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녀의 독일 소도시 여행 일지
매 주말, 특별한 일이 없으면 딸아이와 함께 독일의 소도시를 여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어보니 두달 간 하이델베르크, 마르부르크, 쾰른, 본, 비스바덴, 만하임, 마인츠, 코블렌츠 등 8군데를 다녀왔는데, 직후에 기록을 남기지 않았던 도시의 기억은 벌써 가물가물...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우리만의 프로젝트를 시작해보기로 했다. 바로 모녀의 독일 소도시 여행일지!
여행을 다녀온 날이면 서재에 함께 앉아 도란도란 그날의 추억을 나누며, 인상 깊었던 기억의 조각들을 기록해 보기로 했다. 지난주 만하임 여행부터 기록을 시작했으니, 이제 두 도시의 이야기가 담긴 셈이다. 앞으로 2년 동안 우리는 몇 개의 소도시 여행일지를 채워 나갈 수 있을까?
어제 다녀온 코블렌츠의 기록을 남겨본다. 같으면서도 다르게 남아 있는 우리 각자의 기억이 흥미롭다. 앞으로 우리의 시간 자산이 차곡차곡 쌓아 올릴 추억 자산이 무척 기대된다.
<엄마의 시선>
독일의 소도시들은 저마다 뚜렷한 개성을 뽐낸다. 과거 영주들이 수백 년간 자존심을 걸고 도시를 가꾼 '선의의 경쟁'이 남긴 유산 덕분이다. 오늘 방문한 코블렌츠는 그중에서도 막강했던 트리어 선제후의 위엄을 실감하기에 충분했다. 압도적인 규모의 에렌브라이트슈타인 요새는 보는 것만으로도 과거의 위세를 짐작게 한다.
코블렌츠는 모젤강과 라인강이 교차하는 지점이자, 독일의 첫 번째 통일을 이룬 빌헬름 1세의 기마상이 서 있는 '독일의 모퉁이(Deutsches Eck)'로 유명하다. 2차 대전 때 파괴된 기마상을 한동안 빈 채로 두었다가, 1990년 재통일 이후인 1993년에 복구하면서 이곳은 비로소 완전한 통일을 상징하는 장소가 되었다고 한다. 광장에 나란히 늘어선 16개 연방주의 깃발은 과연 이곳이 통일의 성지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고 있었다.
날씨도 너무 좋고 강변 산책도 낭만적이었지만, 사실 오늘 가장 놀라웠던 것은 독일인들이 줄서기에 진심이라는 점! 구시가지의 맛집으로 소문난 젤라또 집에 늘어선 줄은 한국에서 봤던 과거의 런베뮤 그 이상의 수준이었다. (사실 오늘 계획은 동물원이었는데, 가보니 수백명이 늘어선 줄을 보고...그대로 집에 돌아와서 급벙개로 코블렌츠행을 결정한 것이었음..)
이제 제법 구도가 괜찮은 엄마 사진도 찍어주고, 딸과 여행 다니는 것이 참으로 즐거운 요즘이다!
<딸의 시선>
매우 혼란스럽고 복잡했던 월요일을 보냈지만, 소도시 여행이 기다리는 주말이 올 것을 알기에 오늘도 힘을 불끈 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