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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스카토 Dec 12. 2023

1211@Västerlånggatan(Old town)


결국 해를 못 보고 스톡홀름에서 마지막 밤을 맞았다. 계산해 보니 낮은 6시간이 되지 않았으며, 그마저도 매일 줄어들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스톡홀름 구도심에는 블링블링한 파스텔 계열의 건물들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스톡홀름 기념품 가게에서 가장 밀고 있는 건물이 사진 속 집이다. 역시나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렸다. 건물들을 화려한 컬러로 칠하는 것처럼 칙칙한 겨울을 보내야 하는 유럽 사람들은 구실만 생기면 조명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싶을 테고, 그 결과가 유럽 어디를 가도 볼 수 있는 노엘 마켓일 거다. 맥시멀리스트 파리는 물론 브뤼셀과 스톡홀름, 그리고 조명 인색하기로 유명한 구두쇠 베를린마저 크리스마켓 조명엔 진심이다. 크리스마스 마켓들은 일종의 팝업 스토어라 일반 마트에서 안 파는 전통 아이템을 팔긴 하지만 가격이 더 비싸 윈도쇼핑에 적합하다. (트리 전통이 있는 유럽인들은 물론 비싸고 이쁜 수제 장식품을 트리에 달기 위해 많이들 사지만.) 쇼핑보단 거리 음식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뱅쇼 비스름한 각국의 전통 핫드링크를 파는데 난 캐러멜에 볶은 아몬드가 젤 좋았다. 마켓을 벗어나 뒷골목에 들어서자 사랑을 나누던 연인들이 우릴 의식한다. 생각해 보니 모두가 짧은 낮을 싫어하는 건 아닐 수 있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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