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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진 Dec 09. 2019

고전은 어렵지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세상에서 가장 빠른 고전 읽기>

이 책은 사실 지난번에 서평을 작성했던 '1일 1페이지, 교양 수업 365'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그것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는 책이어서 나도 모르게 열심히 읽게 됐다. 교양수업은 지식과 관련된 내용이라 책의 취지대로 하루에 한 장 읽는 것이 좋았던 반면, <세상에서 가장 빠른 고전 읽기>는 말 그대로 고전을 요약해서 알려주는 책이라 그 내용이 궁금해서 스리슬쩍 페이지가 절로 넘어갔다.


첫 장의 '세계 고전문학'에서는 제목들은 다 알겠으나 실지로 읽어보지 못한 호메로스, 신곡 같은 것들이 나와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언젠가 한 번 호기롭게 단테의 신곡을 읽어보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펼쳤다가 접었던 생각이 절로 떠올랐다. 그러다가 셰익스피어가 나오는 순간은 어찌 그리 반갑던지. 그런데 알고자 하는 욕심이 많은 성격이라 그런지 호메로스나 신곡과 같은 고전들을 그림과 함께 설명해 둔 것이 참으로 마음에 들었고, 그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 차근차근 읽어갔다.


책은 문학, 정치 비즈니스, 철학으로 나뉘는데 아무래도 문학 쪽이 익숙했고, 정치 비즈니스 쪽으로 가니 생소했다. 철학은 한 때 철학 책 좀 읽었다는 내 자부심과 달리 어려워 보이는 책들이 즐비했고, 나는 명함도 못 내미는 축이었구나를 다시 확인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언제가 읽어보겠다는 기대감으로 책에 적힌 설명을 열심히 읽었다. 그리고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발견했을 때 반가웠지만 그에 대한 설명을 읽으면서 나는 도대체 뭘 읽었나 싶은 반성을 하게 됐다.


<폭풍의 언덕> 설명 부분, 읽었던 책의 경우 너무 간략하게 설명된 것은 아닌가 싶어 아쉽기도 했다.


총 120개의 고전을 소개하는데, 한 페이지 혹은 두 페이지 분량으로 소개하는 지라 책 두께는 비교적 얇은 편에 속한다. 아무래도 고전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의도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더 부담 없었던 것 같지만 너무 간략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읽었던 책들은 그 내용에 비해 너무 간략하게 소개된 것 같아서 좀 아쉬운 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자연스럽게 내가 읽어서 해석한 것과 책에서 알려주는 해석을 비교할 수 있는 점은 무척 마음에 들었다.


이처럼 내가 읽었던 책은 읽은 대로 안 읽은 책은 미리 찾아보는 호기심과 재미로 읽다 보니 책을 생각보다 금방 읽었다. 사실 나는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는 종류의 것이라고 여기지 않았는데, 웬걸 나름 집중해서 읽다 보니 계속 읽게 됐다. 그러면서 내가 읽었던 책들 그리고 앞으로 읽고 싶은 책들의 자료를 절로 검색하게 됐다. 아마 고전을 좋아하는 내 성향 탓도 있을 것이다. 고전은 읽으면서 늘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분명히 뭔가 다른 특별함이 있다. 아직 그 특별함에 대해 나열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것이 안타깝지만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것이라 그런지 아무래도 묵직하고 진중한 맛에 여러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옛날에 읽어서 잘 기억이 나지 않는 탓으로) 다시 읽고 싶어 지는 책들도 체크하게 됐다.

 


책의 들어가는 말에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잠깐 언급한다.


명작에는 시대가 지나도 변함없이 굳건한 인간과 사회에 대한 진실이 적혀있다. 고전을 접함으로써 우리는 현실로부터 한 발짝 떨어져 현대 사회 전체를 관찰하는 눈을 기를 수 있다.... 이를 깨달으면 그때부터 자신만의 새로운 가치관을 세울 수 있고, 일에도 적용할 힘이 생긴다. 고전에는 그러한 가치관을 일깨우는 힘이 있다.


나는 '클래식'을 좋아한다. 그것이 단지 있어 보이기 때문은 아니다. 비록 입문에 있어서 그런 의도가 있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씩이지만 자꾸 듣다 보니 잘 알지는 못해도 좋아졌고, 관심이 생겼다. 물론 고전 책 읽기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시대착오적이며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했지만 한 권씩, 한 권씩 읽다 보니 대단한 의미까지는 모르겠지만 알듯 말듯한 재미를 느끼게 됐다. 이 책을 통해 다시 고전 읽기에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찰리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을 구입하고서는 앞부분을 읽다가 말았던 기억이 난다. 재미가 없어서라기 보다는 다른 책들을 읽느라 제쳐두었던 것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읽어야겠다 다짐한다.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읽다 보면 언젠가 나도 깨달음을 얻을 날이 오겠지?


자신만의 가치관을 갖고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 그리고 ‘고전'이 일상에 녹아드는 삶을 위해 고전 읽기가 힘들어도 꾸준히 실행하기를 다짐해 본다.





*이 책은 성장판 서평단으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개인적인 견해를 담아 쓴 글임을 명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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