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의 십자군 전쟁에서 부시와 빈라덴의 전쟁까지, 무슬림과 크리스천의 오랜 반목과 증오를 생각하면, 동로마제국을 멸망시킨 오스만 튀르크 술탄, 메흐메트 2세가 이교도의 성전 소피아 성당을 모스크로 재활용한 것이 당시로선 얼마나 파격적이었을지 가늠이 안 된다. 물론 회칠로 기독교의 흔적을 가렸다고 하지만 당시에도 기독교 조각과 이슬람 성인의 이름이 한 공간에 있었으니 지금 생각해도 급진적이다. 정복자의 실용주의와 예술적 심미안이 인류에게 소중한 문화유산을 남겨준 셈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박물관이었던 이곳을 무료입장 가능한 모스크로 바꾸면서 입장 대기줄이 비현실적으로 길어졌다. 볼 수가 없다. 볼 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