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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Hamburg

by 알스카토


브레멘 출장을 위해 들른 함부르크. 북해에서 내려온 물줄기가 엘베강으로 이어져 도심 중앙까지 흘러들어오니, 누가 봐도 딱 무역하기 좋은 도시 형태다. 역시나 신성로마제국 프리드리히 1세가 부여한 특별 자유를 토대로 중세 최대 무역 도시로 성장한다. 물건을 사고팔며 여러 문화가 서로 교차하니 생각은 열리고 지갑은 두둑해진다. 부의 명분을 얻기 위해 신교를 받아들였고, 돈이 넘쳐서 예술가들이 모여들었다. 이런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져, 독일에서 가장 부유하면서 동시에 사민당 녹색당의 텃밭인, 심지어 보수당 출신 동성애자 시장을 배출했을 정도로 진보적이다. 독일에서 평균신장이 제일 크며, (잘 먹어서 그런 건가) 비틀스의 정신적 고향이기도. 또 시청은 얼마나 웅장하고 화려하던지 손흥민 떠나고 2부 리그로 떨어진 축구팀 하나 빼면 거의 완벽한 도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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