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에서 T로 가는 시간

by 헤일리 데일리

아이가 유치원에 다닌 지 일주일.
그럭저럭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일요일 저녁, 아이의 몸은 불덩이처럼 뜨거워졌다. 편도가 부어서 열이 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다음날 아침에 소아과 오픈런을 하기로 했다.

평소 나는 애가 감기에 걸릴까 봐 전전긍긍했다. 아이는 면역력이 형편없기 때문이다. 키로 보자면 동학년 학생들 중 상위 5명에도 들 것 같은 덩치인데, 감기는 제일 먼저 걸린다. 어린이집에서도 제일 많이 아프더니만, 유치원에 가서도 결국 감기로 인한 결석 첫 타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내 마음도 쓰렸다. 마치 커피처럼.


새벽이 되자 아이는 호흡이 곤란할 정도로 이상한 기침 소리를 내었다. 나는 너무 놀라 열을 재봤더니 39.6도였다. 우리는 황급히 인근 병원으로 갔다. 검사 결과 b형 독감 때문에 고열이 났던 것이었다. 의사 선생님은 아직 독감 유행이 끝나지 않았다는 말씀을 덧붙이셨다.


평소처럼 새벽 시간을 독서와 글쓰기로 보내고 하루를 시작하려던 내 계획 물거품처럼 사라졌고, 아이는 입원을 했다. 나는 보호자라는 명목 하에 병실에 함께 갇히게 됐다. 로 자유의 몸인 남편은 세안도구와 여벌 옷 등을 챙겨다 주었다.


남편은 내 답답한 마음을 알기라도 하는 듯 병실에 들어와 내게 선뜻 이런 제안을 했다.


병원 건너편 스타벅스라도 다녀와.


나를 너무도 잘 아는 남편. 차가운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속을 달래고 오라는 뜻이었다. 나는 냉큼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병실 밖을 나섰다.



요즘 스타벅스에서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에어로카노. 위에 두껍게 자리 잡은 거품층이 상당히 포근하다. 이 거품은 마치 구름처럼 내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다. 그 뒤 거품을 치고 나오는 차가움 속 씁쓸한 커피 맛은, 집 나간 내 이성을 불러옴과 동시에 나를 빠르게 진정시켰다. 그리고 현실을 직시하도록 했다.




무엇보다도 아이가 유치원의 새 환경에 적응 중인데 아프기까지 했으니 유치원 생활이 시작부터 위축될까 봐 걱정이다. 물론 새로운 곳에서 잘할 거라 믿는다. 그렇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첫 주에 했던 적응 노력이 다시 제로 상태로 돌아갈까 봐 그 점이 걱정 것이다. 짧으면서도 길면 길다고 할 수 있는 일주일이 허사가 되지 않도록 아이에게 용기를 주어야겠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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