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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스카토 Aug 15. 2023

0814@Pointe de Pen Hir

Camaret-Sur-Mer, Crozon Peninsula


아침부터 비가 많이 내렸다. 바람도 강해서 아이들도 순순히 해수욕장을 포기했다. 브르타뉴에서 강한 비바람을 만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 이젠 패션 아이템이 된 어부들이 입던 노란 우비가 아직도 브르타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의상인 이유다. 문명 이전의 야생을 찾아 헤맸던 고갱이 가장 먼저 왔던 곳이 브르타뉴일 정도로 사실 이곳은 날씨가 거친, 오지였던 동네다. 물놀이가 어렵다는 핑계로 애들을 인근 크호종 Crozon 반도로 끌고 왔다. 자세히 보면 프랑스 국토의 오른팔인 브르타뉴 지방엔 삐죽 튀어나온 3개의 손가락이 있고, 그중 가운데가 크호종 반도다. 브르타뉴 북쪽엔 GR34라는, 해안선을 따라 걷는 전설적인 트래킹 코스가 있는데, 크호종은 GR34 루트 중에서도 아름다운 풍경으로 유명한 곳. 크호종 반도에서 파노라마 뷰가 가장 유명한 곳이 푸왕 드 뻥 이흐Pointe de Pen Hir다. 가서 보니 과연 프랑스 어디까지 가봤니 책의 표지를 장식할만한 풍경이었다. 얼핏 보면 백령도 같기도 했지만 바다 색이 달랐고. 바위도 자세히 보면 낯설다. 절벽 맞은편 4개의 작은 섬 이름은 Le Tas de Pois, 우리말로 완두콩 묶음이다. 애들도 나름 만족했던, 브르타뉴 세상의 끝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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