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21@Prato

by 알스카토


이탈리아에 출장 와서 들은 얘기 중 가장 신기했던 말이 '로마 사투리'다. 예를 들면 이탈리아 총리 조르지아 멜로니는 구수한 로마 사투리를 구사해 유권자들에게 친근함을 어필한다는 식이다. 로마가 수도인데 구수한 사투리라니, 그럼 표준어는 어디 지방 언어란 말인가. 피렌체란다. 르네상스 천재들이 활동했던 예술의 중심지의 방언이 표준어이며, 밀라노의 언어가 피렌체와 더 가깝다는 것이다. 2000년 전, 세계의 중심은 로마였고, 교황이 사는 동네란 의미는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로마는 피렌체, 밀란과 비교해 별 볼일 없는 도시가 됐다. 수도가 된 이유는? 연방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북부와 남부의 정체성 통일이 안 된 현실을 반영, 반도의 중심에 위치한 로마를 수도로 삼은 것. 투스카니 지방의 고급 섬유 취재를 위해 피렌체 바로 옆 도시 프라토를 찾았는데, 국가의 언어를 대표한다는, 경제 문화의 중심지란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수도가 된 이후 로마로 인력 자본이 집중되는 사이에, 세계화란 이름으로 저렴한 중국 노동력을 앞세운 제품이 투스카니의 섬유산업을 집어삼켰고, 이제 이곳에서도 유럽 어디나 가면 들을 수 있는 이야기 '국가가 수도만 챙기고 우릴 버렸다'류의 얘길 들을 수 있었다. 평일 낮 도시 중심 광장이 도시의 폐업을 알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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