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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하진 Jul 05. 2023

의미 있는 삶을 위해

  인류는 농업혁명을 시작으로 몇 차례의 혁명적인 발전을 통해 지구생태계에 최상위 포식자가 되었다. 호모사피엔스가 최상위 포식자가 되는 첫 단계였던 농업사회는 생존을 위한 의식주가 가장 중요한 삶의 의미였을 것이다. 의식주가 가능해 지면서 더 많은 개채수를 만들어냈다. 이후 산업화시대에는 부의 축적이 중요한 삶의 의미가 된다. 이를 위해 생산현장에서 일을 하며 부를 축적하고 단순한 의식주 해결을 뛰어넘는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후 정보화 사회에서는 지식이 가장 중요한 삶의 의미로 자리 잡는다. 이 시대에 인류는 지식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자 노력하면서 엄청난 지식을 축적하게 된다. 그리고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어서는 연결과 소통이 중요한 삶의 의미로 자리 잡으면서 다양한 가치 창조를 통해 인류 문명의 수준을 한층 높이게 된다. 


  인간의 욕구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발생하게 되는 갈등과 충돌을 제어하기 위한 사회적 질서도 시대에 맞게 성장한다. 초기에는 마을 공동체 정도였던 것이 국가라는 체제를 구축하면 인간들의 상충되는 욕구들을 조절해 오고 있다. 그런데 국제적 교류가 활발해 지고 디지털 세상이 열리면서 이제는 국가들 간의 이해충돌을 조정할 수 있는 지구적 질서(Global Order)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국가 간의 충돌은 전쟁이나 경제적 충돌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런 국지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총체적인 기후위기나 양극화, 생태계 파괴 등 지구적 문제를 초래하게 되었고, 이것이 이 시대에 가장 큰 현안이 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지구적 질서가 존재하지 않음으로서 해결이 난망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인류는 두 차례의 대규모 전쟁을 치루면서 이러한 국제적 충동을 해결하겠다고 UN과 같은 국제기구를 설립하고 대응하고 있지만 그 한계는 명확하다. 그것은 바로 참여하는 모든 회원국이 자국우선주의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UN이 국가 간의 갈등을 해결하는데는 한계가 있고, 각국의 정책에도 관여하지 못한다. 이런 가운데 지구촌의 가장 시급한 현안들은 국가를 뛰어넘는 지구적 문제들이며 국제사회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지구적 질서를 시급히 마련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다. 


  지구적 질서(Global Order)란 국가, 민족, 기업, 개인 등 모든 이해 관계자가 전 지구적으로 공유하는 규칙, 규범, 가치의 집합이라고 할 수 있다. 지구적 질서는 국가 간의 갈등을 해결하고, 전 지구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촉진하는 데 기준이 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인류 문명의 수준이 이러한 지구적 질서를 구축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모양이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조차도 지구적 질서보다는 자국우선주의를 표방하고 있으니 지구적 질서가 구축될 리 만무하다. 


  그런데 지금 인류에게 닥친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구적 질서가 필연적이다. 따라서 어떻게 하든 빠르게 지구적 질서를 구축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인식조차 되어 있지 않은 지구적 질서를 어떻게 하면 서둘러 만들어낼 수 있을까. 솔직히 상상하기도 힘든 과제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불과 몇 십 년 안에 전 인류가 파국에 직면한다면 무슨 짓이라도 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우리와 우리 후세들을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과감하게 도전해야 한다. 어쩌면 그것이 우리 시대의 마지막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아이들에게 공부를 시키면서 좋은 대학 나와 좋은 일자리를 잡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부모들이 얼마나 될까? 그리고 아이들은 그런 공부를 하면 부모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나보다 더 똑똑한 인공지능들이 즐비한 세상에 이 공부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하지 않겠는가. 행복한 삶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지구환경이 다 망가져 가는데 과연 그들의 부모세대처럼 행복한 꿈을 꿀 수 있겠는가 말이다. 그러니 무슨 일을 하더라도 새로운 삶의 의미가 부여되지 않으면 안된다. 지금까지 시대에 따라 보편적인 삶의 의미가 달라졌듯이 우리 시대의 보편적인 삶의 의미가 달라져야 한다. 아마도 아이들의 가슴에는 지속가능한 공존 같은 것이 떠오르지 않을까 싶다. 부의 축적이나 명예 같은 것은 어쩌면 다 부질 없는 것이 될 수 도 있다. 오로지 지속가능하고 모두가 공존 할 수 있는 지구촌을 만드는 것이 그들의 유일한 삶의 의미가 될지 모른다. 이것이 바로 지금의 시대적 방황이요. 세대적 갈등이다.


  그래서 윤리적이고 지속가능한 지구적 선 (Ethical Sustainable Global Good)을 추구하는 새로운 지구적 질서 구축을 제안한다. ESGG는 지구적 선을 추구하는 비전을 설정하고 이에 대한 실행계획 및 목표관리를 위한 프레임워크다. 모든 국가, 기업, 단체 심지어는 개인들까지도 ESGG Manifesto를 작성하고 선언하는 운동을 통해 Global Good을 지향하는 지구적 질서를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자신들이 하는 어떠한 행동도 Global Good을 지향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이를 실천하는 국가와 기업, 단체, 그리고 개인들이 늘어난다면 그래서 ESGG가 지구촌의 상식이 된다면 우리는 처음으로 지구적 질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국가와 그러한 공동체가 협력하여 지구적 문제를 풀어간다면 아마도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던 문제들이 손쉽게 지혜롭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에게도 ESGG를 자신의 삶의 이정표로 만들 수 있게 교육하고 이를 수정 보완하면서 지구적 질서 속에 윤리적이고 지속가능한 풍요로운 공존의 시대를 꿈꾸게 해야 한다. 지금의 자원과 상식을 Global Good을 지향하도록 약간의 방향을 전환하는 것 만으로도 삶의 의미는 매우 달라질 수 있다. 똑 같은 일을 하더라도 어떤 의미로 다가가는 가가 매우 다름은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험으로 알고 있는 일이다. 그러니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Global Good을 향해 약간의 방향 전환을 시도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겠지만 그 파급력은 매우 클 수 있다. ESGG를 통해 그런 지구적 질서가 하루 빨리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 




  ESGG는 우선 자신의 삶의 의미를 Global Good에서 찾고자 노력하는 가운데 삶의 목표, 국가의 목표, 기업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지속가능하고 윤리적인 실천방안을 창의적으로 찾아 이를 설계하고 실천하면 그만이다. 자신의 ESGG Manifesto를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실천하는 가운데 이를 촉진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제도를 보완한다면 머지 않아 지구촌에는 국가를 뛰어넘는 지구적 질서가 자리잡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것이다.  모두가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역량만큼 ESGG를 실천하면 된다. 거대한 잣대에 자신을 맞출 필요도 없다. 그렇게 우리 모두는 지구촌의 일원으로 풍요로운 공존을 위해 자신의 수준에 맞는 Globla Good을 실천하면서 삶의 의미를 찾아 가는 것 이것이 바로 지구적 질서를 만드는 길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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