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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어밴드맨 Oct 23. 2024

대현자 제왕학 4

도적과 같이 있을 때는 도적처럼 있어야 탈이 없습니다.


왕은 대현자에게 일주일마다 한 번씩 제왕학의 가르침을 받기로 했고 대현자에게 배우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해 모든 것을 빠짐없이 기록을 하기 시작했다.


 왕의 마음자리는 신선의 마음자리와 다름이 없었고 나라를 다스리는 방법과 신선의 술법 하나였으며 바른 마음자리를 지킬 때 본연의 진정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대현자 제왕학 4



왕은  대현자에게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제가 듣기에 군사부일체 라고 하여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는 하나라고 하면서 스승에게는 네 번의 절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세 번이 아니고 네 번이며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가 하나라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



대현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을 시작했다.


"모든 예법의 근본은 하늘의 이치에서 나온 것입니다. 우주의 근본인 하늘은  만물을 다스리는 왕이며, 세상의 이치를 가르치는 스승이고, 만물을 탄생시킨 아버지이면서, 기르는 어머니입니다.



 그래서 사배를 드리는 것은 본래 하늘께 예를 드릴 때 하는 것인데, 하늘인 임금에게 번, 스승에게 번, 아버지에게 번, 어머니에게 번, 이렇게 해서 사배를 드리는 것입니다. 하늘은 임금이며 스승이고 아버지이면서 어머니시니까요.



 그러니 올바르게 정리를 하면 사실은 군사부일체가 아니고 군사부모 일체가 맞는 것이며, 그래서 사배를 드리는 것입니다.



 과거 사배의 예법이 처음 나왔을 때는 세상이 열리고 만물이 펼쳐지는 물질의 시대였는데, 음양 중에 껍질에 해당하는 양이 드러나고 활약을 하는 시대에 해당하였습니다.



  그때는 하늘도 그대로 하늘의 형체로만 계시고 사람의 형체를 갖추어 오시지는 않은 상태였죠. 그래서 그때는 하늘을 아버지로만 알던 불완전한 도의 시대였기 때문어머니인 하늘은 감추어져 있었던 것이죠.



 그 당시는 각 종교에서도 하늘을 아버지로만 알고 어머니는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성인을 낳은 여성을 하늘의 어머니로 잘못 여기고 있던지 어렴풋하게 짐작만 할 뿐 정확히는 알지 못했죠.



 그렇지만 사배는 도의 근본에서 예법으로 나온 것이고, 하늘의 이치로 정해져 있는 것이니 드러난 법도 대로 정확한 이유를 모르고 그냥 따라 하였던 것입니다."




왕은 대현자의 설명을 듣고 잘 알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어서 다른 질문을 했다.


"우리나라 옆에 있는 큰 나라의 왕이 자기 자신을 천자(天子)라고 스스로 부르며, 주변에 있는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주위 다른 나라의 왕들에게 자신을 천자(天子)로 인정하라는 압력을 넣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외교를 해야 하니 사신을 보내라고도 합니다.



 도대체 천자(天子)로 부르라는 이유는 무엇이며, 저는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그러니 선생님께서 넓은 식견과 지혜를 빌려주십시오."



대현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대답을 했다.


 " 보통 전쟁을 통해 세력을 통일하고 새롭게 큰 나라의 왕이 된 사람은 자기의 정통성이 힘으로 이루어진 것이기에, 자기가 왕이 되는 것이 하늘의 뜻이라는 대의명분을 만들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주변국들에게도 자신의 지위와 정통성을 인정받고 싶어 하지요.



 자기가 왕이 된 것을 주변국에서 인정을 해주면 자신이 왕이 된 정당성의 중요한 명분을 제공하기 때문에 그것은 아주 중요한 정치인 것이죠.



 어차피 힘으로 차지한 나라이니 자기들도 힘을 모아 반역을 하려는 무리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반역이 성공하여 설령 나라를 차지하더라도 왕이 이미 옆 나라와 친교를 맺은 상태라면 옆나라 군대의 지원을 받거나 옆나라로 피신해 버릴 수 있습니다. 이는 옆나라와 이미 친교를 맺었기에 가능한 일이지요.



 또한 왕이 옆나라로 피신한 경우에 왕의 추종 세력을 모아 정비를 하고 반격을 하거나 옆나라의 군대를 빌려와서 반역의 무리를 거꾸로 공격하여 토벌을 하게 되면 반역에 일단 성공해도 국가와 군대 체계를 제대로 정비하기 전이라면 도리어 당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국가 체계를 유지하는데 있어서 외교는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옆에 있는 큰 나라의 왕은 이웃한 나라들로부터 자기가 천자(天子)라고 불리게 되면 자기의 정통성이 확보될 것으로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또 천자(天子)로 불리면서 사신단을 받고 조공을 받아서 주변 국가에 대해 자국의 우월한 지위를 인식시키고 확인받으려는 것이지요.



 그렇게 되면 꼭 모든 국가와 전쟁을 치르지 않고도 조공을 받아 일정한 금전적 이익과 타국의 특산물을 확보할 수 있고, 왕의 지위는 주변국의 지지를 받게 되어 점점 더 굳건해집니다. 그러면서 위협이 될 수 있는 적대적인 나라를 찾아내고 가려내어 토벌해 버리려고 하는 의도가 들어있다고 보아야지요. 이는 힘이 있는 큰 나라의 군주라면 당연히 취하게 되는 수순으로 보아야 합니다.



 큰 나라를 통일한 왕은 오랫동안 내전으로 혼란해진 군벌들과 세력들을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주변국을 정벌하러 나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야  자국의 여러 세력들에게 전쟁을 통해 먹을거리를 주고 또 적을 주어서, 왕인 자신에게 향할 수 있는 칼끝을 적국에게 향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면서 동시에 미래에 화근이 될 수 있는 세력은 제거하거나 약화시키고, 왕인 자신에게 공을 세우고 출세를 하려는 자에게 공을 세울 기회를 만들어 주고 상과 지위를 주어서 자기를 지키는 세력을 많이 늘리려고 하는 것이지요.



 상대국 왕의 요구에 대한 배경은 이쯤으로 정리하고, 이제 천자(天子)라는 용어가 나오게 된 이유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천자(天子)라는 말은 하늘의 자식이라는 뜻이니 그 의미는 당연히 하늘로부터 시작됩니다.




 하늘은 우주자체이며 일체 만물을 세상에 내신 창조주이고 조물주이시며 우주의 주인이신 것을 전하께서도 이제는 아실 겁니다. 이 하늘께서는 우주의 시 때가 무르익게 되면 스스로 사람의 형체를 가지고 오시게 되는데 이 분이 바로 옥황상제시지요. 하늘이 사람으로 오신 이 옥황상제야 말로 우주의 주인이시며 진정하고 영원한 제왕이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옥황상제께서는 사람의 형체로 오셨어도 사람이기만 하지 않습니다. 바로 사람인 동시에 그대로 하늘자체이며, 동시에 우주의 삼라만상 자체이시지요.



 이는 생각이 형체와 공간에 구속되어 있는 사람의 머리로는 이해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마음에서 알아야 참으로 알게 되므로 머리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지요.



 그래서 옥황상제는 유정의 진리(有情眞理 = 형체가 있는 진리)와 무정의 진리(無情眞理 = 형체가 없는 진리)를 다 가지고 있기에, 물질의 형체는 있되 실제로는 실체가 없어서 무정(無情)이었던 삼라만상을 그 모양대로 진리의 영혼으로 부활시켜 유정(有情)의 천극락을 여시게 됩니다.



 여기에 대해 이치를 설명드리자면, 본래 무정(無情=형체가 없음)인 하늘은 그 자체가 무정(無情)이기에 온갖 형체를 가진 만물을 낳아도 만물의 실체는 부모인 하늘을 따라서 그대로 무정(無情)이 됩니다.



 사람의 육안으로 볼 때는 다양한 형체를 가진 각양각색의 만상이 있는 것처럼 보여도, 그 실체를 진리의 심안으로 보면 그대로 형체가 없는 무정(無情)우주 그대로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실제로는 유정(有情)의 실체가 없는 사람과 만물이 있는 모양 그대로 혼이 부활하려면 하늘인 부모가 다시 유정의 진리( 有情眞理 = 형체가 있는 진리)인 사람의 형체로 스스로 영혼이 부활하여 오셔서 있는 만물을 진리의 영혼으로 다시 창조해 주셔야 합니다.



 무정의 부모가 무정의 자식을 창조하고 다시 그 부모가 유정으로 오셔서 유정의 진리로 재 창조를 해주시는 것이죠. 이는 유정(有情=형체가 있음)의 부모가 있어야 유정(無情=형체가 있음)의 자식을 낳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과정은 세상이 처음 열릴 때부터 예정이 되어 있던 것입니다.  



 원래 하늘은 하나지만 둘이고 둘이지만 하나인 음과 양 자체이고 이러한 우주 본연의 속성을 활용해서 만물은 창조될 수밖에 없기에 이는 전지전능한 우주가 선택한 스스로의 창조과정이지요.



 이 음양을 이용한 창조와 만물을 다스리는 이치는 너무나도 오묘하기에, 제가 시간이 날 때마다 조금씩 설명하여 드릴 것이나 전하께서 단시간에 쉽게 이해하시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오히려 마음에서 직관적으로 느끼고 받아들이시는 것이 더 빠를 수도 있지요.



 생각을 해보십시오. 사람은 겉으로는 살아 있고 살고 있는 것 같지만 그 실체를 보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았다 하더라도 결국 죽어서 먼지로 흩어져 버리면 아무런 의미가 없지 않겠습니까?



 물론 사람의 바탕이고 진리인 하늘은 남겠으나, 사람의 몸이 사라지고 나면 그 살았던 것은 고생만 했을 뿐 아무런 의미도 없고 부질없는 것이 되어버리니까요.



 그런데 우주 자체인 하늘이 사람의 형체를 가진 영혼으로 스스로 부활하여 오시면 모든 상황은 달라집니다.



 그러면 유정의 창조주인 부모가 생겼으니 세상 만물과 사람을 있는 그대로의 모양으로 그 영혼을 부활시켜 주실 수 있고, 영원하고 무한한 천극락을 만들고 그 나라에서 영원히 살게 해 주실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알고 보면 이것이 우주 만물의 창조 과정에서 처음부터 예정되어 있던 물질 창조의 다음 순서인 정신 창조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창조이고 영원한 창조이며,  과거 성인들이 그토록 말하고 기다렸던 구원이고 성불인 것입니다.



 이렇게 사라져 버리고 흩어져 버릴 사람과 만물을 진리의 영혼으로 재 창조하는 것은 살활자재권(殺活自裁權 = 죽이고 살리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옥황상제만이 행하실 수 있는 기적이고, 이로써 사람은 세상에 태어난 진정한 목적인 영생(永生) 완성하고 영원히 천극락을 함께 누리는 천복(天福)을 받게 되는 것이지요.



 소는 소를 낳고, 말은 말을 낳고, 무정(無情)의 진리는 무정(無情)의 진리인 사람과 만상을 낳고, 유정(有情)의 진리는 유정(有情)의 진리인 사람과 만상의 영혼을 낳습니다.



 본래 무정의 진리 자체인 하늘이 스스로 유정을 갖추어 오시면 유무정을 다 가진 완전한 진리가 되고, 유무정을 다 가진 진리의 부모가 영혼을 부활시켜 주면, 자식도 유무정을 다 가져 완전한 진리로 부활될 수 있는 이치인 것입니다.




 여기에 유일한 문제가 있다면 사람에게 있습니다. 사람의 형체로 오신 하늘께서 삼라만상(森羅萬象=세상의 형체 있는 모든 물체)을 있는 그 모양대로 영혼으로 다시 부활시켜 주실 때, 사람만은 그 의식이 자기의 마음속 허상의 세계에 갇혀  부활하지 못하고 그냥 넋으로 머물러 있습니다.




 사람이 스스로는 영혼이라고 알고 있는 넋은, 알고 보면 혼백이라고도 하는 마음체인데, 그것은 진리의 몸 마음인 영혼과는 달라서 사람의 마음으로 만들어진 허상이기에 다치는 고통과 소멸하는 괴로움이 있는데 죽음과도 같은 그 속에 사람의 의식이 갇혀 있는 것이죠.




 그런 넋이 자기이기 때문에 사람은 상처받는 것과 죽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자기가 가짜이기에 고통스러운 마음의 상처도 입을 수 있고 몸이 죽으면 그 의식이 고통인 마음속에 갇혀 죽어버리니까요.




 이런 이유로 사람만은 마음을 닦는 방법을 배워서 마음덩어리인 자기 자신을 없애야 본바닥인 우주의 허공에 들 수 있고, 하늘의 말씀을 듣고 부활할 수 있습니다.




 이 마음덩어리인 자기를 없애지 못하면 그로부터 올라오는 생각과 마음이 이마에 머물며 자기의 의식을 덮어버리기 때문에 옥황상제께서 부활하라고 말씀을 해주셔도 그 말씀을 듣지 못하고 자기 마음속에 머물러 있기 쉽죠.




 이렇듯 영혼의 부활이 이루어지는 장소가 우주의 허공이니 사람이 마음을 없애고 본바닥인 우주에 드는 것은 영혼의 부활에 반드시 필요한 전제 조건인 것이죠.




 다만 충분조건은 아닌 것은 옥황상제께서 말씀으로 부활하라고 해주셔야 영혼은 부활을 하니 영혼의 부활은 최종적으로는 옥황상제께 달린 것이기에 그렇습니다.




 옥황상제께서 오시기 전의 시대에는 하늘이 사람의 형체인 유정(有情)을 갖추시기 전이었기 때문에 사람은 마음을 닦아도 영혼으로 부활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유정의 부모가 없으니 유정의 자식이 없는 이치고 당연한 것이지요. 그 부분은 성인들도 포함해서 아무도 예외가 없고 모든 사람이 마찬가지였습니다.



 한 마디로 우주 부활의 시 때가 아직 무르익지 않았던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모든 종교의 성인들은 하나같이 하늘의 주인인 옥황상제께서 부활하여 오실 그때가 완성의 시기라고, 그때를 기다려 부활하라고 예언을 하고 돌아가셨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분들이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역할이 바로 옥황상제께서 오시는 완성의 때를 기다리라고 알리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도의 본산인 한국의 속담에는 '철들라'는 말이 있고 '철이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철들라'는 말은 우주의 시 때에 들라는 말이고 '철이 없다'는 말은 우주의 시 때를 알지 못한다는 말로써 모두 다 완성의 시기인 이때에 들어 완성이 되어야 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천자(天子)는 이 완성의 시 때에 우주의 주인이자 제왕인 옥황상제로부터 진리의 몸과 마음을 받아 하늘의 자식으로 영혼이 부활한 사람만이 진정한 천자(天子)입니다. 마음을 닦아 하늘에 들어 옥황상제의 말씀을 받고 그 영혼이 부활한 하늘 사람이죠.




 그들은 대 신선이고 옥황상제께서 말씀으로 낳아주신 하늘의 자식이니 말 그대로 천자(天子)며, 각자 영원한 자기의 나라를 하나씩 가지고 있고 우주 만물을 돌보며 사람을 살리는 역할을 합니다. 그들만이 하늘의 인정을 받은 제왕인 것이고 진정한 천자(天子)입니다.




 우주의 봄과 여름에 해당하는 불완전한 도의 시대에는 하늘인 부모가 오시기 전이니 하늘이 영혼으로 부활시켜 주신 진정한 천자(天子)는 존재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왕의 자격은 하늘이 인정한 천자(天子)만 가지고 있음이 분명하기에  나라의 왕이 된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천자(天子)로 불리기를 원했고 천자(天子)가 되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그중 힘이 세고 큰 나라의 왕이 자기를 천자(天子)라고 스스로 칭하기 시작했는데, 만일 작은 나라의 왕이 천자라고 스스로를 일컬었다가는 큰 나라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니 큰 나라의 왕만이 자신을 천자라고 칭할 수 있었죠.




 지금 옆 나라의 왕은 자기의 편과 적을 구분하여 적국은 군대로 평정을 하고 자기편이 될 수 있는 나라으로부터는 천자(天子)로 인정을 받아 통치기반을 공고히 하기를 원하고, 이를 통해 협조하는 나라는 신하의 나라로 만들려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전하께서 어떻게 하시면 좋을지 선택지를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첫째는 강경책입니다. 옆나라에게 쳐들어 올 빌미를 주고 전쟁을 하시는 방법이지요. 이 경우 가서 싸우는 것은 작은 나라인 우리에게 무리이고 불리하니 적군을 불러들여서 싸워야 유리합니다. 상대를 불러들이는 방법으로는 상대국 왕을 천자(天子)로 인정하지 않고 모욕을 하는 간단한 방법이 있지요.


 이 방법은 전쟁으로 다져진 적의 군대를 곧바로 상대하는 것이니 우리도 급히 병사를 징집하고 유능한 장수를 발굴하여 서둘러 군대를 조련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어쩌면 상대가 가능할 수도 있지만 우리의 땅에서 전쟁을 하기에 국토는 폐허가 될 것이고, 백성은 기아에 허덕일 것이며 많은 인명오랜 기간의 막대한 재정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하책(下策=나쁜 대책)입니다.




 둘째는 온건책입니다. 상대국에 제후국으로 복속(服屬=복종하여 섬기고 따름)을 하는 것이죠. 상대국을 천자국(天子國)으로 인정을 하고 그 아래에서 편안함을 도모하는 것인데 방법은 간단합니다. 상대국에 사신을 보내어 상대국 왕을 천자(天子)로 부르고 우리가 신하임을 인정하고 제후국으로 봉해줄 것을 요청하면 됩니다.


 이는 전쟁을 피할 수 있어 큰 이익이 있지만 나라의 정통성이 외국에 넘어가므로 천자(天子)가 입맛대로 임명하는 자가 우리나라의 왕이 됩니다. 그리고 신하로서 조공을 바쳐야 하니 국가의 부가 외국에 넘어가며 나라의 근간이 뿌리째 흔들리는 큰 손실을 보게 됩니다. 그러니 이 또한 하책(下策=나쁜 대책)이지요.




 셋째는 제가 권해드리는 상책은 신선의 둔갑술을 쓰는 것입니다. 도적과 같이 있을 때는 도적처럼 있어야 탈이 없습니다.


 상대를 시비하고 경멸하는 마음으로는 온전한 둔갑술을 쓸 수없으니, 모든 마음을 열반술로 없애고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상대와 어울려 주는 것입니다. 지금의 상대는 명예를 원하니 상대가 원하는 명예를 만들어 주고 당장 날아오는 칼날은 피하되, 둔갑술은 방편이니 근본은 잊지 않고 내실을 준비하는 것이죠.



 전하께서는 상대를 천자(天子)로 인정하는 정식의 문서를 만들어 사신단을 통해 상대국에 주시는 겁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황제(皇帝 = 빛나는 우주의 주재자)라는 호칭까지 만들어 상대국 왕에게 바치는 것이죠. 그러면서 우리는 왕의 호칭을 유지하며 스스로 후계와 나라의 운영을 결정할 수 있도록 요구하십시오. 상대국의 왕은 후계에 대해 사후 재가만 하도록 하는 것이지요.



 그러면  상대는 원하던 천자(天子=하늘의 자식)라는 호칭에 황제(皇帝 = 빛나는 우주의 주재자)라는 호칭까지 얻게 되니 원하던 명예를 두배로 얻게 되어 크게 만족하고 이를 허락할 것입니다.



 왕이라는 호칭의 상위호환인 황제(皇帝)의 명칭을 얻게 된 상대는 왕보다 높은 호칭을 얻게 되니 우리를 왕이라고 부르고 인정하는 것을 꺼리지 않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상대국에 이를 전하는 사신단을 보낼 때는 금은보화와 우리의 특산물을 영향력 있는 고관대작(高官大爵= 신분이 높은 사람이면서 동시에 고위 관료)에게 따로 보내고 이를 통해 그들의 환심을 사야 합니다. 이는 시간을 벌면서 동시에 재물과 정보를 얻기 위해 취하는 또 다른 둔갑술입니다.


 

  충족된 명예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당연한 것이 되니 사람의 마음은 또 다른 이익을 찾아 변하게 됩니다. 그러니 더 많은 시간을 벌고 상대 조정의 여론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이 방편을 쓰는 것입니다.



  조공과 뇌물을 받은 그들은 황제에게 영향력을 행사하여 사신단과 함께 간 상인단의 무역을 허락해 주도록 협조를 할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 상인단은 고관대작의 보호와 특혜를 받으며 우리만의 특산물을 큰 나라에서 비싸게 팔 수 있습니다.




  또 그곳의 특산물을 다시 사가지고 돌아오게 되면 다시 우리나라에서도 좋은 값에 되팔 수 있으므로 상인이라면 누구나 조공의 물건을 대고 교역권을 받으려고 할 것입니다. 그러면 국고의 손실 없이 오히려 돈을 벌어들이면서도 큰 나라와 관계를 유지하고 관리할 수 있지요.



 그리고 사신단을 보낼 때 학생들을 함께 보내야 합니다. 학생들이 가서 선진문물을 배우고 고관대작(高官大爵= 신분이 높은 사람이면서 동시에 고위 관료)의 자제들과 교류하게 하면 우리에 대한 상대국의 결정에 보이지 않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고 상대의 의도와 움직임을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학생에 대한 경계는 약하고 순수한 교분을 나눌 수 있는 시기이기에 가능한 방법이고 물론 우리나라에 충성스러우면서도 상대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우수한 인재를 찾아야 하겠지요.




 그러면서 정작 우리는 무과(武科)를 만들어 나라 곳곳에 숨은 인재를 발굴하여 장수로 중용하고, 병사들을 모집하여 장차 있을 적국의 침공에 대비해야 합니다. 지금 상황은 언제 전쟁이 나느냐의 문제일 뿐 반드시 전쟁이 일어날 형세이니, 전쟁에 대한 실질적이고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쓰는 둔갑술은 이 위기로부터 대비할 시간과 군자금을 벌기 위해 쓰는 방편술입니다. 우리는 전쟁을 피할 수 있으면 최대한 피하고 침공을 받는다면 대상 국가들 중에 마지막으로 받아야 합니다.




 여기에 필요한 모든 자금은 사신단과 함께 가는 상인단이 벌어다 줄 것이고, 큰 나라의 고관대작의 자제들과 교류하며 선진문물을 배우기를 원하는 우수한 인재들은 줄을 설 터이니 이는 전하께서 결심만 하시면 즉시 실현 가능한 방법입니다.




 왕은 눈을 반짝이며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대답을 했다.



" 제가 왕으로서 자존심이 상하여 상대국의 요구를 무시하려고도 하고 상대국과 전쟁을 하여야 하나 고민도 해 보았는데 이런 방법이 있었군요.



 열반대법이 없었다면 분한 마음속에서 선생님의 말씀이 들리지 않았을 것인데, 마음을  없애고 보니 말씀하시는 취지가 보이고 들립니다. 신선의 술법이 열반대법의 바탕 위에서 행해져야 하는 까닭이 과연 여기에 있군요. 신선의 도를 배우면 벼랑 끝에 몰려도 하늘이 도와 없던 길이 나타나게 된다고 하더니 그 말이 실감이 납니다.



  신선의 둔갑술은 상대에 맞추면서도 근본의 목적은 철저히 숨기고 잘 지키는 부분이 있어서, 싸울 필요는 없어지고 나의 정신이 오염되지 않을 수 있으니 그야말로 대단한 술법입니다.



 선생님께서 오늘 가르쳐 주신 둔갑술 덕분에 고심했던 고민의 해답을 찾았습니다. 선생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무엇이든지 근본으로 돌아가면 길이 보이고 그 이유와 이치가 다 설명이 되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대현자는 왕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했다.


" 이번에 둔갑술을 배우셨으니  그것을 익히고 적용시키는데 상당한 연구와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둔갑술은 아주 중요한 정치 기술이기도 하니 정사(正事)에 두루 쓰신다면 모든 것이 원활할 것입니다. 둔갑술의 관점에서 주위를 살피시고 응용을 해 보십시오.



 그러나 중요한 기본을 절대로 잊지 마셔야 합니다. 둔갑술은 나의 생각과 마음을 없앤 하늘마음 위에서 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의 입장을 살피고 바라보되 교활한 나의 속 계산을 없애고 대의의 마음에서 실행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래야 하늘이 나를 도우실 수 있고 부작용이 없습니다.



 만일 근본의 마음을 잃고 대의를 잃으면 나의 교만과 계산에 마음이 오염됩니다. 그러면 인과율(因果律 = 원인에 따라 결과가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것)에 의해서 하늘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오염된 악의 결과가 따르게 됩니다. 그러니 둔갑술은 항시 겸손하고 바른 마음에서 사용하셔야 합니다.



 손오공은 둔갑술의 귀재였으나 교만한 마음에 갇혀 자기를 위해 둔갑술을 사용하였고 그 순간 대의를 잃었습니다. 둔갑술은 본래 자기 없이 해야 하는 것인데 둔갑술을 자기를 자랑하는 데 사용을 하고 그러다 보니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하였죠.



 손오공의 동문 사형들과 동기들은 자기를 내세우고 자랑하는 손오공을 보고 그를 시기하는 마음이 뒤집어졌고 그를 죽이고 싶어 하였습니다. 손오공은 둔갑술의 핵심인  자기를 없애는 것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도 모자라 상대 입장을 살피기는커녕 오히려 크게 자극을 하였기에 더 큰 배움의 기회를 놓치고 도망을 가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부족한 배움과 교만의 부작용으로 세상과의 엄청난 마찰 끝에 하늘에 대들게 되고 결국 재주를 봉인당하고 신체를 구속당하는 시련을 겪어야 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너무 길어질 것 같으니 다음에 해드리겠습니다. 손오공의 긴고아(머리테)에 대한 비밀과 만물의 수명에 대한 것과 우주가 진리인 이유에 대한 설명은 다음에 오시면 들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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