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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im Jung Nov 11. 2021

하나의 전시, 두 개의 갤러리

두성종이 갤러리 《100 BESTE PLAKATE 20》

전시 기간: 21.09.23-21.10.31

관람일: 21.09.25



100 베스테 플라카테(100 베스트 포스터)는 매년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에서 그 해 최고의 포스터 100점을 선정하는 행사다. 상만 주고 끝나지 않고 세계적으로 순회 전시를 여는데, 그동안 도록으로만 접하다가 행사 20주년이 되는 올해 처음 전시를 보러 갔다. 한국에서 열리는 순회전은 매년 두성종이 갤러리에서 진행되는데, 16년도에 무카이 슈타로전을 본 뒤로 오랜만에 방문해 감회가 새로웠다.

전시 전경

     전시는 구성보다는 포스터 자체의 이미지가 주가 되는 전시였는데, 종이에 인쇄된 포스터들 사이에 움직이는 VR 포스터가 있었던 점이 재미있었다.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디지털 공간이 계속해서 넓어지고 있는데, 여러 정보를 담고 있는 평면이 움직이니 포스터 역시 하나의 공간처럼 보여서 디지털 세계의 확장성이 더 생생하게 느껴졌다.


전시를 보면서 마음에 드는 포스터들을 찍었는데, 찍은 포스터들을 분류해보니 이렇다.

     1. 단순하지만 강렬한 인상을 주는 것. 단순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긴 고민의 시간을 거친다는 건 정말 대단하다.

     2. 러프하지만 디자이너만의 느낌이 묻어나는 것. 끊임없이 복제될 수 있는 매체임에도 희소성이 느껴진다.

     3. 글자만을 활용한 정통 타이포그래피 포스터. 글자의 레이아웃으로만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읽기'가 '보기'가 되는 멋진 교차 기술이다.

     4. 시대성이 느껴지는 것. 올해는 코로나19 관련 포스터들이 있었는데, 이런 작품은 미래에 그것들이 과거를 바라보는데 기여할 유물이라는 생각이 들어 좋아한다.

     5. 건축을 소재로 한 작품들. 다른 장르에서 건축을 다루는 방식을 보는 것이 재미있다.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딱딱해 보이는 건축 자료를 작업의 재료로 잘 활용한다.

     6. @그 외 레퍼런스가 될만한 작품들

전시장에서 찍은 사진들. 사진 갤러리에서 캡쳐


하나의 포스터를 현실 공간과 가상공간에서 동시에 감상할 수 있어 흥미로웠던 전시였다. 요즘 현실과 가상공간을 모두 활용하는 전시가 늘어나고 있는데, 포스터의 경우 디지털 상에서 제작되는 경우가 많아 가상 공간에서 시도할 수 있는 여지가 더욱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올해 베스테 플라카테는 VR 작품을 보여주는 정도로 가상공간을 활용했지만, 앞으로는 연계 프로그램이나 입장관리 등  전시의 다른 부분에서도 가상공간을 활용해 디지털이 원본인 작품의 장점을 잘 활용해나갔으면 한다.




전시 공식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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