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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스카토 Dec 18. 2023

1217@Mairie du 15e


15구 축구 클럽 크리스마스 파티가 15 구청 타운홀에서 열렸다. 왜 축구클럽 파티를 축구장이 아닌, 구청에서ㆍ 하는 거냐며 둘째는 가는 내내 투덜거렸지만, 난 15 구청 홀이 궁금해서 가는 거였다. 파리의 한 지인이 프랑스 구청 홀에서 결혼을 했는데 참석한 사람들이 결혼식에 집중 못하고 주변을 둘러볼 정도로 화려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베르사유궁 거울의 방 보급 버전인가 싶었는데 15구 타운홀은 그 정도는 아녔다. 하지만 파리는 살아있는 거대한 박물관이자 곳곳이 숨어있는 보물이라는 평가에 걸맞은 시간의 때 묻음과 인테리어의 화려함을 갖춘 공간이었다. 무엇보다 파리의 많은 건축물이 그러하듯, 채광을 신경 쓴 게 인상적이었다. 구청의 평범한 건물이 이 정도라는 게 놀라운 건데, 정작 축구 클럽의 파티는 이 유서 깊은 공간을 실내 축구장처럼 활용하고 있었다. 프랑스의 축제답게 무질서했고, 각자 알아서 삼삼오오 즐기는 분위기라 늘 그렇듯 뻘쭘했다. 심심해서 커피나 마셔야겠다고 줄을 섰는데, 커피 받는데만 20분 넘게 걸린, 아주 프랑스 스러운 파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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