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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하진 Jan 30. 2018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블록체인협회 자율규제위원장을 맡으면서...

   2016년말 176억 달러였던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은 2018년 1월 21일 기준으로 5,800억 달러를 넘어서서, 약 13개월 만에 거래규모가 33배 이상 커졌습니다.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암호화폐 시장 규모는 지속적인 증가 추세입니다. 


   세계 암호화폐 거래소에 등장한 암호화폐 및 코인이 1,400여개가 넘었습니다. 신규 암호화폐의 등장은 새로운 블록체인 기술의 등장을 의미합니다. 블록체인에 의한 다양한 신뢰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노력이 가속화될수록 다양한 암호화폐의 출연은 필연적입니다. 


   20여 년 전 인터넷 광풍이 불 때와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나면 더 많은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가 출현하게 될 것이고 그 중 다수는 경쟁에서 도태되어 사라질 것입니다. 그 경우 해당 서비스의 주요기능을 담당하던 암호화폐 역시 상장폐지돼 휴지조각이 돼버린 주식과 마찬가지로 자산가치가 ‘영(0)’이 될 것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인터넷 세상에 원장의 유통이라는 새로운 신뢰기반의 인터넷을 창조해가고 있습니다. 이른바 Internet of Trust입니다. 신뢰의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블록체인기업과 원장을 만들고 보관하는데 도움을 주는 채굴자 그리고 생태계에 참여하는 참여자들 모두가 암호화폐라는 매개체를 활용해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진화를 거듭하며 주식과 닮은 형태가 되어갑니다. 주식과 포인트제도가 결합된 형태라고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러나 주식과 다른 점은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고 그 이익을 주주들이 나눠가지는 반면 블록체인 생태계는 채굴자와 참여자라는 생태계의 모든 구성원이 암호화폐를 매개체로 그 혜택을 공유하면서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해 나간다는 점입니다.  이 세상에 도움이 되는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록 그 매개체인 암호화폐의 가치도 평가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암호화폐가 각 생태계 별로 다양하게 만들어져 상호교환되는 시장이 형성되는 것도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ICO를 통해 생태계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받고 채굴이나 참여자에게 제공된 암호화폐는 생태계가 활성화되면서 일종의 주식과 같은 가치를 형성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암호화폐거래소는 이러한 가치의 교환소가 되어야 하며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이러한 생태계의 선순환에 참여하고 기여한다는 의미를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어 앞으로 어떤 형태로 진화될 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마치 인터넷 초기에 비해 현재 인터넷의 사용용도나 성능이 괄목할만하게 변한 것과 비슷하게 전개되리라 봅니다.


   암호화폐의 가치에 대해서는 아직 그 평가에 대한 기준이 전무하다고 밖에 할 수 없을 겁니다.  미래에 대한 기대에 대해 확신으르 가지고 투자를 한다면 몰라도 블록체인이 뭔지도 모르고 그저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빠진 분들이 많이 있어 가수요를 만들어 낸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암호화폐 투자행태는 과거 인터넷 초기의 묻지마 투자와 다르지 않다고 보여집니다. 그것은 도박판에서 운 좋게 좋은 패를 집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안타깝게도 그런 행운은 오래 가지 못할 것입니다. 특히 큰 돈을 맡기면 일정금액을 나눠주겠다는 일종의 폰지 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미 이런 다단계 사기단은 지방으로 내려가 블록체인이 뭔지도 모르는 분들에게 그저 대박의 허황된 환상만을 부추긴 채 돈을 뜯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암호화폐 시장이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국블록체인협회’의 회원으로 참여한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책임감 있는 역할이 필요합니다. 


  거래소는 첫째, 블록체인에 기반한 신뢰인터넷 세상의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는 사명감으로 블록체인 생태계에 필요한 시장과 지원자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합니다. 

  둘째, 투자자들에게 거래의 위험성을 공지하고 건전한 거래가 형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셋째, 기술백서와 개발자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 및 관련뉴스들을 게시해서 이용자들에게 판단의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블록체인 기술이 추구하는 분산신뢰 기능을 거래소 스스로도 채택하여 신뢰인터넷 세상을 열어가는 데 견인차 역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암호화폐 거래소는 거래 수익을 목적으로 한 영업장이 아니라, 블록체인 기술을 홍보하고 활성화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주는 전초기지가 되어야 합니다. 


   정부와 각계 전문가들의 우려와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곧 적절한 입법과정을 거쳐 블록체인 전반과 암호화폐 거래소의 합리적 규제를 담은 법률안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때까지 금융당국의 권고로 협회와 은행연합회가 합의하여 마련한 ‘자율규제안’을 통해서, 국민들께 신뢰받는 거래소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저희 협회에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와 한국 블록체인 산업이 제대로 육성될 수 있도록 언론과 전문가 여러분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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