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전하진 Mar 23. 2020

After Crisis #4  학교는 붕괴 된다

지성사회를 위한 교육개혁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순 없다. 더 늦기 전에 대안을 찾지 않으면 안 된다. 역설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이 거대한 시스템을 개혁할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지 모른다. 아니 반드시 개혁을 해야 한다. 누차 강조하지만 지금의 교육은 지성 사회의 인재를 키우는데 한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미 그 변화는 시작되었다. 온라인 학습 기회의 확산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안이 되었고, 기계 노예들에 따른 일자리 부족이 기존 교육을 회피하게 만들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보다 근본적인 교육의 목표와 방법 등 모든 것을 개혁해야 한다. 겉으로 무엇을 내세우든 실질적으로는 영어 수학을 잘해 전문가가 되어 돈 잘 벌어 잘 먹고 잘사는 것이 교육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선 지금의 교육으로는 지성인을 육성하는 데 적합한 것 같지는 않다. 현재 대학 교육은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만들어진 제도다. 다양한 학과를 통해 그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봐도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의 일은 상당 부분을 인공지능이 대체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 전문 분야일수록 가성비가 뛰어나 관련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가 왕성하게 일어날 것이다. 변호사, 의사, 주식트레이너, 기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은 24시간 365일 줄기차게 일을 하면서 인간을 대신하게 될 것이다. 만약 이렇게 인공지능이 그들의 역할을 대신하게 되면 다시 인간이 되찾아 오기는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이러한 추세가 가속화되어 여러 분야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지금과 같은 고수익 일자리의 유지가 어렵게

된다면 대학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게 될 것이다. 이미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도 실업자 신세를 면치 못하는 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값비싼 등록금을 빚으로 충당한 미국 대졸자들의 40%가 고학력이 필요 없는 일을 한다. 우리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리고 이런 현상이 개선될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따라서 지금의 교육시스템은 학생들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며 설상가상으로 인구의 자연 감소도 이루어지고 있어 수많은 대학이 문을 닫게 되리라 예상된다.      


  고등학교의 경우도 대학을 위한 준비 과정 정도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대학의 선호도가 줄어들게 되면 그에 따라 커리큘럼을 획기적으로 변경하지 않으면 학생들의 불만은 더욱 고조될지 모른다. 의무 교육이라고 아까운 청춘의 시간을 허비하게 만드는 것은 부모 세대의 배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10대의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음은 시대에 맞지 않은 교육 시스템의 책임도 무시할 순 없다. 따라서 교육의 근본적인 목표 설정부터 커리큘럼까지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처럼 타의에 의해 학교가 멈춰 선 지금이 그런 혁신에 도전할 절호의 기회다.


  전 세계가 순식간에 마비되는 이런 상황은 정말이지 신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8억 명이 넘는 학생들이 동시에 학교를 못 가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들에게 사회가 걱정하는 것 만큼의 큰 피해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우리 청소년들에게는 자아를 발견할 수 있는 황금 같은 기회가 될 수 도 있다.      


  정보화의 발전은 분산 처리 개념을 확장시켰고 스마트폰이라는 스스로 동작하는 컴퓨터를 각자 가지고 있으면서 중앙이 없이 작동하도록 진화했다. 이처럼 분산네트워크 구조는 각각의 노드의 고도화를 이루어냈고 지금은 과거 슈퍼컴퓨터와 같은 스마트폰을 노드로 사용하게 되었으니 가히 혁명적인 변화다. 만약 이런 분산 네트워크 구조로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았다면 과연 중앙집중식 컴퓨터 시스템으로 인류가 현재 사용하는 컴퓨팅 파워를 감당할 수 있었을까. 결국 각각의 객체가 고도화되면 주체로 전환되고 이들이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지금의 패러다임이 된 것과 같이 이제 고도화되어가는 개인들에 맞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교육 시스템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인 것이다. 




  지성사회는 개인이 고도화되면서 이루어지는 사회이다. 따라서 분산화는 필연적이며 이에 따라 교육 역시도 분산 되고 전문화되고 고도화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제 사회는 양적 성장을 지양하고 질적 성장을 해야 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지성사회는 지성인들이 이끌어가는 사회다. 그래서 이런 지성인을 육성하는 교육시스템이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 아이들은 진정한 인간이라 할 수 있는 지성인이 되는 교육이 필요하다. 지성인은 자신을 자연과 사회와 일체화 하는 가운데 자연과 인간 사회를 이롭게 하기 위해 끊임없이 추구하며 그로부터 삶의 의미와 행복을 찾는 사람들이다. 이제 인간은 인공지능의 수준을 뛰어넘어야 하는 데 아마도 그것은 지성이 될 것이다. 

주어진 과업을 철저하게 수행하는 인공지능과 달리 자연과 인간사회를 이롭게 하고자 하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 능력 그리고 그 문제의 해답을 끈질기게 찾아내려는 노력 이것이 바로 지성인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홍익인간의 모습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인간은 이런 행위를 통해서 만이 진정한 삶의 의미와 행복을 추구할 수 있으며 그럴 때 비로소 인공지능은 자신이 활용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매슬로우가 주장한 인간의 욕구 5단계 중 최고의 단계인 자아실현의 욕구를 추구하는 삶이라 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위한 사회를 지성사회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자존감이나 정체성을 찾아주고 자신의 의지에 따라 자신만의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할 수 있게 그 길을 찾아주고 도와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것은 대규모 집단 교육으로 이루어질 수 없으며 각자 타고난 소질을 계발해야 한다. 따라서 다양한 지식 공부는 온라인으로 스스로 하도록 도와주고, 활동 공부는 오프라인으로 하되 지금의 학교들이 특정한 활동 과목을 맡아서 하도록 하여 자신의 필요에 따라 그 학교를 필요한 만큼 찾아가 실습을 하는 방법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누구나 와서 공부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초 중학교에는 지성인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 교육과 자신의 소질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전국에 고등학교는 제각각 전문 분야를 설정하여 그것 만을 실습  할 수 있게 해 주고 비단 의무 교육을 받는 학생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개방하여 개인별로 무슨 공부와 실습을 했는지에 대한 학적 관리를 교육부 등 신뢰받는 기관이 해 주면 어떨까. 그래서 실제로 취업을 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면 좋지 않겠는가. 




  국가가 머뭇거린다면 지자체라도 나서서 지식 주입 교육은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학교는 실습과 토론 그리고 공동체 일원으로서의 자질을 배양하는 교육 그리고 학교별로 특화된 전문교육시설로의 전환 등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제 학생들은 공장에서 생산되는 공산품처럼 육성되어서는 결코 그들의 세상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모두가 자신의 의지로 자신만의 삶의 의미를 찾아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는 스스로의 세상을 개척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들의 삶은 사회와 부모가 이끄는 것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 가도록 응원하고 조금 도와주는 것으로 끝내야 한다. 많은 것들이 사라져야 하고 또한 많은 것들이 새롭게 만들어져야 한다. 이런 변화에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진정한 의미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그로 인한 대공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부모들은 이제 더 이상 자녀들의 앞날을 부모의 관점으로 가두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들의 세상은 부모가 경험하지 못한 인공지능 천지에서 그들을 이끌고 공존하는 지혜를 가지고 살게 된다. 그러므로 부모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자연과 사회를 위한 일을 하는 가운데 진정한 삶의 의미와 행복을 찾아야만 한다. 그것이 바로 지성사회에서의 성공 조건이다. 



  4차 산업혁명이 일궈내는 첨단의 기술들은 인간으로 하여금 노동의 시간을 줄여주면서 대신에 자신의 의지에 따라 충분한 시간을 자아 실현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재택 근무나 프리렌서를 선택하는 자들이 늘어날 것이며 일하는 방법도 과거와는 다르게 소규모 기업들의 협업 관계로 변해갈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모두 개인의 워라벨 또는 자아실현의 욕구가 확대되고 이를 구현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지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보겠다. 즉 개인의 고도화로 인한 필연적인 사회적 변화라고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현 상태의 일자리 증대를 위한 노력은 단편적인 처방에 불과하며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며, 저출산 대책의 경우도  1인 가구 확산과 같은 현상이 비단 경제적인 문제 만이 아니라는 점을 안다면 출산 확대 정책을 펼치지는 않을 것이다. 보조금을 준다고 출산이 늘지도 않을 뿐더러 굳이 인구를 늘려야 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생산 인구는 사람이 아니라 기계가 대신할 것이기 때문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기존의 패러다임을 부정하는 이런 주장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비전문가인 필자가 마음 놓고 주장하는 것인지 모른다. 간곡히 바라는 바는 미래 사회의 변화를 조금이라도 인식하고 이렇게 멈춰버린 중요한 시간을 다시금 과거로 돌리려고 노력하지 말고 미래를 위해 과감하게 도전했으면 하는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After Crisis #3  답답한 아이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