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휴관하는 대부분 박물관 미술관과 달리 루브르는 문을 연다. 루브르 대표 관람 코스 중 하나인 나폴레옹 3세 아파트. 이곳 만큼 프랑스 역사의 아이러니를 잘 보여주는 곳이 있을까. 왕을 세 번이나 몰아냈던 프랑스인들의 최종 선택은 결국 절대 권력 회귀였다. 나폴레옹 향수로 당선된 나폴레옹 3세는 프랑스 최초의 대통령이자, 최후의 황제가 됐다. 황제는 루브르 일부 공간을 베르사유궁 못지않은 사치와 화려함의 끝판왕으로 개조했다. 제국의 위엄을 되살리고 싶었을 게다. 하지만 루이 14세야 옛날 사람이니 그렇다 쳐도, 고종이 왕이었던 근대에, 그것도 혁명을 세 번이나 겪었던 나라에서 이런 사치스러운 방을 만들 수 있다는 자체가 난 아직도 잘 납득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