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칭 포 허니맨』, 박현주
“그럼 나는 갈게.”
벤치는 깨끗했지만, 재웅은 괜스레 바지 자락을 털며 일어났다.
“어, 그래.”
하담도 허겁지겁 따라 일어났다. 게스트하우스 카페는 문을 닫았고, 근처에는 달리 갈 만한 데도 없으며, 산책을 할 만큼 밝은 길조차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늦은 시간에 용건이 없이도 계속 같이 있는 두 사람 사이에는 의미가 생겨버린다. 의미는 꿀벌과 같았다. 달콤해질 수도 위험해질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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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이 든 가방이 갑자기 열 배는 무거워진 듯, 재웅의 어깨가 축 늘어졌다. 하담은 이전에 자기가 풀 죽었을 때의 재웅을 약간은 귀여워했다는 걸 떠올렸다. 추억은 눈치가 없다. 가장 부적절한 순간에 찾아온다.
p. 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