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스카토 Aug 04. 2023

0803@Rue Molière


외국인에겐 너무 어려운, 불규칙을 넘어 무규칙처럼 보이는 프랑스어를 가장 아름답게 사용한 작가는 누구일까. 우리에겐 플로베르나 발자크가, 좀 더 후대로 내려오면 위고, 졸라, 그리고 스탕달 정도의 이름이 떠오르지만 많은 프랑스인들은 몰리에르 Molière를 먼저 떠올린다. 극작가이자 연극 연출가였던 그는 프랑스의 셰익스피어였으며, 당대에 이미 엄청난 명성을 지녀 루이 14세나 귀족들이 따로 작품 공연을 요청했을 정도였다. 참고로 루이 14세 시절엔 연극이 유행였는데, 딩시 관객들은 우리처럼 허구와 실제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았고, 툭하면 공연을 보다 배우를 때리거나 관객끼리 폭력을 행사하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과도한 몰입의 영향이랄까. 지금 공연 전, 컨시어지에서 짐을 맡아주는 우아한 서비스는 사실, 과거의 극장 폭력 사태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무기 압수 과정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 몰리에르는 웃음으로 악덕을 조롱하는 이야기를 많이 썼고, 기독교의 근엄한 문화는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결국 몰리에르가 죽고 난 뒤, 큰 성당들은 몰리에르의 장례나 안장을 거부했다. 다행히 연극 광팬 루이 14세 덕에 안식처를 찾을 수 있었고, 지금은 그를 기리는 분수 동상까지 세워졌다. (양쪽의 두 여신은 각각 몰리에르의 희극, 비극을 상징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0802@Musée d'Orsay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