정도로만 행동하도록 실제로 숙성훈련을 받고 있지. 그리고 불편한 경우에는 소마가 있네.


307 쪽

행복과 안정. 이것이 우리들이 믿고 있는 신앙이지. 알파뿐인 사회는 필연코 불안정하고 처참한 것이 되어버리고 만다네. 이를테면 알파뿐인 공장을 상상해 보게 즉 훌륭한 유전을 받아서 자유로운 선택과 각자가 지나친 책임 능력을 갖도록 수정 훈련되어 있는 각 개인들에 의한 공장을 상상해 보게...

남이 끓여 준 라면이 최고다, 아 해피는 남이 아니네. 땡스투마이도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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