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사 없는 택시’ 그 너머의 이야기
순서
0. 오스틴에서의 신호탄
1. 기대와 현실 그리고 테슬라를 바라보는 프레임
2. 모든 것은 필연이었다: 테슬라 전략의 기원
3. 테슬라가 그리는 큰 그림: 새로운 가치 사슬
4. 아직 오지 않은, 이미 도래한 비즈니스 모델
5. 마무리하며
지난 6월 22일 일요일 (미국 현지시간), 전 세계 자동차와 IT 업계의 시선이 한 곳으로 쏠렸습니다.
테슬라가 직접 운영하는 로보택시서비스 시범서비스가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테슬라 로보택시” 키워드에서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것은 로보택시용 신차인 사이버캡 (Cybercab)입니다. (지난 24년 4월, 테슬라는 24년 1분기실적 발표회에서 공개 및 10월, We Robot 행사에서 시제품 공개)
그러나 사이버캡은 2026년 생산을 계획하고 있는 차종으로 이번 로보택시서비스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 FSD (Full-Self-Driving) 기능을 탑재한 기존 모델Y 차종 10여 대의 차량으로 운영을 시작하였고, 우선적으로 인플루언서들에게 탑승경험을 제공하며 오스틴 시내에서 누비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테슬라의 새로운 소식으로 인해 지난 한 주간 언론과 SNS에서는 긍정적인 반응과 더불어 안전에 대한 갑론을박, 그리고 관련 규제영역까지 다양한 측면에서의 반응으로 뜨거웠습니다.
로보택시서비스를 테슬라가 처음으로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Google의 자율주행 기술회사인 웨이모(Waymo)는 자율주행 기술면에서 선두주자이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자율주행차 호출서비스는 이미 2017년 아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선보였습니다. (출처: Waymo)
이 때문에 미디어에서 두드러지는 내용은 주로 웨이모와의 기술적 비교입니다.
로보택시의 전제 조건이 자율주행 기술이기에, 두 선두주자 간의 기술 경쟁은 당연히 가장 먼저 조명받는 부분이고 분명 중요한 부분입니다.
저는 자율주행기술 자체의 중요성 이면의 비즈니스 모델 관점에서의 시사점을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로보택시서비스의 시작은 무엇을 의미하며,
우리는 어떤 새로운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인가?
주식시장에서의 첫 반응은 다음 거래일인 6월 23일 월요일에 나타났습니다.
주가는 8% 이상 급등하여 348.68달러로 마감되었고, 거래량은 1억 9천만 주를 넘어서는 이례적인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 하루 동안의 상승으로 시가총액은 거의 1,000억 달러 (약 140조 원) 가까이 증가했는데 같은 날 1.43% 상승한 나스닥 지수를 훨씬 뛰어넘는 성과였습니다. Wedbush의 Dan Ives와 같은 분석가들은 로보택시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향후 테슬라의 시가총액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는 핵심 동력이라고 평가하며 이러한 기대감을 증폭시켰습니다. (출처: Investopedia)
그러나 희열은 빠르게 식었습니다. 테슬라의 주가는 24일부터 주말까지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6월 20일 (금) : $ 322.16
6월 23일 (월) : $ 348.68 (+8.23%) 로보택시서비스 기대감 반영
6월 24일 (화) : $ 340.47 (-2.35%) 하락
6월 25일 (수) : $ 327.55 (-3.79%) 하락세 심화
6월 26일 (목) : $ 325.78 (-0.54%) 하락세 지속
6월 27일 (금) : $ 323.63 (-0.66%) 상승분 대부분 반납, 로보택시서비스 시작 이전 수준으로 마감
6월 30일 (월) : $ 317.66 (-1.84%) 추가 하락
7월 1일 (화) : $300.71 (-5.34%) 트럼프 정부와의 리스크로 추가 하락 심화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주 내내 견조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와 같은 지속적인 주가하락을 해석해 본다면, 테슬라라는 회사는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이면서 로보택시서비스 직접 운영한다는 높은 화제성, 그렇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 실제 운행 중 지적된 일부 기술적 결함 (일부 차량이 반대편 차선으로 주행하거나 갑작스럽게 정지하는 등의 문제), 그리고 이에 따른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조사 착수 소식 등에 주가가 빠르게 반응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 일주일여 기간의 주가 흐름은 시장이 테슬라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테슬라는 단순한 자동차회사가 아닌 SW와 AI 기반 기술기업으로 규정되기도 합니다. 때문에 기존 자동차회사를 평가하는 판매대수 실적 기준으로 테슬라의 판매물량은 타 OEM대비 절대물량 측면에서 적은 수치를 보여주지만, 시가총액은 다른 회사들 대비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테슬라는 완성차 OEM의 프레임 안에서 EV판매실적 및 관련리스크에 따라 주가가 등락합니다.
즉, 테슬라의 가치를 평가하는 두 개의 프레임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테슬라를 'AI 기반의 서비스기업'이라고 바라보는 미래가치관점과 '완성차OEM' 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공존하고 있고 이번 로보택시서비스라는 이벤트를 두고, 한쪽에서는 수조 달러 규모의 새로운 시장 창출 가능성을 보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최근 테슬라가 EV판매사업에서 겪고 있는 리콜과 규제라는 제조업 본연의 리스크를 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괴리를 시장이 테슬라라는 기업을 전통적인 자동차회사로 바라보지는 않지만, 전통적인 프레임을 넘어서는 새로운 프레임으로 인식되기까지는 아직 경계선상에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2024년 판매량 / 2025년 7월 1일 기준 시가총액) (출처: 각사 보도자료)
도요타 : 10.2 백만 대 / 약 303 조원 (USD 2,236억)
폭스바겐그룹 : 9.0 백만 대 / 약 72 조원 (EUR 451억)
현대자동차그룹 : 7.2백만 대 / 82조원
지엠 : 6.0 백만 대 / 68 조원 (USD 500억)
포드 : 4.4 백만 대 / 61 조원 (USD 451억)
비야디 : 4.3 백만 대 / 약 191 조원
테슬라 : 1.8 백만 대 / 약 1,316 조원 (USD 9,686억)
테슬라의 전략을 이해하기 위해 그들의 시작점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테슬라는 전기차(EV)만으로 목표로 했고, 기존 OEM들의 수직계열화된 부품사 없이 시작했습니다.
→ 이런 환경은 부품을 최소화하고, 자체적인 차량제어기술을 담은 차량OS를 개발하도록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차량SW가 HW보다 중요한 구조가 되었습니다.
자체 OS는 기존과는 새로운 방식의 제어구조 및 생산방식으로 이어졌습니다.
→ 최소화된 부품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도록 하기 위해 기존 자동차회사들의 방식인 다수의 제어장치 구조가 아닌, 통합화된 제어장치 및 중앙집중형 전자전기아키텍처로 개발되었고, 더불어 기가캐스팅 (Gigacasting) 공법으로 차량구조를 단순화하고 생산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원가 경쟁력의 핵심요소가 될 수 있었습니다.
OS를 중심으로 관리가능한 아키텍처는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 부품도 줄어들고 차량을 제어하는 근본적인 방식이 변경되니, 차량 내의 구조도 기존 자동차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던 구조가 새로운 형태로 변화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모든 것이 대형 디스플레이에서 조작되는 구조, 계기판 없는 디자인 등) 또한 차량OS가 인터넷망과 연결되어 OTA (Over-the-Air) SW 업데이트로 차량의 기능을 주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운전자보조기능 및 자율주행 기술의 개발방식도 새로운 시도로 이어졌습니다.
→ 통상적인 자율주행 기술에 필요한 라이다 및 센서등의 부품비용을 최소화하여 비용절감하는 방편임과 동시에 실제 인간의 운전 시 인지 방식과 유사하게 접근하고자 카메라 인식으로만 도로 상황자체를 판단하는 방식의 자율주행기술 방식을 (Vision-only) 시도하게 되었고, 이것이 지금의 테슬라 자율주행기능 FSD로 이어졌습니다. 또한 인터넷에 연결된 각 차량들로부터 주행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 데이터를 AI 모델 학습에 활용하는 '카메라 인식 → 데이터 수집 → AI 학습 → FSD 성능 향상'이라는 선순환 구조도 만들어졌습니다.
SW가 차량 자체의 (HW) 차별화의 근원이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 차량 내 조작을 통합한 대형 디스플레이로 장착된 인포테인먼트는 스마트기기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되고, 가장 중요한 자율주행 기능 (FSD)이 테슬라의 유일무이한 FoD(Features on Demand) 상품화되었습니다
이 일련의 과정을 통해 테슬라 차량구조는 기존의 자동차와는 매우 다른 구조로 만들어지게 되었으며, 이 방식이 이제는 SDV라 정의되어 모든 자동차회사들 역시 변화를 시도하게 되는 패러다임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렇다면 테슬라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현재의 테슬라의 사업포트폴리오는 자동차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사업, 충전사업, 로보틱스사업 등 일반적인 자동차그룹과는 다소 다른 형태의 포트폴리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자율주행과 SDV구조에 필수적인 반도체의 자체설계도 핵심영역 중 하나입니다.
Vehicle : 테슬라 차종 생산 판매 사업
Energy : 태양광 및 에너지 저장소 사업
Charging : 슈퍼차저 및 충전인프라 사업
Tesla Optimus :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FSD Chip / Dojo Chip / Dojo System : 자율주행 반도체 및 AI 인프라
테슬라가 자동차산업에 진입하고자 하던 초기 시점, 기존의 OEM들의 수직계열화된 가치사슬 (Value chain) 관점에서는 공급망이 전무하다시피 했지만, 그 과정을 거쳐 SDV패러다임으로 변화를 선도하는 지금은 새로운 방식의 수직적 통합과 Value Chain 제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로보택시서비스와 유사한 현재기준의 서비스는 운송서비스입니다.
운송서비스는 자동차를 자산으로 보유하고 운전인력을 고용하거나 가맹하여 여객/물류의 물리적 이동서비스로 제공하는 사업영역으로 여객자동차운수사 (택시회사) 또는 물류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동시에 로보택시 서비스는 사용자가 탑승을 원하는 지점으로 호출을 할 수 있는 사용자채널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승차공유, 택시호출 등의 플랫폼서비스 (중개연결)의 사용자경험 측면의 유사성도 지니고 있습니다.
운송연결서비스는 모바일앱 및 IT시스템을 기반으로 여객/물류 이동수요공급을 연결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중개연결) 사업영역으로 Uber, 카카오모빌리티에서 제공하는 승차호출서비스가 대표적입니다.
즉, 로보택시서비스는 운전인력이 필요하지 않은 여객자동차 자산과 사용자의 호출채널을 함께 융합되어야 하는 구조이므로 운송서비스와 승차호출 서비스가 결합된 형태의 서비스입니다.
자동차회사인 테슬라는 왜 택시서비스를 하고자 하는 것인가?
Open AI, Google, Microsoft 등 거대 IT기업들이 앞다투어 AI 기술을 선보이고 있는 지금, 그 중심에는 AI연산을 가능케 하는 반도체공급에 있어 전 세계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엔비디아 (Nvidia)가 존재합니다.
엔비디아는 본래 그래픽카드 사업이 본업인 회사였습니다. 컴퓨터에서 그래픽작업 연산을 하는 칩셋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것이 엔비디아의 중점적인 Value Chain의 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 엔비디아가 지금의 엔비디아로 성장할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입니다. AI기술이 점진적으로 등장하면서 그래픽연산 칩셋인 GPU의 연산방식이 AI학습에 CPU연상방식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확정되면서, 엔비디아는 종전과는 새로운 Value Chain을 제시하는 기업이 되어 지금의 엔비디아가 되었습니다.
엔비디아가 전혀 새로운 Value Chain을 선도하게 되었듯이, 어쩌면 이번 테슬라의 로보택시서비스는 기존의 자동차에 대한 개념과 소비자의 행동양식 자체를 새로운 형태로 전환하여 지금까지의 전통적인 자동차 및 운송산업 영역의 Value chain을 전혀 새로운 형태로 전환시키는 과정의 실마리라고 생각합니다.
즉, 로보택시는 '자율주행기술'의 결과가 아닌 테슬라의 모든 기술 포트폴리오가 한 점으로 수렴하는 거대한 인프라 사업의 시작점일 수 있습니다. 이 관점으로 로보택시서비스를 바라본다면, 단순히 FSD기술을 무인택시로 과시하기 위한 것이 아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될 수 있는 분수령으로 삼고 있는 것이라 예측해 볼 수도 있습니다.
자율주행 기술은 테슬라도 웨이모도 아직 완벽하지 않습니다.
안정성 문제, 법규미비 등 아직 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기술영역입니다.
테슬라가 로보택시서비스를 시작했으므로, 타 완성차OEM들도 똑같이 움직여야 하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SDV라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받아들여야만 했듯이, 어쩌면 곧 나타날 새로운 Value Chain 구조에서의 비즈니스모델을 선도할 것인가, 수용할 것인가, 또는 뒤처질 것인가를 고민하고 주목해봐야 할 지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쩌면 이 고민은 아직 섣부른 고민일 수도, 이미 늦은 고민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로보택시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한 필수역량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분석해 볼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글 목록
시작하며
테슬라 로보택시가 던진 진짜 질문 (이번 글)
출처
1. https://x.com/elonmusk/status/1936834688188129503
2. Tesla's robotaxi peppered with driving mistakes in Texas tests | Reuters
3. Autonomous Driving Technology - Learn more about us - Waymo
4. Why Wedbush Says Tesla's Market Cap Could Be on Road to $2T After This Weekend
권해강 : 링크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