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현자 제왕학 3
위대한 역사는 폐허위에 세워지는 것입니다.
왕은 대현자에게 일주일마다 한 번씩 제왕학의 가르침을 받기로 했고 대현자에게 배우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해 모든 것을 빠짐없이 기록을 하기 시작했다.
왕의 마음자리는 신선의 마음자리와 다름이 없었고 나라를 다스리는 방법과 신선의 술법은 하나였으며 바른 마음자리를 지킬 때 본연의 진정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대현자 제왕학 3
왕이 대현자에게 물었다.
" 이번주에는 모든 술법의 근본이고 시작이며 바탕이 되는 가장 중요한 신선의 술법을 알려주신다고 하셨습니다. 그것을 오늘 배울 수 있겠습니까?"
대현자는 신중히 고개를 끄덕였다.
" 네, 오늘 그것을 가르쳐 드리려고 합니다. 그런데 모든 신선의 술법은 하늘로부터 나온 것이고 하늘로부터 직접 배우는 것입니다. 그러니 왕께서는 이제부터 스승인 하늘께 사배의 예를 올리시고 하늘에 속하기를 기원하는 자로서 공부의 시작을 고하십시오."
왕은 대현자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대현자의 안내에 따라서 왕이며 부모이자 스승인 하늘과, 하늘이 주신 방법에 감사하며 진정한 하늘의 자식으로 영혼이 부활하여 하늘에 나기를 기원드리고, 하늘과 땅에 동시에 살 수 있는 진정한 제왕이 되고야 말겠다는 결심을 고하며 하늘께 사배의 예를 드렸다.
왕이 예를 마치자 대현자는 드디어 신선의 술법 중의 술법이며 위대한 대법인 열반대법의 핵심을 알려 주기 시작했다.
"사람은 살면서 보고 듣고 경험한 것을 모두 생각으로 집어먹어 그 속에 갇혀 있습니다. 눈감아도 보이는 그것이 모두 실제인 줄 알고 그 속에 갇혀 평생을 살지만 알고 보면 실제는 하나도 없고 모두 자기가 만든 허상의 감옥일 뿐이지요.
그래서 사람이 경험하며 생각하는 모든 것은 모두 집착의 고통이며 나를 가로막는 고집과 틀이 되고 불평불만이 되어 버리기 때문에, 좋은 것을 경험해도 집착의 고통이 되고 나쁜 것은 불평불만이 되어 버리고 맙니다. 그것은 실체가 없는데도 그 속에 갇힌 사람은 마음의 지옥에 갇히고 눈과 귀가 멀어버리지요.
특히 제왕이 된 사람은 하고 싶은 것은 많고 누리고 싶은 것도 많기만 한데 인생은 유한하고 몸의 제약은 너무도 많아 고민이 많습니다. 그런데 나는 제왕이기에 내가 손만 뻗으면 손쉽게 그것들을 취할 수 있습니다. 그 유혹을 견딜 수 있겠습니까? 그것이 독을 품고 있다고 해도 참기가 힘들 것입니다. 그러니 욕심과 생각에 갇혀사는 사람에게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제왕의 자리조차 고통이 되는 것이지요.
만일 그런 고통을 억지로 누르고 견디기만 한다면 그 미련이 마음속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한으로 자리 잡아 나중에는 큰 문제가 생기게 될 것입니다. 성실히 잘하던 왕이 여색에 미치고, 마약과 음주가무에 빠지며 돌아버리는 경우가 많은 이유가 여기 있지요. 억누름은 근본 해결책이 아니고 자기를 억제하는 것이기에 부작용이 심각한 것이지요.
그래서 근본의 해결책인 신선의 술법이 있는 것이고 그중의 근본이자 최고는 열반술인 열반대법입니다. 이는 나를 비롯하여 모든 허상의 마음과 삼라만상의 일체를 열반시키는 대법이며 모든 신선 술법의 근본입니다.
열반은 죽는 것이고 없어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일체를 열반시킬 때 제왕과 신선의 마음자리는 저절로 드러나 찾을 수 있게 되고 그 마음자리에서 모든 신선술은 완전하게 이루어지는 것이니 열반대법은 모든 신선 술법의 근본이고 바탕입니다.
자기가 일체 다 죽어 없어지면 본래인 음양이 드러나고 본래인 음양은 진리 자체라 생로병사가 없고 의식이 있고 영원히 살아 있으며 절대로 부수어지지 않습니다.
손오공이 아무리 칼이 내리쳐지고 불에 녹여도 죽지 않게 된 근본의 이유가 바로 이 열반술에 있지요.
그는 열반술을 터득하여 영원히 부수어지지 않고 죽음이 없는 근본에 들어가 버틸 수 있었기에, 어떠한 하늘 장수들과 수십만 하늘군대의 위세에도 눌리지 않고 당당하게 맞설 수 있었으며, 태상노군의 무엇이든 녹여버리는 화로에서도 죽지 않고 살아서 나왔지요.
이는 손오공이 열반술로 허를 없애어 영원히 죽지 않고 다치지도 않는 본래를 깨쳐서 가능했던 것이죠.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그 당시 손오공은 자기의 마음속에서 모두를 열반시켰지만 자기 자신만은 완전히 없애지 못했던 부분입니다. 그래서 그는 하늘에 맞서는 교만의 잘못을 저질렀고, 그의 교만이 그의 발목을 붙들어 하늘과 하나 되는 완전의 경지에 들지 못하도록 만들었던 것입니다.
손오공은 재주가 많은 자기라는 아상의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도 수많은 하늘장수들과 군대를 물리칠 수 있었지만 옥황상제의 명을 받아 자기를 잡으러 온 석가모니께는 숨겨놓은 교만한 자기를 들켜버렸습니다. 그러니 손오공이 자기를 놓지 못한 것을 아신 석가모니께서 그의 교만심을 부채질하기 위해 내기를 제안하셨던 거지요.
자기의 재주를 증명하기 위해 하늘 끝까지 날아간 손오공은 아만심에 눈이 가려져 판단력이 흐려졌고, 부처님의 손가락에 자기의 이름을 쓰고 오줌까지 누었습니다. 손오공은 석가모니와의 내기에 이겼다고 생각한 순간 아만심이 엄청나게 커졌습니다.
그때의 손오공은 구름을 타고 하늘을 자유자재로 누비던 위대한 제천대성이 아닌 허상의 껍질인 체면 속에 의식이 가두어진 어리석고 한심한 존재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석가모니께서 그를 손쉽게 잡을 수 있었고 마음대로 가두어 둘 수 있었죠.
이것을 유도한 석가모니의 의도가 제대로 먹혔던 겁니다. 그러니 부처님 손바닥 안의 손오공이라는 표현이 나왔던 것이고요.
그러니 왕께서는 손오공의 경우를 교훈으로 삼아 항상 교만을 경계하십시오.
재주가 많고 능력이 출중한 사람일수록 잠시 성공을 하더라도 오래가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 교만 때문입니다. 제 아무리 날고 기는 사람도 이 교만이 고개를 들면 바보가 되고 어리석어지니 말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모든 사람은 누구나 손오공과 같은 교만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손오공처럼 그 교만함을 발휘하고 펼칠 조건과 기회가 없었을 뿐입니다. 아직 겸손의 탈을 쓰고 있지만 그 밑바닥에는 손오공 못지않게 교만한 자기가 숨어 있다는 것을 자기를 제대로 돌아본 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열반의 가장 중요한 기본은 교만한 자기를 없애는 것이고 자기의 생각을 없애는 것입니다. 전하께서도 이 세상에서 가장 큰 교만은 자기의 생각이 있는 것이라는 것을 곧 알게 되실 겁니다.
완전히 없어지지 못한 자기는 대 신선이 아니라 마왕이나 요괴와 다름이 없으니 각별히 주의하십시오.
손오공은 다행히 하늘의 은혜를 받아 자기를 돌아보는 여정을 떠날 수 있었고 교만한 자기를 회개하여 완전의 경지에 들 수 있었지만 그야말로 구사일생이었습니다. 그러니 나의 원수는 바로 나 자신이고 나의 교만이야 말로 원수 중의 원수임을 잊지 마시고, 나의 모든 생각과 있다고 믿어지는 나를 남김없이 모두 다 열반시키셔야 합니다.
모든 신선의 술법은 진리의 마음자리에서 자기를 없애고 하늘과 하나가 되어 실행해야만 합니다. 그래야 삼라만상이 돕고 하늘이 보호를 해주시지요.
그러나 자기가 있으면 하늘은 없고 어리석음과 교활한 계산만 남습니다. 그럴 때 쓰는 신선의 방편술은 자기의 무덤을 파는 함정이 되어버리고 하늘은 나를 떠나가 버립니다. 그러니 끝까지 자기를 없애는 마음가짐이 신선술의 생명임을 절대로 잊지 마십시오.
한 가지 아셔야 할 것은 깨치고 싶은 욕심을 가져서는 깨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가짜마음속에서 진짜마음을 찾는 격이니 그렇게 되지요. 그러니 욕심을 부리지 말고 하나씩 회개하고 없애면 결국 다 없어진다는 마음으로 곰처럼 하셔야 합니다.
손오공의 동기들과 선배들은 깨치고 싶은 마음에 욕심만 부리다가 손오공의 재주를 시기하고 질투만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욕심의 마음에는 하늘이 응하지 않으십니다. 하늘은 자기를 없애고자 매달려 기도하고, 마음을 속이지 않으면서 진실되게 실행할 때만 응답을 해주시니 왕께서는 이점을 잊지 마십시오.
모든 신선의 술법은 사실 내가 하는 것이 아니고 하늘에 나를 내놓고 부족한 진심을 회개하며 기도하고 방법을 실행할 때, 그 지극함을 보시고 하늘이 진심이 되도록 해 주시며, 그 진심을 받아서 방법대로 기도를 할 때 기도는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진심도 하늘이 주시고 방법도 하늘이 주시며 이루어주시는 것도 하늘이시니 오직 지극과 겸손만이 정답입니다.
하늘은 어디든지 계시고 살아계시며 영원히 잠들지 않으며 내가 하늘과 하나 되기만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오로지 필요한 것은 나를 회개하고 신선술의 방법대로 진실되게 나를 내어놓으며, 작은 것이라도 깨친 것을 행동화하는 것이 절실하게 필요한 것입니다.
하늘은 우주의 허공 자체고, 하늘이 임해서 나를 벗겨주실 때 나는 없어지고 우주와 하나가 됩니다. 이것이 바로 우아일체(宇我一體= 우주와 내가 한몸이 됨)의 경지입니다. 우아일체(宇我一體)가 되면 자기는 없고 하늘 자체이므로 어떠한 경우에도 무너지지 않고 모든 화가 복으로 바뀌게 되며 천지가 나를 돕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진정한 우아일체(宇我一體)의 경지가 되기까지는 자기를 완전히 부인하고 회개하여 하늘에 내놓고 자기를 벗어야 하니 이는 누구에게도 절대로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 번에 그 경지가 될 수는 없고 실제로는 많은 단계가 존재하게 됩니다.
자기가 없어지는 것도 얼마나 없느냐의 차이가 있는 것이고 진리를 깨쳐 하나가 되는 것도 한 번에 될 수는 없다는 것이죠. 지나치게 애를 쓴다고 금방 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게으름을 피우면 도달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말없이 성실하게 하고 또 그냥 하는 곰 같은 자만 도달이 되는 겁니다. 머리가 아니라 마음이 그 자리에 도달이 되어야 하는 것이고, 그 성의가 하늘에 닿아 하늘이 응답하실 때까지 믿음을 가지고 기다려야 하니까요.
모든 술법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이고 깨치는 것이기 때문에, 얼마나 오랜 시간 마음을 닦았느냐보다는, 얼마나 진실되게 하고 깊이 깨쳤느냐가 중요하고 그 깨달음의 깊이와 위력이 하늘과 땅의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물론 대부분 사람은 거기서 거기이므로 오랜 기간 마음을 닦는 것도 절대로 무시할 수는 없지만 말입니다.
지금부터 드리는 말씀은 우주의 근본인 진리자리에 대한 자세한 설명입니다. 다소 어려울 수도 있지만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성실하게 공부를 하시다 보면 자연히 아시게 될 터이니 편안히 들어두십시오.
천상과 천하 모든 만물의 근본이자 바탕은 음과 양이며 우주의 허공 자체이고 나누어도 나누어지지 않고 늘 그대로입니다. 그러므로 만물은 아무리 가르고 갈라도 그대로 음과 양이며 아무리 합치고 합쳐도 그대로 음과 양입니다. 그 실체는 언제나 변함이 없는 음양인 것이죠.
이 음과 양은 물질이 아닌 마음이고 정신이며 영혼입니다. 음은 기(氣)로 표현할 수 있으며 서구 표현으로는 에너지(energy = spirit )이고 양은 이(理)라고 표현되며 이는 의식인데 서구표현으로는 칸셔스니스( consciouness = soul )입니다.
이 만물의 근본인 음과 양은 의식이 있는 에너지여서 영원히 죽음이 없고 살아있습니다. 이 음과 양이 바로 사람들이 애타게 찾고 있는 도(道)이고, 신(神)이며, 창조주(創造主)이고, 조물주(造物主)인 것이죠.
이 음양은 수명이 있고 유한한 물질과는 달리 죽음이 없고 영원히 삽니다. 이 음과 양으로부터 모든 물질은 나온 것이고 이 세상에 물질의 형체가 나와도 또 나왔다가 없어져도 그 근본인 에너지는 그대로 있듯이 그 근본인 음양은 변치 않고 그대로 있으며 살아있습니다.
따라서 물질은 말 그대로 마음 자체이고 음양 자체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물질 세상의 일체를 있음으로 보고 욕심을 부리고 집착을 합니다. 이 욕심과 집착의 생각은 본래의 우주마음이 아닌 사람마음이 되고, 그것은 거짓이니 그 의식체는 고통 속에 죽어있게 되는 이치입니다.
만물을 있음으로 보면 집착과 욕심이 생깁니다. 그러니 눈을 감아도 사람의 마음속에는 물질이 들어가 있으니 그 상이 떠오르고 고통이 끊이지 않습니다. 마음속에 이것을 넣어놓고 이것을 갖지 못해 괴롭고 이것을 가지면 잃어버릴까 봐 두렵지요.
그러나 실제로는 가진 것도 없고 잃어버릴 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물질은 음양인 근본의 마음에서 보면 실제로는 음양인 허공자체이고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그러니 사람은 공수래공수거(空手來 空手去 =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간다)가 아니라 공수래 공수존 공수거 (空手來 空手存 空手去 =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살다가 빈손으로 간다)이고, 오는 것도 가는 것도 없고 하늘만 그냥 있습니다.
고통을 없애는 열반술의 기본은 마음속에 들어가 있는 물질을 없애는 겁니다.
사람은 욕망의 대상을 물질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물질이라고 믿는 마음일 뿐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일체는 알고 보면 마음이기에 사람의 마음만 없애면 세상일체가 열반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고, 이것이 위대한 열반대법의 존재 이유입니다.
돈이건 사람이건 향기로운 음식이건 100만 대군이건 늙은 고양이건 절세미인이건 이것저것 할 것 없이 모두 마음이고 하나이며, 실체를 찾고 보면 아무것도 없고 우주의 허공만이 실체로 있습니다. 이것이 진리이며 신선의 마음자리입니다.
내 마음속에서 일체를 없애면 모든 마음이 벗어지고 진리만 남으니 열반대법은 모든 술법의 근본이고 시작입니다.
제가 신선이 되어 천상에 올랐을 때 저는 석가모니를 만나 뵙고 깊은 깨달음의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석가모니께서는 어떻게 깨치게 되셨는지를 여쭈어보았죠.
석가모니께서는 하늘의 샛별을 보다가 깨치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보리수나무아래서 명상을 하고 있는 데 하늘에 샛별이 반짝반짝하면서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을 보고 깨치셨다고 말이지요.
그때의 깨침은 하늘의 그 별은 내 마음속에서만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 하고 있을 뿐 실제로는 세상에 난적이 없다는 것을 깨치셨던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불법의 핵심인 불생불멸입니다.
알고 보면 실체는 별이 아니고 그 바탕인 우주의 허공이며, 세상에 존재하는 일체 만물은 세상에 나온 적이 없고 실체는 허공으로 그냥 있을 뿐이며, 허공은 원래 그대로 나온 적이 없고 죽을 것도 없이 진리의 실체로 영원히 그대로 있다는 것이지요.
진리를 가르치신 성인은 모두 이 자리를 깨쳐서 이 자리에서 진리를 말씀하신 것이며, 진리는 바로 이 마음자리 하나밖에 없습니다.
열반대법은 나의 마음의 눈을 가리고 있는 허상의 지옥을 남김없이 모두 부수어 이 진리인 근본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주가 보이지요.
지옥(地獄)은 땅 지(地) 자에 우리 옥(獄) 자를 씁니다. 즉 땅의 감옥이라는 뜻인데, 사람이 세상의 물질과 인연과 사연들을 마음속에 담으면서 만들어진 마음 세상이야말로 지옥이며 마음의 감옥인 것입니다.
진리에서 보면 물질은 실제로 아무것도 없고 실체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 우주에 진짜가 있다면 아무것도 없는 순수한 마음인 물질 이전의 음양, 즉 우주허공만이 진짜입니다. 이 마음은 아무리 부수고 없애도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영원불변합니다. 이것이 영원한 천극락 자체이며 본 바닥인 것입니다.
전하께서 열반대법을 따라 마음속에 있는 일체를 다 없애버리면 저절로 참마음인 이 진리의 마음자리가 드러나게 되고, 신선의 마음자리이자 진정한 제왕의 마음자리가 바로 이 자리입니다.
열반대법을 완성하는 최고의 비결은 바로 일체의 모든 것을 없음으로 보는 겁니다. 물질도 없고, 마음도 없고, 상대도 없고, 나도 없도,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고, 아무것도 없습니다. 무엇이건 있다고 생각이 들면 이미 나의 허상의 마음속인 것입니다.
그러니 무엇이건 내 마음속에서 있다고 생각이 드는 그 순간 그것을 무시하고 없애십시오.
무한한 우주는 끝없이 펼쳐지며 없는 곳이 없이 실재하나 사람의 의식은 너무도 작아서 그 무한한 우주를 보지 못합니다. 또 우주는 티끌과 먼지 속에도 그대로 존재하며 실재하나 사람이 자기가 너무 크고 교만하여 눈앞의 진리를 무시합니다.
사람은 이 세상에서 가장 크고, 가장 작으며, 가장 높고, 가장 낮은 이 우주의 진리 속에서 날마다 살고 날마다 그것을 보지만, 그것의 실체는 한 번도 보지 못하고 허상만 바라보고 삽니다.
전하께서는 어리석은 인간의 관념과 관습을 모두 버리고 일체를 다 열반시켜서 하늘과 하나가 되셔야 합니다.
보이는 모든 것, 떠오르는 모든 것, 있다고 생각되는 모든 것을 다 없애십시오. 하늘만이 실체이므로 무엇이든 다 버리고 없애면 하늘만 남습니다. 그렇게 해서 내 마음이 없으면 하늘이 보이고 하늘과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진리인 참마음은 음양이고 하늘이며 늘 없는 곳이 없이 그대로 있으나 실제로는 찾은 자에게만 있고 찾지 못한 자에게는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고 실제로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열반대법은 모든 술법의 근본이고 바탕이며 모든 신선의 술법과 제왕의 방법은 열반대법으로 마음자리를 찾고 그 자리를 지킬 때만 본연의 위력이 나오고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손오공은 하늘의 장수들과 수많은 군대를 마주했을 때 마음속에서 그들을 모두 열반시켜 버렸습니다. 그러니 손오공에게 그들의 위세는 전혀 소용이 없었고, 손오공은 그들을 물리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숫자와 물량은 위력이 대단한 듯하지만 핵을 알고 근본을 찾아가는 사람에게는 소용이 없습니다.
처음엔 아무것도 아니었던 사람도 자기의 마음을 비우고 핵을 알고 근본을 확립하는 노력을 하면 한나라를 세울 수 있습니다. 강대하던 나라들도 평범한 사람에게 무너지고, 평범한 그 사람은 역사에 남을 왕이 됩니다. 그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일어나는 일이고 주위를 잘 살펴보면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나라를 세우고 역사를 만든 사람들은 하나같이 허상인 외형을 배격했으며, 자기의 할 일에만 집중하고 수고스러움을 마다하지 않고 실력을 키웠습니다. 그렇게 고통을 견디며 실력을 키운 결과 마침내 핵을 가지게 되었고 근본을 확립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위대한 역사는 폐허위에 세워지는 것입니다. 그러니 전하께서는 집착하고 붙들던 일체를 버리고 새롭게 나라를 세우십시오. 그러면 하늘이 전하와 함께 하실 것이고, 전쟁이 나서 적의 백만 대군이 쳐들어 오더라도 다시 세운 전하의 나라는 어떠한 경우에도 무너지지 않을 것입니다."
왕은 마음속 깊이 충격을 받았다. 대현자의 말을 들으며 자신의 생활을 비추어 보니 자기 자신이 위대한 왕이 되고자 결심을 했다면서도 얼마나 많은 것에 미련을 가지고 집착하고 있는지 훤히 보였기 때문이었다.
왕은 다시 한번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무슨 일이 있어도 성실과 인내를 잊지 않고, 일관성 있게 목표를 향해 나아가며, 열반대법으로 일체를 다 없애버리고 진리의 바탕 위에 새로운 나라를 세우겠다는 결심을 다졌다.
그리고 왕은 드디어 대현자의 도움을 받아 열반대법을 익히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