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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스카토 Nov 07. 2023

1106@Rue de L'abbé groult


모든 성인들(toussaint)을 위한 휴가가 끝났다. 요즘 종교를 믿는 프랑스인은 계속 줄어들고 있지만 가톨릭 전통이 남겨준 공휴일과 휴가는 충실하게 지킨다. 아마 이 맘 때가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기 전, 햇빛을 마지막으로 즐길 수 있는 시기이기에, 아무 성인(모든 성인)을 기리며(물론 11.1이 모든 성인 대축일이긴 하다) 또 노는 게 아닌가 싶다. 휴가가 끝나는 월요일은 재택근무 하는 사람 혹은 집에서 놀던 사람까지 출근을 하는지 길거리에 차가 넘치고 대중교통은 인파로 터질 것 같아서, 이런 날은 꼭 걸어서 출근을 한다. 하필 오늘 같은 날,  1차선 일방통행 도로를 대형 트럭이 가로막는, 전형적인 파리의 소소한 사건이 발생했다. 트럭 운전사는 다급한 표정으로 전회를 하고 있었고, 경적을 울려대던 운전자들은 차에서 내려 고성을 지르고 있었다. 2주 잘 놀다 출구하는 것도 열받는데 차도 꼼짝 않으면 얼마나 고통스럽겠는가. 재난상황이 벌어진 아베 그훌 거리로 차 한 대가 유유히 진입하고 있었고, 난 한 사람의 하루를 구해야 한다는 심정으로 그에게 돌아가라고 말해줬다. 그는 고마워하며 차를 돌렸고, 이로 인해 교차로에선 새로운 혼란이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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