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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하진 Sep 05. 2022

인류는 지속가능할 것인가?

인지혁명을 통한 기후위기 대응방안

세계기상기구(WMO)는 강력한 폭염과 파괴적인 홍수 등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이제 뉴 노멀(new normal)이 되고 있다고 경고한다. 얼마 전 파키스탄은 국토의 1/3 이 물에 잠기고, 3천 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이런 기후위기는 인간 이외의 생물종에게는 더욱 치명적이다. 그들은 환경조건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워 환경변화가 서식조건을 벗어나면 집단 폐사 심지어는 멸종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인간보다 다른 생물종들이 먼저 기후위기의 희생양이 될 확률이 높다. 이는 전반적인 생태계 교란으로 이어져 결국은 식량위기를 초래하게 되고, 나아가 사회적 위기와 정치적 위기로 전 지구촌을 혼란스럽게 만들면서 인간사회를 파국으로 몰고 갈 것이다. 그러니까 기후위기는 식량위기 그리고 사회적 위기 형태로 우리에게 닥차게 될 지 모른다.  


이미 이런 현상은 우리의 일상이 되어 가지만, 전 세계 지도자들은 자국이익등을 내세우며 이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어떻게든 이런 상황이 극적으로 변화되지 않으면 파국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라는 저서를 통해 호모 사피엔스는 다른 생물종과는 달리 유일하게  인지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이 호모 사피엔스를 지구의 포식자가 되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다른 생명체는 현상에 대한 소통 수단만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호모 사피엔스는  허구를 창조하고 이를 전달하고 또한 이를 실제처럼 믿는 능력을 갖게 된 것이다. 이러한 인지 능력을 통해 수 많은 허구를 만들어내고  다수인간 조직화 할 수 있었다. 사실 종교, 국가, 기업 등 우리가 믿고 있는 수많은 것들은 실체가 없는 허구이다. 종이조각에 불과한 돈이라는 것에 대한 믿음도 그 중 하나다. 원숭이는 자신의 바나나를 결코 돈과 바꾸지 않을 것이다. 부동산을 소유한다는 의미도 지구 관점에서 보면 아이들의 장난 같은 일이다. 몇 십 또는 몇 백 년에 걸쳐 그 땅이 자기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는 대체 누가 만들어 줬단 말인가. 아마도 말없는 지구는 전혀 모르는 일일 게다.


이러한 인지능력은 경제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또 다른 신념을 갖게 만들었고, 이를 위해 유한한 지구의 자원을 마구 파해치고 말았다. 많은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그토록 열심히 노력하며 뭔가를 생산하고 유통하고 살았지만 결국은 한정된 자원을 파괴하며 멸종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되고 만 것이다. 숙주와 공존하지 못하는 암세포와 전혀 다를 게 없다.



IPCC(정부간 기후협약체제) 워킹그룹 3은 이번에 발표한 6차 보고서에서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탈성장 (Degrowth)’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필요한 성장’이 아니라 ‘성장을 위한 성장’을 추구하는 지금의 발전방향을 멈춰야 한다고 경고한 것이다. 마치 종교와 같은 ‘경제발전’이라는 통념을 깨지 못하고 이대로 계속 환경을 파괴하고, 탄소를 배출하게 된다면 결국 종말을 맞이하게 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이런 과격한 주장을 하게 되었다고 본다. 기후위기가 점점 더 심각해져도 ‘탈성장’이라는 말에 동의하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왜냐하면 경제성장의 부정은 마치 자신의 종교를 부정하는 것과 비슷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탄소배출은 계속될 것이고 인류의 종말도 더욱 가까워질 것이다. 불가능에 가까울지 모르지만 그래도 파국을 막으려면 우리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


유발 하라리가 지적한대로 우리 인간에게는 인지능력이라는 독특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 다시 한 번 주목하자. 그리고 그러한 인지능력으로 종교나 국가를 창조해 낸 것처럼 더 큰 운명공동체를 상상하고 새로운 경제 질서를 창조해보는 것이다, 사실 기존의 종교도 지구촌 하나의 운명공동체로 엮어내지는 못했다. 오히려 치열하게 서로의 기득권을 위해 전쟁을 치룬 역사가 존재한다. 지금은 지구촌 모두를 하나로 묶어낼 종교 이상의 신념이 필요하다.


호모 사피엔스는 끊임없이 허구를 창조하며 조직화하고 세력화 해 왔다. 이런 과정 속에서 디지털전환(DX)기술은 이러한 허구의 창조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디지털세상의 아바타를 통해 시공을 초월한 지적교환이 가능해지면서 더욱 정교한 허구를 창조해 낼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디지털전환이 가속화되면 현실세계는 최적화, 지능화될 수 있다. 스마트그리드, 공유시스템, 주문생산, 물류최적화, 자율자동차, 지식의 공유 등 수 많은 DX기반의 현실세계는 에너지소비를 줄이고 자원을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모든 호모 사피엔스가 ‘새로운 지구’를 꿈꾸며 이를 신념으로 받아들이게 할 수 있다면 인류는 어쩌면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지구를 창조해 낼 수 있을지 모른다.


이제 누가 어떻게 이 멋진 도전에 나설 것이냐의 문제만 남았다. 다행스럽게도 홍익인간을 실천하라는 선조의 DNA를 받고 태어난 우리는 농경사회, 산업사회, 정보화사회, 디지털사회까지를 모두 체험한 베이비붐 세대가 여전히 존재한다. 이들은 ‘새로운 지구’를 전 세계에 전도할 수 있는 유일한 세대이다. 아직 농업사회에 머무는 곳에서도 또한 산업사회에 머무는 곳에서도 그들과 공감하며 그들을 ‘새로운 지구’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들의 자녀 세대는 그야말로 조상의 빛난 얼을 바탕으로 ‘새로운 지구’가 어떤 모습일지를 창조해 낼 수 있는 소프트파워를 지녔다고 볼 수 있다. 아마도 부모세대는 상상할 수 도 없는 소프트파워를 예술, 문화, 스포츠 분야 등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이 모든 생물종과의 공존, 홍익인간의 실천 등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새로운 지구’의 청사진을 그려낸다면 어쩌면 메타버스 등 디지털전환(DX) 기반을 통해 지구촌이 열광하는 신념을 창조해 낼 수 도 있을 것이다. 이미 많은 젊은이들이 K-pop, K-Culture, K-Sports 등을 창조해 내고 있지 않은가. 이것을 종합해 New Earth의 개념을 창조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펜실베니아대 사회학과의 샘 리처드교수는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국가가 바로 대한민국이라는 주장을 한다. 그 이유는 한국 사람들은 공동체 중심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엄청난 교육열과, 규칙을 준수하는 문화 그리고 엄청난 소프트파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샘 리처드 교수가 인류에게 주어진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이를 극복해 줄 유일한 리더십을 가진 국가로 우리를 지목한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 수 있겠지만 누구라도 해야 할 일 이라면 앞장 서야 한다. 아마도 기후위기가  더욱 강렬해 질수록  우리의 홍인인간 DNA가 활발하게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그렇게 새로운 지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그 성패가 우리 인류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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