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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스카토 Apr 09. 2023

0408@La defense Arena


K팝 인기 얘긴 미디어에서 너무 자주 듣다 보니 아무런 감흥이 없다. 하지만 뮤직뱅크파리 공연에서 본 공연장의 규모, 그곳이 1시간 만에 매진 됐다는 소식(티켓 가격 보면 더 놀람), 팬들의 한국어 떼창, 고막을 찢는 함성이 내면의 애국심과 민족애를 들끓게 만드는 건 어찌할 수 없었다. 인상적인 건 뮤지션들이 프랑스어 인사를 섞어 쓸 때마다 더 커지는 함성. 대부분 굿이브닝, 보고 싶었어, 사랑해, 열기가 뜨거워, 오늘밤 기억할래, 고마워 같은 말을 중간에 섞는 수준이다. 예전 해외 뮤지션들이 한국어로 얘기하면 뭔가 우리의 지위가 상승하는 듯한 느낌에 열광했었는데 지금 그 반대의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스트레이 키즈의 필릭스는 심지어 외워온 불어 문장을 까먹어 버벅거리다 Merci Beaucoup로 얼버무렸는데도 (나는 부끄러웠지만) 팬들이 좋아 죽는 거 보니, 이게 문화가 만든 갑을 전도 현상인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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