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스카토 Jul 31. 2023

0730@Canal Saint-Martin


7월 하순은 파리 거주민들이 밖으로 나가고 관광객이 몰려오는 시기다. 개선문, 에펠탑 주변은 평소보다 많은 인파가 몰리지만 중심가를 살짝만 벗어나면 평소답지 않은, 한가한 파리를 볼 수 있다. (그래도 총합을 따져보면 나간 파리지앵 숫자가 많을 것 같다. 우리 집 1층 카펫집 아저씨처럼 간판에 '8월 쉽니다' 같은 걸 샵 윈도에 붙여놓은 곳이 많으니..) 평일 낮, 생마르탱 운하는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는 파리지엥으로 꽤 붐비는 편이지만, 오늘은 날이 좋았음에도 한산했다. 장 피에르 주네 감독이 공들여 직부감 지미집 컷으로 물수제비를 하는 오드리 토투를 찍은 덕에, 이곳도 관광 리스트 하위권에 자리 잡았다. 지금은 파리지엥의 쉼터 역할 정도 하지만, 근대 파리의 상하수도 시스템의 출발로, 나폴레옹 1세 때 만들어진 곳이며, 물류 운반의 기능도 소화했던, 아주 실용적인 곳이었다. 나도 파리지엥처럼 즐기고 싶어 왔지만, 아이들이 도착해서 한 첫 질문은, 아빠 이제 우리 여기서 뭐해였고, 역시나 오래 머물 수 없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0729@Place de la Républiqu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