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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스카토 Apr 11. 2023

0410@Falaise d'Étretat


파리에서 당일치기 가능한 에트르타 절벽은 코끼리를 닮았지만, 한반도의 기묘한 절벽에 비하면 오히려 심플하다. 이곳이 특별한 건 모네 Monet 때문이다. 순간을 포착하려던 인상주의의 거두는 고정되고 불변하는 실체가 인간 인식의 허상임을 회화적 실험으로 입증하려 했다. 이를 위해 그는 사람들이 가장 불변하고 고정된 실체라 믿는 대상, 절벽을 실험소재로 선택했다. 모네는 에트르타 절벽의 연작을 통해 모든 대상은 고정된 것이 아닌, 흐르는 강물처럼 생성과 소멸의 과정에 있음을 효과적으로 보여줬다. 해변가로 나와 날씨를 확인하고 절벽을 하염없이 응시했을 모네의 잉여력을 떠올리면 이 평범한 절벽이 특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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