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피드를 새로고침한다. 최근 화제가 된 댄서가 어떤 틱톡 챌린지를 했는지가 뜬다. 예전 핫했던 1세대 아이돌 멤버는 드라이기를 광고한다. "당신의 머리가 더욱 풍성해지는 시간, 경험해 보시겠습니까?" 그녀의 머리는 과연 주변 사람들의 눈에 확 띌 만하다. 돋보기 아이콘을 클릭하면 상황은 더욱 가관으로 변한다. "최근 xxkg 감량했다는 xxx", "디즈니 공주 같아서 깜짝 놀랐다는 xxx", 정말 보고 싶지 않은 게시물이지만, 나도 모르게 손가락을 화면으로 손가락을 놀리게 되는 그 게시물. 끊임없이 나에게 묻는다. 당신은 멋진 머리카락을, 잘 관리된 몸매를, 입술을, 그것도 아니라면 멋진 스타일과 호텔 숙박권을 가지고 있나요? 만약 없다면, 이 모든 걸 가진 이 사람의 삶을 지켜보세요. 그 모든 럭셔리가 마치 내 삶에 도움이 되기라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출근길에 고급 아파트 단지를 지나간다. 이 아파트는 얼마일까? 예전 가격을 검색했다 말도 안되는 금액에 놀라 다시는 검색하지 않았던 것을 기억한다. 아파트 가격이 오른다는 것은 중산층의 진입이 더 어려워졌다는 것을 뜻할까? 문득 내가 원했던 것이 어떤 경제 계급에 들어가는 것이었는지 아닌지를 질문하고 싶어졌지만, 이내 회사로 들어서며 하려던 질문은 머릿속에서 잊혀졌다.
오늘날 우리의 뇌는 삶에서 필요한 질문을 뒤로 젖혀놓은 채, 삶에서 필요하지 않은 질문에 대답하는데 에너지를 쓰게 되었다. 예를 들어 나에게 새로운 드라이기가 필요한가 그렇지 않은가, 멋진 호캉스를 가고 싶은가 아닌가와 관련한 질문이다. 이것들은 물론 즉각적인 만족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나, 삶에 그다지 '필요한' 질문들은 아니다. 흘러가는 귀중한 시간 앞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욕망과 마주보는 일. 그러나 욕망은 욕구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뒤로 밀려난다. 현대인은 그렇게 자신의 진정한 욕망을 마주하는 일, 삶에서 가장 필요한 질문을 뒤로 보낸 채 일상을 소비한다.
어떤 것은 필요하지 않았던 물건을 삶에 무리하게 들여놓게 만들기도 한다. 가만히 있다 갑자기 드라이기를 주문하는 여성과, 외제차를 반드시 꼭 사야겠다고 다짐하는 남성의 사이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미디어가 거실에서 뿐 아니라 일자리와 화장실, 침대 위까지 진출하면서 현대인에게 필요한 물건이 많아진 것이 과연 우연인지 질문해봐야 한다. 가령 예전에는 향초로 충분했건만 왜 지금 '캔들 워머'가 필요한가? 향수로 충분했던 방구석에 어떻게 인센스가 들어오게 되었는가? 사람들이 테슬라 자동차를 사는 이유가 과연 반드시 환경에 도움을 주고 싶어서일까? 기업인들은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걸 모른다'라고 말하지만, 과연 그것을 우리가 꼭 속속들이 알아야 하는지 질문해봐야 한다. 그 원하는 것을 쫓는 시간과 에너지로 과연 정말 필요한 질문을 계속 무시하고 있지는 않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