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두 번 갔다. 갈 때마다 도심에서 살짝 벗어난 Alfavito 호텔에 묵었다. 고풍스럽고 클래식한 느낌이 웨스 앤더슨 감독의 그랜드부다페스트 호텔을 연상시켰는데, 지난 12월다시찾았을 땐 도시 전체가 전기가 부족해 어둡고 서늘한 풍경이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을 떠올리게 했다. 작년 마지막날, 키이우의 내 아지트 같던 이곳이 폭격을 당했다. 난 며칠 일찍 그곳을 떠나 화를 면했지만 조식 먹으며 인사하던 일본 언론인은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큰 피해를 운 좋게 피한 내 행운에 감사하면서도 동시에 아침마다 반갑게 웃어주던 호텔 직원들을 생각하니 막막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