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제6화. 조그만 시도

LeadXer, 리덱서 ; 대전환을 이끄는 자들

by 전하진

서준은 오랜 고민 끝에 마침내 ‘조각탄소감축계획(MCRD)’을 제출했다.

누구보다도 무기력했던 청년이었지만,

그가 개발한 조각탄소기술(MCT)

음식물 쓰레기를 활용한 미생물 기반 바이오차 생산기술이었다.

탄소를 토양에 고정시킬 수 있는 기술이었다.


그는 이 기술이 탄소감축 효과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지만,

SDX재단의 기술심의팀은 이 계획을 승인했고,

그는 마침내 첫 조각탄소크레딧(MCC)를 발급받았다.


“와... 진짜로 크레딧을 받았어?. 이게 돈이 되는 세상이 온 거야?”


서준은 떨리는 손으로 인증서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의 친구들, 그리고 초기 투자자들이 그의 변화를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조각탄소기술(MCT)을 기반으로 한 탄소크레딧(MCC)는 곧 입소문을 탔고, 실물 경제와 탄소경제가 연결될 수 있다는 신호에

소셜임팩트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한편, 지윤은 리월드나우(ReWorldNow) 캠페인의 실무를 책임지고 있었다.

그녀의 역할은 단순히 캠페인을 홍보하는 것이 아니었다.


마을 단위, 지자체 단위로 주민들이 ‘자발적감축목표(VDC)’를 설정할 수 있도록 컨설팅하고,

그 자발적감축목표(VDC)가 실제 감축 효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조각탄소기술(MCT) 을 연결해주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었다.


"어르신들, 우리가 이렇게 전등을 바꾸고 음식물 쓰레기 줄이는 것도 다 감축활동이에요.

그걸 기록하고 모으면 조각탄소크레딧(MCC)으로 연결돼요.

이게 진짜 돈이 되니까, 해볼 만하죠?”


그녀의 설명에 처음엔 어리둥절하던 주민들이 하나둘 실천을 시작했고,

마을은 점점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탄소를 줄이는 것이 곧 삶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 되었다.


나영은 또 다른 곳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그녀의 목표는 조각탄소크레딧(MCC)의 수요를 확보하는 일이었다.

감축만 해서는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누군가가 그것을 '인정'하고 '보상'해주어야 선순환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그녀는 개인과 기업이 탄소크레딧을 구매해

‘나는 기후행동가 즉 Greeners다’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LeadXnow 플랫폼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있었다.


“환경을 위해 좋은 일 했다고 자랑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우리는 기후행동가(Greeners)입니다. 우리의 선택이 지구를 살립니다.”


그녀는 SNS 챌린지를 기획했고, ‘#내가산MCC’, ‘#Greener챌린지’는 금세 유행처럼 퍼져나갔다.

Greeners는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새로운 시민 정체성이 되었다.


이 모든 움직임을 지켜보던 부모세대도 마침내 움직이기 시작했다.

과거 개발세대였던 그들은 이제 ‘지구적 선(Global Good)’을 위한 전환세대로서,

자신들의 경험과 자원을 활용해 해외 진출을 꿈꾸었다.

조각탄소크레딧 플랫폼을 글로벌로 확산시키기 위한 비영리조직이 결성되었고,

각국의 한인 네트워크와 함께 MCC-Bridge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우리가 만든 기술과 시스템, 이제 지구를 위해 나누어야지.”


서준의 기술, 지윤의 전략, 나영의 확산, 그리고 부모세대의 헌신.

그렇게 ‘움직이는 사람들’은 하나의 흐름이 되었고,

그 흐름은 어느덧 거스를 수 없는 강물이 되어가고 있었다.


LeadXnow 캠페인은 이렇게 작동한다.


자발적 감축 목표(VDC)를 선언하고

이를 실천하는 기후행동가들이 조각탄소크레딧(MCC)의 수요를 만들어내고,


실제 기후행동을 통해 탄소를 감축하는 또 다른 기후행동가들에 의해 탄소크레딧이 생산된다.

수요와 공급, 모두가 ‘지구적 선(Global Good)’을 향한 새로운 경제 생태계,

그것이 바로 기후경제다.


고탄소경제의 시대엔 명품과 과잉소비가 부의 상징이었다.
더 많이 쓰고, 더 많이 버리는 것이 일종의 ‘성공의 표식’이었다.


하지만 이제 부자들은, 더 많은 탄소크레딧을 구매함으로써
더 많은 기후행동가 즉 Greeners들이 기후행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가장 자랑스럽고 의미 있는 기여로 여긴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이야말로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실마리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그것이 실현되는 가능성을
비로소 눈앞에서 목격하고 있다.


리덱서 LeadXer는 바로 이러한 기후경제를 이끄는 리더들인 것이다.


제7화 ; 바람이 먼저 움직이는 곳 이어서 보기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