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타임 속 여유가 우리를 미래로 이끈다

by 헤일리 데일리

두세 달에 한 번 아이는 뮤지컬을 보러 간다. 주로 디즈니 주인공들이 나오는 작품으로, 인근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티켓 비용이 저렴한 편이다.


아이의 뮤지컬 관람 파트너는 늘 외할머니! 즉, 나의 친정엄마다. 마침 아이도 외할머니를 엄마보다 더 따랐고, 친정엄마 입장에서는 손주와의 추억을 하나라도 더 만드시길 바라는 내 마음에서 두 사람을 뮤지컬 파트너로 엮었다. 그랬다. 나는 계획이 다 있었다.


나는 친정엄마와 아이가 단둘이 공연장에 들어가도록 밑밥을 많이 깔아 두었다.


- 아이에겐 선의의 거짓말:
엄마는 표가 없어서 못 들어가. 그러니 할머니랑 보고 와~
- 친정엄마에겐 비용을 내세운 합리화:
내 티켓까지 사면 돈이 아깝잖아. 엄마, 애랑 둘이 보고 나오세요~


별의별 핑계를 만들어가며 나는 공연장 앞까지만 동행을 한다. 그러고는 아이와 친정엄마를 입장시키고 뮤지컬이 시작되자마자 나는 근처 카페로 달려간다. 황금 같은 자유 시간에 나만의 할 일을 하기 위해서다. 주로 콘텐츠를 만들거나 글 쓰는 일을 포함한다.




지난 연말 공연이었다. 나에게 허락된 시간은 단 한 시간! 한 시간 안에 최고의 효율을 뽑아내야 했다. 나는 육아를 시작하면서 이 자유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고 있었고, 자칫 허튼짓을 하며 여유 부리다가는 정작 해야 할 일들을 손대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터였다. 그래서 커피 한 잔과 함께 분주히 몸을 움직였다.


그러나 남편은 달랐다. 내가 두 사람의 관람 준비를 하며 공연장 앞에 있을 동안, 남편은 여유롭게 주차를 하고 왔다. 그 후 나와 카페로 가선 여유만만한 자세로 커피와 샌드위치를 골랐다. 남편으로선 주말 육아에서 벗어나 잠깐의 커피 타임이 매우 즐거운 듯했다. 음료와 디저트를 음미하며 신나게 게임을 하는 남편. 분명히 문서 작업을 해야 할 것이 있다고 했는데 노트북을 펼치질 않았다.



결국 순식간에 한 시간이 지났고, 남편은 노트북엔 손도 대지 못한 채 자리에서 일어서야 했다. 나는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훈수를 두었다.


거봐. 한 시간이 은근히 짧다고.
할 일이 있었으면 빨리빨리 했어야지!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한평생 동안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일을 먼저 처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삶에서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지금 당장 식단을 조절하고 일주일에 서너 번은 운동을 해야 한다. 그러나 웰빙 라이프를 우선시한다고 하지만 그에 걸맞은 실천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한다.


또한 노후 준비가 중요하다고들 하지만 현재 소비를 줄이지 못하는 경우도 얼마나 많은가! 쓸데없는 고정 지출에 더해서 외식이나 여행, 불필요한 구독료 등에 비용이 나가면 재테크는 요원해진다. 누군가는 눈치챘을지도 모르지만 지금까지의 사례들은 전부 내 이야기다. 건강과 노후 대비 투자가 중요함을 알면서도 즉시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나다.


글쓰기 역시 내게 있어서 필수적이고, 시급히 성과를 내고 싶은 대상이다. 그렇지만 게으름에 잠식당한 나는 글 쓰는 것을 미루곤 한다. 매일 꾸준히 써야 함을 알면서도 육아를 핑계 삼아 브런치 발행일을 놓치기도 했다. 상당히 반성하는 바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 저마다 보유한 절대적인 양은 다르겠지만, 시간의 상대적 속성은 같다. 시간은 빠르게 흐른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도가 높은 시무를 제일 먼저 처리해야 하는 까닭이다. 자기계발서로 명성이 높은 <퓨처셀프>의 저자도 이렇게 말하고 있다.


혹시 길을 잃고 덜 중요한 목표를 추구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신속하게 목표에 다시 전념하라.






이번 주도 아이는 뮤지컬을 보러 간다. 공연 시간 동안 나와 남편은 당연히 근처 카페로 가서 커피를 주문할 예정이다. 그 시간이 너무나 기다려진다. 왜냐하면 그때야 비로소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쓸데없이 SNS를 보거나 가십 기사를 훑어보며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로 한다. 그러기 위해선 내게 주어진 일들의 우선순위를 다시 한번 살펴봐야겠다. 빠르고 신중한 판단력과 행동이 우리를 미래로 이끌 것이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