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첫날 묵었던 숙소 주인의 추천으로 들른 작은 마을 크레미유 Crémieu는 수사적 표현이 아닌, 말 그대로 중세시대 건물이 남아있는 중세 도시였다. 1640년 경에 새로 증축한 건물은 이 동네에서 나름 신식 건물에 속할 정도였다. 도시도 아름다웠지만 오래된 건물에 설치된 친절한 설명은 더 인상적이었다. 건축학과 대학원생이 논문 레퍼런스로 참고해도 될만한 깊이의 설명이 영어, 프랑스어, 독어 3개 언어로 적혀있었다. '100대 마을'이란 안내가 있기에, 아 여기가 말로만 듣던 프랑스의'가장 아름다운 마을' Les plus Beaux Villages이구나 싶었는데, 아녔다. 100 Beaux Détours, 그러니까 우회해서 둘러보면 좋을 100대 마을이었다. 아름다운 마을이 많으니 분류법도 다양하다. 많은 사람들이 입 모아서 얘기하는 것처럼 프랑스 여행의 정수는 시골마을 여행이고, 시골 마을도 여행객 맞을 준비가 잘 돼있다. 베흐동 협곡 주변에도 16개의 특색 있는 마을이 있다. 그중 한 곳인 Baudinard-sur-Verdon에서 조식을 먹으며 마을 풍경에 감탄을 했는데, 좀 더 가다 보니 협곡 절벽 중턱에 조각처럼 새겨진 마을이 있었다. 겉에서 보는 것만큼 내부도 아름다웠던 도시의 이름은 Moustiers-Sainte-Marie. 찾아보니 역시나 '가장 아름다운 프랑스 시골마을'에 등록된 곳이며, 한국인들 사이에도 꽤 유명한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