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겨울을 버티기가 만만치 않으니 비타민D를 준비하라'는 충고를 처음 와서 들었을 땐 한 귀로 흘렸다. 이래 봬도 장마가 있는 나라에서 온 사람인데. 첫겨울을 보내고 반성하며 다시 그 충고를 떠올렸다. 해도 짧고 비도 잦고 날도 을씨년스러운데 습하다 보니 뼈를 파고드는 특유의 불쾌한 추위가 견디기 힘들었다. 올 겨울이 시작될 때 동료가 작은 화분을 줬다. 본인만의 겨울나기 방법이라며. 쪽파인가 싶어 갖고 왔더니 애들은 아빠가 무를 갖고 왔다고 깍두기 만들어 먹자고 했다. 정체는 하이신스였다. 물을 먹고 금세 꽃을 피웠다. 오늘 잠시 구름 사이로 해가 비쳤다. 소중한 태양 에너지를 맞으며 나도 하이신스도 함께 광합성을 했다. 5분 뒤 해는 사라지고 곧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