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17일
타인과 함께 있을 때 저의 디폴트 표정은 늘 밝음이에요. 남에게 잘 보이고 싶어 하는 이상한 성격 때문에 늘 미소 짓거나 웃고 있어요. 그런데 혼자서 집중을 하거나 기분이 안 좋으면 저도 모르게 인상을 써버려요. 그래서인지 제 미간에는 주름이 깊게 파여있어요. 처음에는 크게 신경을 안 썼는데, 한 번 자리 잡은 주름은 더 깊고 선명해지더라고요. ‘보톡스를 맞아야 한다.’, ‘필러를 맞아야 한다.‘ 등 주변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마음이 갈대처럼 흔들린 게 한두 번이 아니에요. 하지만 보톡스는 한 번 맞으면 꾸준히 맞아야 한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겁이 좀 났던 것 같아요. 그런데 꾸준히 지켜온 제 미간이 언제부터인가 너무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어요.
자격증 공부 때문에 다니던 학원에서 연령대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런저런 많은 정보를 얻게 되었는데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상 때문에 미간에 보톡스를 많이 맞았더라고요. 꼭 주름이 잡혀서 보톡스를 맞는 게 아니라, 예방 차원으로 맞는 사람도 있었고요. 제 미간에 신경이 쓰이던 찰나에 여러 정보를 알게 되니 실행으로 옮기는 건 시간문제였어요.
처음으로 제 얼굴을 위해 방문한 피부과. 상담을 받는데, 역시 이것저것 다 권유를 하더라고요. 미간에 맞는 보톡스도 무서워서 못했는데, 다른 부위라니요. 그럴싸한 모든 유혹을 떨쳐내고 미간에만 보톡스를 맞았어요. 보통 보톡스를 맞은 후 2주 후에 효과가 나타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 호기심이 참 무섭습니다. 내 근육이 잘 고정이 되었는지, 인상을 써서 확인해 보는 게 아니겠어요? 아뿔싸. 왜 내 미간 근육은 자유롭게 움직이는 건가.
일단 이미 돈은 지불했고, 제 이마에 보톡스는 주입되었으니 최대한 인상을 쓰지 말고 지내보기 했어요. 재채기를 할 때 손가락으로 미간을 짚는 둥 인상을 쓰지 않기 위해 애쓰는 제 꼴이 어찌나 웃기던지요. 확실히 미간 근육을 사용하지 않으니 주름이 옅어지기는 하더라고요. 근데 이럴 거면 보톡스는 왜 맞았나 싶어요.
다시 인상이 습관이 되는 순간, 제 11자 주름은 더 진해지겠죠. 보톡스는 거들뿐, 바른 습관이 가장 중요함을 깨달은 경험이었어요. 인상파, 이제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