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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하진 Apr 18. 2020

After Crisis #11 능동적인 삶

이제 능동적인 삶을 살지 못하면 어두운 미래를 만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신의 시간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자가 진정한 자유인이요 주인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시간을 타인에게 맡긴 채 수동적으로 살아간다. 그렇다 하더라도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지길 모두가 바랄 것이다. 돈을 좀 더 벌면, 좀 더 여유를 갖게 되면 그렇게 살게 되리라 기대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만약 그런 기회가 와도 과연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잘 몰라서 또한 자유로운 삶에 익숙하지 않아 그 자유를 제대로 만끽하지 못할 확률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이런 자유를 누리는 것도 마음의 자세와 교육 그리고 훈련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소수만이 인간의 궁극적인 욕구라 할 수 있는 자아실현까지를 실현하고 살게 되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류 문명이 성장하는 데 도구로서의 삶을 살게 되었는 지 모른다. 


   그러한 선배들의 노력 때문이겠지만 이렇게 발전한 인류 문명은 이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아실현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에너지를 축적했다고 할 수 있겠다. 마치 사람이 성인의 육체를 가진 것과 같다. 그러므로 인류 문명도 양적 성장을 지속하다가는 오히려 지구촌의 파괴를 촉발하게 될 지 모른다. 기술 발전으로 양적 성장을 위한 수 많은 기계를 창조해 왔지만 이제는 질적 성장을 위한 인공지능과 같은 것들이 개발되면서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와 같은 변화는 인간으로 하여금 진정한 자아실현을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내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자아실현은 결핍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자신의 의지에 따라 발현되는 것이기에 지금까지의 양적 성장 구조와는 매우 다른 형태의 사회 질서가 필요하게 된다. 한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이러한 미래의 사회시스템을 확실하게 만들어 간다는 것이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일인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청사진을 만들려는 시도는 시급히 이루어져야하는 일이다. 


  일자리 창출이 국정의 제일 과제라 외치고 있지만 대체 어떤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지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것 같아 답답할 따름이다. 충분한 돈과 시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 게 없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돈과 시간이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게 선행되어야 하는데 그런 준비없이 과거의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한다면 이는 시대착오적인 정책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위한 패러다임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일이다. 


   실제로 증가하는 실직자 중에는 자발적 실직을 선택하는 자유인의 숫자가 갈수록 늘고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정부는 실직자라고 분류할 지 모르지만 그들은 능동적인 삶을 살고자 하는 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에게 정규직은 불편하고 자유지 않은 일자리일 수 있기에 비정규직을 선택한다. 그 말이 좀 그렇다면 프리랜서라고 해 두자. 물론 실직자의 대부분은 주어진 일에 충실하며 살고자 하는데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사람들이겠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능동적인 삶을 추구하려는 자발적 실직자도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미래는 정규직이 아닌 프리랜서가 대세가 되는 세상이 될 것이다. 정규직은 시간이 갈수록 인공지능 등 기계들의 일자리가 되고 인간은 능동적이고 자유스러운 프리랜서를 선택할 확률이 높다. 그러므로 정규직 중심의 일자리 정책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모두가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프리랜서 시대를 열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우선  능동적인 삶 다시 말해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지성인의 삶에 대한 교육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실시되어야 하며 그것을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커리큘럼을 새롭게 만들어야 하고 평생 교육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그래야 대학이 살아날 수 있고 초중고의 교육목표도 달라질 수 있다. 


   이번 펜데믹으로 인해 기존 질서의 붕괴가 명확한 상황에서 사라질 일자리를 유지하려고 해 봤자 소용없을 것이다.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일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 물론 붕괴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 긴급히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것도 불가피할 것이며 일시적이나마 과감한 기본소득보장을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돈으로 보장하기 보다는 인프라로 그것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 까 생각한다. 사회시스템 전반을 지성사회에 맞게 구조조정을 하게 된다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돈으로 기본 소득을 보장한다고 해서 우리의 삶이 행복해 질 수 있을 까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태이기도 하거니와 기본 소득이 해결된다고 하더라도 할 일이 명확하지 않다면 삶을 무의미하게 받아들일 확률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의미있는 일을 찾아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매슬로우는 인간의 욕구를 5단계로 구분하여 생존, 안전, 사회적, 존경의 욕구가 단계적으로 충족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위 욕구가 어느 정도 채워지면 상위욕구를 추구하게 된다고 본 것이다. 즉 생존의 욕구가 어느 정도 채워져야 안전의 욕구를 추구하게 되고 그것이 어느 정도 채워지면 사회적, 존경의 욕구를 추구하게 된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제일 상위의 욕구인 자아실현 욕구는 하위 욕구처럼 결핍에 의해 생기는 욕구가 아니라 자신의 의지에 따른 욕구라고 하여 성장욕구라고 정의했다. 즉 본인의 의지가 없으면 시작도 할 수 없는 욕구라는 의미다. 그러니까 지금까지는 결핍을 충족하기 위해 열심히 일을 하며 살아왔지만 앞으로는 성장욕구가 없으면 할 일을 찾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자아실현의 욕구가 살아나려면 전적으로 본인의 의지에 의해 발현되어야 하고 수 십억 인구가 서로 다른 형위로 만들어내는 다양한 가치가 집단지성을 이루어 창조하는 지성적 가치의 총합이 인류 문명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에너지가 되는 세계가 바로 지성사회라고 한다면 개인들이 능동적인 삶의 자세를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빨리 돌아가고 그렇게 반복하는 가운데 진전된 결과를 경험하고 어느 덧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절정감을 경험하게 된다. 자신만의 진정한 행복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결코 다른 이가 대신 경험할 수 없다. 한번 경험을 하게 되면 지속적으로 그와 같은 절정을 반복하려고 노력하게 되는 것이 바로 자아실현 욕구가 구현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쾌락과 구분되는 점은 쾌락은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는 것이지만 자아실현의 절정감은 지극히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얻어지는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니까 자아실현 욕구는 자발적 동기가 필요하며 이것이 없으면 아예 시작조차도 할 수 없다는 점이 큰 차이점인 것이다.



   이제 인류 문명도 인간과 비슷하게 결핍욕구를 충족할 만큼의 양적 성장은 이루어진 상태라 할 수 있으며 이제 최상위 욕구인 자아실현 욕구를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세계를 만들어야 할 시기라고 봐야 한다. 이것이 바로 지성사회이며 지성사회는 이런 질적 성장을 위해 3차원 세계에 머물렀던 인류 문명을 4차원까지 확장야 한다.  모든 분야에서 4차원 세계는 중심으로 자리잡게 되면 3차원은 이를 지탱하고 지원하는 기능을 하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인류가 더 높은 지혜를 갖추게 되면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기후위기, 양극화, 기아문제 등 수많은 문제를 능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지성사회에서는 자아실현의 욕구가 없는 자들에게는 무척 힘든 세상이 될 수밖에 없으며 그들은 기계들과 투쟁해야 한다. 하지만 자아실현 욕구를 가진 지성인들이라면 그야말로 유토피아가 될 수 있다. 하루 빨리 지성사회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나서야 한다. 안타깝게도 이런 개혁이 논의조차 되고 있지 않으니 답답한 마음 금할 수 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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