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미쳤다!

feat. MBA 해외자회사 인력운영 및 조직관리 #독후감 #비평글

by 갱이

‘한국인은 미쳤다!’라는 제목이 꽤나 인상 깊었고 도발적으로 느껴졌다. 어쩌면 한국의 민낯을 이방인의 시각에서 짚어본 책이 아닐까 싶었다. ‘있어빌리티’라는 용어가 생긴 만큼 보이는 게 중시되는 한국 사회와 기업 내부 실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최근 다양한 매체가 발전하는 만큼 사람들이 보여주기에만 집착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적당한 ‘있어빌리티’는 사람과 기업을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기 때문에 좋다고 생각하지만 과한 ‘있어빌리티’는 오히려 악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보이는게 다가 아니므로 한국의 기업 또한 ‘이너빌리티’를 중시하는 한국의 사회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대학교 졸업 후 취업을 준비할 때는 사실 중요한 부분인 업무 강도, 직무 적합도 그리고 다른 기준보다 단지 기업의 유명도와 같은 사람들이 이름을 들으면 “아~ 거기 대기업?”이라고 다 알만한 기업이 좋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물론 어떤 상황이든 기업 바이 기업이기 때문에 성급하게 일반화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보이는 게 다가 아닐 때가 있는 것 같다. 이 책의 저자인 에리크 쉬르데즈도 LG전자 해외법인에 근무하며 과도한 업무 방식 등 비판하는 부분이 나온다. 실상은 보이는 부분 그리고 기대했던 부분과 다르기 때문일까?


한국인은 하루에 16시간 근무하면서도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 또는 오후까지 출근해서 일하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인다. 이처럼 과도한 업무 방식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2009년의 어느 오후, 법인장으로 입명 된 저자가 입구 위에 있는 사무실에 있었는데 잘 알고 지내던 한국인 간부가 피로와 스트레스로 쓰러진 뒤 입원을 하게 되었다. 2021년에 네이버에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뉴스를 접했다. 아무리 좋은 기업이어도 직장 내 괴롭힘 그리고 과한 업무 강도와 같은 보이지 않는 아픔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한국인 직원이 눈살 한 번 찌푸리지 않고 상사의 화풀이를 참아내는 것은 자라면서 아버지, 선생님, 교수님들의 화도 받아준 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부분은 어느 정도 공감은 하지만 약 10년 전 상황을 프레임을 씌워서 판단한다고 느꼈고 성급한 일반화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 에리크 쉬르데주가 10년간 LG전자 해외법인에서 근무하면서 겪은 경험들을 담고 있다. ‘한국인은 미쳤다’ 책을 읽으면서 어느 정도는 공감되는 부분도 있고 어떤 부분은 의아한 점도 있었다. 사회가 빠르게 변하면서 한국의 10년 전과 현재는 차이가 있지만 바뀌지 않는 점도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과연 이 책의 저자가 프랑스인으로 이방인이기에 한국의 기업과 현실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봤을까?




이방인의 시각, 과연 비판적인가?


한국의 기업 문화가 익숙하고 자연스럽지만 의식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이방인의 시각에서 비판적으로 다뤄주는 부분들이 공감이 가면서도 너무 성급한 일반화가 아닐까 그리고 흑백논리로 바라보는 게 아닐까라는 이중적인 생각을 했다. 이 저자인 에리크 쉬르데주 가 위대한 400 클럽에 가입하고 연수를 받을 때 ‘사람들의 눈에 내가 반 한국인으로 보인다는 것이 기뻤다. 그것은 새로운 소속감이었다.’라는 부분에서 문득 저자도 해외법인에 근무를 하면서 애초부터 한국인이고 싶은 마음이 한 번도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몇 년 전에 아시아 아메리칸 문학의 대표 주자인 이창래 작가의 “Native Speaker 영원한 이방인”이라는 책을 접한 적이 있다. 그 작가 또한 아웃사이더적인 존재 ‘이방인’ 입장에서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게 비슷하다고 느꼈다. 어쩌면 그 문화에 융화되고 싶은데 현실적인 부분과 한계점으로 인해 신랄하게 비판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개인주의 vs 집단주의 & 고맥락 vs 저맥락

문화는 보이지 않는 컨트롤 메커니즘이다. Asians은 주로 갈등을 회피하지만 Westerners는 갈등을 회피하지 않으며 그룹이 유동적이라는 차이점이 있다. 고맥락과 저맥락에서도 동서양 문화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다. 고맥락은 주로 동양 문화로 메시지 안에 함 축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화자의 주변상황을 살펴서 빙빙 돌려 말한다. 저맥락은 서양 문화로 명시적 그리고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러한 부분이 기성세대와 MZ세대에서도 차이가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일반화를 할 순 없지만 예시로 MZ 세대에서는 ‘눈치껏 일해라’ 보다는 명시적 그리고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해 주는 것을 선호하는 것 같다. 또한 한국말에 ‘우리’라는 말을 많이 쓰면서 ‘우리 학교’, ‘우리 회사’, ‘우리 가족’처럼 단어만 봐도 집단 공동체 주의를 선호하는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서양은 유독 개인주의가 많은 것 같다. 이러한 가치관 차이가 기업의 분위기를 어느 정도 형성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에는 유입되는 이민족이 거의 없기 때문에 다른 문화 모델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한국의 가정, 기업, 군대, 사회 전체에는 매우 굳건한 힘이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것이 지속될 수 있는 밑바탕에는 가정에서 국가에 이르기까지 동일한 서열 구도가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이 자리한다.



인상 깊은 부분


첫 장을 피자마자 벽에 서류나 사전을 던지는 모습과 매일같이 수백 통의 메일을 받아 내용을 읽고 답장을 바로 보내야 하는 한국 회사의 모습이 묘사가 되어있다. 이 부분은 너무 과하게 묘사가 됐다고 생각했다. 또한 한국과 일본을 비교해서 영국인과 일본인 모두 독립심이 강하고 모든 종류의 갈등을 가급적 피하고자 했고 자신감이 넘쳤으며 어떤 상황에서든 우월의식을 내비쳤으며 에티켓을 중요하게 여기는 교육의 영향으로 이를 과시하려 하는 사람은 없는 것도 비슷했다.


“서양에서 부정적으로 보는 선별, 탈락, 등급, 성과와 같은 개념이 한국에서는 지배적이다. 그래서 한국의 젊은이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들어가도 똑같은 세상을 경험한다. 서양인이라면 아무도 견디지 못할 중압감은 그들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경험했던 압박의 연장선일 뿐이다.”라는 부분과 일, 수치, 실적, 효율에 중점을 둔 지나친 성과주의에 매몰된 한국 기업의 일상으로 묘사되는 부분이 너무 극단적으로 비판을 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저자는 엘지에서 유도를 하고 싶었다고 하였다. 근육을 보여주고 힘과 재능을 자랑하고 싶었다. 그런데 사실은 합기도를 했어야 했다. 상대방을 무너뜨리려면 상대방의 힘을 이용해야지 상대방에 비해 터무니없이 약한 본인의 힘만으로 공격해서는 안된다. 합기도만이 적수와 소통할 수 있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만약 상대방을 무너뜨리기 위해 상대방을 제압하려 한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상대를 마음대로 요리하려면 먼저 ‘그와 함께 해야’하는 것이다. 아시아의 기업이든 다른 어떤 기업에 가든 이 교훈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 부분이 공감이 갔다.




오히려 저자가 이방인 시각으로 비판적으로 사회를 바라봐서 어쩌면 나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다방면으로 변하고 있지만 너무 익숙해져 버린 한국 사회와 기업의 문화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이 저자가 지적하는 것은 단지 한국 조직은 문제가 많고 서양의 기업 문화가 좋다는 이분법적인 흑백 논리를 표현한 것이 아니다. 이 책은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 그리고 ‘나’를 위해 일하는 것이 무엇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갖게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인이 미친 걸까 아님 세상이 미쳐가는 걸까?"


처음에 언급한 ‘한국인이 미쳤다!’라는 도발적이고 인상적인 제목을 통해서 자아를 잃어버렸음에도 그 자체를 인식하지 못한다는 현대 사회를 비판하고 풍자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한국 사회 그리고 한국 기업만이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 나아가서 세계적인 기업 또한 이 저자가 비판하는 표면상으론 인지하기 어렵지만 내부적인 문제점과 단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되묻고 싶다. 과연 한국인이 미친 걸까 아님 세상이 미쳐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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