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떠난 직후,
친구와 하룻밤을 보내고 눈을 떴을 때 거짓말처럼 당신이 옆에 있기를 바랐다.
그러면서 한참을 생각했다.
아침이 아닌 오후 2시에 일어나 서로를 바라보고 허탈하게 웃으며 오가는 유치한 장난
침대에서 허우적거리며 당신과 통화할 때 당신이 싫어하던 터무니 없는 역할극
하루를 마무리하며 누군가를 험담할 때 쌓인 감정들을 뱉어내고 괜히 위로받고 싶은 마음
당신의 수고에 감사하며 그것을 입으로 꺼낼 때 당신이 항상 말해왔던 당연하다는 대답
꼭 3월에 시간을 맞춰 일본으로 함께 떠나서 내가 가고 싶었던 곳을 가보자는 제안
언젠가 당신이 원하던 직장에 들어가 투덜거리는 말투로 내게 한탄을 할 줄 알았던 착각
당신과 하고 싶었던 방탈출을 언제 하면 좋을지 생각하며 짜고 있었던 계획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인 봄날에 흐드러질 벚꽃 아래에서 당신과 함께 찍고 싶었던 사진
스튜디오에 가서 노래를 녹음하고 소장용 음원을 하나 만들어보자고 했던 약속
전력으로 당신을 사랑했기에 후회도 미련도 없지만 언젠가 돌아봐도 그리울 당신으로
이렇게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