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심쿵

by 헤일리 데일리

요즘 꽂혀있는 아이스바가 있어서 그걸 쟁러 집 앞에 있는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에 갔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무인 계산대 앞에서 초등학생 남자아이가 계산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아이는 잣말을 했다.



"아, 딱 100원이 모자라네."



워낙 소액이어서 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선뜻 100원짜리 동전을 아이에게 건네주고 싶었지만, 나의 호의가 자칫 실례가 될 것도 같아 일단 내 아이스크림을 골랐다. 덧붙이자면 거저 돈을 주겠다는 어른을 아이가 이상하게 여길 것도 같았다. 세상이 워낙 험한 세상이기 때문에 아이 입장에서는 경계심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



나도 아이스크림을 다 고르고 계산대로 갔더니 아이가 아직 그 앞에 서 있었다. 나는 용기를 내어 아이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100원 빌려줄까요?"



다시 돌려받을 생각은 조금도 없었지만, 아이에게 '준다'는 표현을 쓰면 아이가 혹시나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까 봐 빌려주겠노라 했다. 그러자 아이는 해맑게



"아녜요. 괜찮아요."



하고는 가지고 있던 돈을 주섬주섬 챙겼다. 나는 다행히 아이가 나를 이상하게 여기지는 않는구나 싶어 한번 더 제안을 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아이의 대답은 "No." 집에 다녀온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왔다 갔다 하는 수고로움을 덜어주고자 말했다.



"날씨가 너무 덥잖아요~~."



그러자 아이는 익살스럽게 답했다.



"괜찮아요. 어차피 할 일도 없는데요, 뭐."



나는 그 말에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 사이에 아이는 손에 들고 있던 아이스크림을 다시 제자리에 가져다 놓고 문을 나서며 내게 씩씩하게 외쳤다.



"안녕히 가세요!"



우리는 손을 흔들고 작별 인사를 했다. 잠깐이었지만 너무너무 유쾌하고 재밌는 대화였다. 그 아이는 다시 생각해도 성격이 아주 '나이스'했고, 아쌀했다.



*아쌀하다: 일본어 '앗싸리'에서 온 말로, 산뜻/담백하다는 뜻입니다.



글로 기록하고 있는 이 순간에도 기분이 좋아지는 에피소드다. 무엇보다도 나에게 이런 즐거운 대화를 선사해 준 아이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나를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스스없이 대해준 것도 고맙다. 대체 부모님이 누구신지?! 아드님 정말 괜찮게 키우셨다는 말씀을 해드리고 싶을 뿐이다.



요즘 이상한 어른도 많지만, 아이답지 않은 아이도 적지 않기에... 이런 만남이 더욱 귀하게 느껴졌으리라. 오랜만에 심쿵했다. 스윗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스윗 가이를 만났다!!

"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