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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하진 Apr 17. 2020

After Crisis #10 글로벌화 vs 로컬화

  글로벌화는 전 세계적으로 당연한 듯 추진되어 오던 화두였다. 적어도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웠을 때 반감이 강했다. 하지만 펜데믹 이후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모든 국가의 ‘자국 우선주의’로 변해가는 느낌이다. 어쩌면 중국의 우한바이러스에 대한 불투명한 대처로 인해 많은 국가들이 미처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큰 피해를 보게 되면서, 적어도 생존을 위한 인프라 만큼은 자국 내에 갖추어야 한다는 경각심을 갖게 된 것이다. 


   이제 많은 국가들은 중국에 대해 초기 대처 미흡에 따른 천문학적인 손해 배상을 준비하고 있다. 제일 먼저 인도가 정부차원에서 손해배상을 선언했으며, 미국도 소송을 준비 중이다. 아마도 유럽 여러 나라들도 이에 동참할 태세다. 이것뿐만 아니라 자국 기업의 탈중국화를 돕기 위해 미국은 이전비 100%를 지원하겠다고 한다. 일본도 중국으로부터 철수하는 기업을 위해 2조7천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편성했다. 글로벌 제조생산기지로서 비약적인 성장을 해 온 중국이 불신을 초래하며 전 세계로부터 왕따가 되고 있는 데 앞으로 이런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미래에는 지금과 같은 글로벌화는 디 이상 지속되기 어려울 것 같다. 




    국가들 간의 불신도 문제지만 이밖에도 바이러스와 같이 보이지 않는 적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이번에 뼈저리게 경험하면서 생존기반을 자립화 해야겠다는 경각심은 더 높아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식량대란에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며 식량 뿐만 아니라 생존을 위한 에너지, 보건, 방역 물자 등에 대해서도 자급자족을 추진하려는 경향은 한층 강화되리라 생각한다. 마스크나 진단키트심지어 의학용 면봉 부족으로 선진국들 조차 혼란에 빠지는 현 상황이라면 이러한 로컬화가 가속화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이루어내야 하는 지성사회는 모든 인프라가 지금과 같은 양적 성장시대의 인프라와는 크게 달라져야 한다. 우선 눈에 보이지 않는 4차원의 세계가 우리 활동의 약 70%를 차지하게 되는 세상이 지성사회이며 그렇기 때문에 4차원 세계를 위한 인프라 구축은 이러한 펜데믹 상황에서 더욱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 교육인프라, 온라인 쇼핑 등 다양한 4차원 세계를 위한 인프라가 그것이다. 여기에 지성적, 문화적, 철학적 가치들이 자유롭게 더해진다면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지성적 가치가 폭발적으로 창조 되는 질적 성장 시대가 열리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3차원 물질세계는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 우선 4차원 세계에서의 지속적인 활동을 뒷받침하는 튼튼한 뿌리 역할이 필수적이다. 이번에 펜데믹으로 드러났듯이 바이러스나 각종 자연재해에 취약한 구조로는 4차원 세계의 승자가 될 수 없음을 깨닫게 되었으니 보다 확실한 생존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바이러스 따위로 세계가 셧 다운되는 이런 취약한 구조로는 4차원 세계의 승자가 될 수 없다. 따라서 3차원 세계의 로컬화가 추진될 것으로 보는 것이다. 즉 에너지, 식량, 물 그리고 의료, 방역 등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인프라 만큼은 각국이 앞다투어 로컬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렇게 되면 지구촌은 자급자족이 가능한 생존기반을 갖춘 수 천 만개의 공동체(Siti)가 존재하는 세계로 변모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마치 공룡이 아닌 개미 떼와 같은 형태로 3차원 세계를 재구성하게 된다면 자연재해나 바이러스에 강한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게 되고 이런 기반을 토대로 4차원 세계가 펼쳐진다면 인류 문명은 매우 단단하지만 가치 창조에서는 거의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는 새로운 지성사회 인프라를 갖게 되는 것이다.  


   4차원 세계는 3차원 세계와는 달리 애초부터 국경도 없고 시공을 초월하여 다양한 이합집산이 가능한 곳이며 이로써 집단지성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곳이다. 따라서 전 세계인이 함께 무한한 지성적 가치를 창조할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4차원 세계는 애초부터 글로벌화를 지향하게 된다. 그런데 4차원 세계 역시도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은 데 바로 이렇게 국적과 무관하게 누구나 참여하는 이 세계를 누가 어떤 방식으로 어떤 이념으로 여하히 잘 경영할 수 있을 까 하는 문제이다. 문화적 이질감을 극복해야 하는 4차원 거버넌스는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이러한 거버넌스를 창조하는 것이 지성사회로 가는 가장 중요한 숙제일지 모른다. 어찌되었건 4차원 세계는 누구에게나 공평할 수 있으며 직접 민주주의가 가능하다는 점 또한 3차원과는 다른 특징이기에 이를 잘 살린 4차원 거버넌스를 잘 만들어야 한다. 4차원의 범죄도 펜데믹처럼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매우 효과적인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어찌되었건 4차원 세계는 이제 막 건설이 시작되었으며 아직은 무주공산이기에 우리에게는 희망의 땅이다. 일자리나 신산업이 만들어질 기회의 땅은 여기 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타깝게도 이 4차원 세계를 들여다보며 기회를 만들려는 정치리더십이 보이질 않는다.  



  다시 3차원 세계로 내려와 보면 앞서 언급한대로 로컬화된 생존 인프라(Zero Basic)가 3차원 세계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 될 것이고, 4차원 세계를 보조하는 대면활동 기능(Urban Basic) 그리고 자아실현의 결과가 실현되는 무대로서의 기능(Culture Basic)등이 3차원 세계에서 이루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므로 모든 분야에서 지성 사회를 대비한 전략을 수립한다면 4차원 세계에서의 역할과 기능을 70% 정도 감안하고 지금의 3차원 세계는 생존과 보조 그리고 결과라는 3가지 기능에 초점을 맞춰 약 30% 정도의 에너지를 할당한다면 지성사회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 3차원 세계에 머물러있는 정부나 교육, 군, 종교 등이 이와 같은 4차원 세계로 자신들의 영역을 확대해야만 할 때이다. 이번에 펜데믹 이후 우리나라가 주목받는 이유는 다른 나라에 비해 앞서 있는 정부시스템이나 의료체계 등에서 4차원 세계를 비교적 많이 활용한 덕분이다. 하지만 아직 시작에 불과하며 7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아마도 앞으로 이 부분에서 더욱 가속페달을 밟는다면 진정으로 세계 1등 국가가 되는 것도 머지않은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막 시작한 온라인 교육도 과감하게 확대하여 지식주입은 자율적으로 대면활동 및 실습 등은 3차원에서 이루어지도록 완전 개편해야 한다. 그래서 정말 다양한 과목이 살아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학생들의 자살율 감소는 물론이고 학부모나 학생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은 물론이고 사회적 부담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정리 해 보자면 3차원 세계는 튼튼하 뿌리가 될 수 있도록 생존자원의 독립과 4차원 세계의 지원 역할에 충실하다고 구조 조정이 되어야 하며, 4차원 세계는 지구촌을 리드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과 함께 무한한 지성적 가치 창조가 이루어지는 세계를 만드는 것이 인류에게 주어진 과제라 생각한다. 


   자 이제 누가 먼저 이런 지성사회 인프라를 구축하느냐가 바로 미래의 승자가 되는 길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이 레이스에 누구보다 앞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말한 대로 4차원 세계의 확산과 함께 3차원 세계의 생존, 보조, 결과를 중심으로 국회, 정부, 군, 종교, 학교, 기업 등의 사회 전반에 걸친 과감한 구조조정이 이루어진다면 이것이 바로 신산업을 촉발하는 길이며 일자리를 늘리는 길이 될 것이며 우리 대한민국을 세계 1등 국가로 만드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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