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키즈카페에서 있었던 일이다.
휴일이어서 사람이 많았다. 그 인파 속에서 아이들은 뛰거나 자동차 같은 것들을 이리저리 타고 있었다. 혹시 부딪히기라도 할까 봐 나는 아이를 케어하며 조심히 다녀야 했다.
놀거리가 많다고 입소문이 난 곳이었지만 생각보다 놀잇감이 적었다. 그나마 마련된 시설들에도 아이들이 가득해서, 우리 가족은 꾸역꾸역 2시간을 채우고 나가기로 했다.
아이 손을 잡고 미끄러운 실내 바닥을 천천히 걸으며 출구를 향해 나오던 찰나. 3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남성이 뛰어가는 한 아기를 부르며 뒤에서 쫓고 있었다.
"아가야!"
15개월 정도의 아기가 그 남성분 자녀의 배낭을 메고 뛰어갔나 보다. 그래서 남성이 그 뒤를 쫓던 중이었다.
그런데 아기의 뜀박질이 빠르면 얼마나 빠르다고?! 그 아기는 성인 남자에게 곧 잡히고 말았다. 남자는 아기가 멘 가방을 필사적으로 사수하고 싶었는지 아기 등 뒤에서 가방을 잡아당겼다. 결국 아기는 뒤로 자빠지면서 뒤통수를 바닥에 '쿵' 박고 말았다. 나는 아기가 다쳤을까 봐 내 마음도 쿵 내려앉았다. 그리고 그 남성의 잔혹함에 몸서리가 쳐졌다.
아기가 그 배낭을 훔쳐 갈 수가 없다는 걸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런데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전속력으로 달려와서 힘껏 잡아당겨야 했을까? 본인도 자식 키우는 입장이면서 남의 아이에게는 그렇게 무책임한 행동을 해도 되는 것인지...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저 그 아기에게 별일이 없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이 일을 나 혼자 마음에 담아두고 있던 와중에 오늘 한 뉴스 기사를 접했다.
한강에 마련된 수영장에서 한 남성이 만 7세 아이의 머리채를 잡고 물에 얼굴을 박게 했다는 내용이었다. 옆에서 아이 누나가 말렸지만 소용이 없었고, 3차례나 연이어 머리를 물에 집어넣었다고. CCTV 녹화본을 보니 정말 잔인함의 극치였다.
자세히 보면 해당 남성은 한 팔에 자신의 아이를 안고 있다. (본인 아이가 아닐 수도 있다.) 그리고 다른 손으로 남의 집 아이를 해한 것이다. 아버지라는, 혹은 자신의 일가친척 또는 절친한 친구 가정에도 아이가 있는 사람이 꼭 그래야만 했을까? 보도된 바에 따르면 물이 튀어서 그에 대한 복수를 한 것이라고 하는데... 수영장에서 물이 튀는 게 당연한 일이 아닌가 싶다. 또 추측컨대, 본인이 안고 있는 아이에게 물이 심하게 튀어서 과민 반응을 했으리라 생각된다. 나의 추정일 뿐이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7살 아이에게 너무 심하게 대응한 것 아닌가? 학대를 당한 아이는 평생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갈 텐데.
현재 피해자 가족이 경찰에 아동 학대 신고를 했고, (경찰이 피해자에게 그 사람을 잡으라고 했다는 피해자 측 주장이 있긴 하지만) 경찰이 해당 남성을 추적 중이라고 한다. 빨리 동선 파악이 돼서 저 사람을 잡았으면 좋겠다. 아니면 차라리 본인이 자수를 하여 이 일이 있게 된 경위를 밝히고,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스스로 풀길 바란다. 어른으로서 정정당당하게 행동하는 것이 최선일 터. 그러지 못한다면 약자에게 분풀이를 한 강약약강(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함) 내지는 분조장(분노조절 장애) 인성을 증명한 셈이 될 것이다.
제발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약간의 온정만 베풀어 주셨으면 좋겠다. 나의 이런 소망이 과하다면 그저 어른들이 약간의 이해심만 가져주시길 바란다. 내 아이를 포함하여 아이들이 사랑만 받고 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길 바라는 것이 아니다. 내가 아이를 키워보니 정말 아이는 꽃으로도 때리지 않는 것이 맞더라.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자란 아이가 그 사랑을 타인에게 베풀 수 있는 힘이 길러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자식이 귀하면 남의 자식도 귀함을 명심하자. 내 새끼 귀하다고 다른 아이는 막 대하는 건 옳지 못하다. 과연 그런 논리 속에서 자란 아이가 커서 부모에게 효도하고 어른을 공경할까? 보고 배운 것이 있는데 말이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나 역시 이런 일들을 보며 항상 조심하고 주의하면서 내 아이를 길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