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진.
이틀 전부터 목이 칼칼한 것이 느낌이 왔지만 애써 외면하고 싶었다.
이번 주 예정된 스케줄이 줄줄이었기 때문이다.
불길한 예감은 틀린 적이 없지. 옅은 두 줄이 점점 선명해졌다. 또 일주일 격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답답함이 밀려왔다.
불행 중 다행으로 증상은 가벼웠다.
코로나에 걸린 건 난데 아이들이 부산스럽다.
'엄마, 안방으로 들어가서 이제부터 편히 쉬세요. 필요한 거 있으면 말씀하시고요. 저희가 다 해드릴게요!'
사랑스러운 우리 집 남매.
엄마를 통해 인생의 단맛 쓴맛을 다 경험하면서도 어찌 그리 항상 넘치는 사랑을 주는지 내 아이들이지만 참 감사하다.
아이들은 소꿉놀이라도 시작된 듯 부산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살짝 열린 문 틈으로 보이는 남매의 모습에 웃음이 났지만 모르는 척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잠시 후 마스크를 쓴 두 녀석이 트롤리에 간식과 커피를 준비해서 건네준다. 좋은 시간 보내라는 인사와 함께 본인들 할 일도 알아서 잘할 테니 신경 쓰지 말란다.
목구멍까지 올라온 그 말을 선수 치는 이 녀석들 엄마 마음을 꿰뚫고 있구나.
그리고 엄마가 방에 있으니 조금 자유롭겠지.
알지만 모르는 척 믿어주기로 했다.
서로 나쁠 것 없는 상황이지 않은가.
4시가 넘어가니 슬슬 저녁밥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피아노 학원을 가려는 아들에게 오늘 저녁은 뭘 먹으면 좋을까? 하고 말을 건넸더니
'엄마 오늘 저녁은 계란밥 먹어요. 제가 해드릴게요' 한다.
그렇게 일사천리로 저녁메뉴가 결정이 되었다.
쌀은 씻어놔야겠다 싶어 마스크를 쓴 채 주방으로 향하는데 이번에는 둘째가 '엄마 쌀은 제가 씻을게요' 한다.
동생이 밥을 준비해 놓으니 오빠가 집에 오자마자 요리를 한다.
냉장고에서 계란을 꺼내어 준비하고 프라이팬을 인덕션에 올려 버튼을 누른다. 식용유를 두 바퀴쯤 두르고 계란을 깬다. 계란이 익을 때쯤 계란을 휘휘 저어 밥을 넣고 같이 볶는다. 간장을 넣고 깨를 듬뿍 뿌리고 참기름으로 마무리. 아들의 계란밥이 완성되었다. 그렇게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계란밥을 먹었다.
아낌없이 주는 사랑.
그건 부모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확실히 알았다.
나보다 더, 너희들은 나에게 아낌없이 주고 있구나.
나는 누구보다 사랑받는 엄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