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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하진 Oct 28. 2022

기후기술에 주목하라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면 기후기술과 DX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펜데믹과 전쟁 그리고 기후위기 등으로 인해 경제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데 아직 끝이 아니라고 한다. 그러니까 내년에는 더 심각한 경제위기를 접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다. 경제위기는 산업화 이후 여러 차례 경험을 한 것이기에 이번에도 잘 해결될 수 있기를 바라지만 한 가지 우려스러운 것은 과거와는 다른 외부 변수 때문에 지금까지의 해법이 잘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의 경제위기는 소비를 촉진하고, 생산을 늘리는 등의 처방을 하면 회복이 가능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기후위기’라는 변수로 인해 소비패턴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과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기존 산업의 붕괴를 염려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과거와는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다. 기후위기는 기업들에게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에서 공공재로서의 역할을 강요하고 있다. 지금과 같이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원을 낭비하는 것을 소비자들이 용납하지 않을 태세다. 또한 주주나 고객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도 강요하고 있다. 최근의 SPC그룹이나 카카오그룹의 사건을 보면 기업에 대한 시각이 확연하게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제는 과거처럼 ‘주주이익의 극대화’가 아닌 공공재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가운데 이익을 실현해야 한다. ESG는 이런 새로운 기업경영의 평가지표가 되고 있다. 우선 투자자들은 물론이고, 은행 대출에 있어서도 ESG는 중요한 변수로 대두되었고 무엇보다도 소비자를 잡기 위해서는 ESG활동이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지금까지 이익을 추구해오던 상식을 공공재로 변화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이제는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경제위기는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가? 우선 전 인류적인 현안을 고려해야 한다. 기후위기를 촉진하는 쪽에 서 있는 기업이라면 이를 멈추거나 방향을 확 틀어야 한다. 이것은 어떤 면에서는 매우 가혹한 일이 될 수 있겠지만 갈수록 이에 대한 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그런데 우리 모두는 크던 작던 기후위기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기후위기 해결에 참여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ESG의 E(환경)는 바로 그런 활동에 대한 지표로서 기업은 물론 개인들도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미 1990년부터 기후위기를 경고했지만 전 세계의 탄소배출량은 단 한 번도 줄지 않고 계속 증가해 왔다. 탄소를 줄이자고 아무리 외쳐도 지금의 경제상식을 유지 하는 한 탄소배출량은 줄어들기 어렵다. 탄소배출 총량이 줄었던 딱 한 번의 시기는 바로 펜데믹으로 인해 모든 것이 비정상이던 2020년 전 후 뿐이다. 그 이후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탄소배출량은 또 다시 늘어나고 있다. 이 지표가 주는 의미는 이제 더 이상 펜데믹 이전의 상식으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까지의 ‘정상’이 ‘비정상’으로 퇴출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의 IPCC 보고서에는 ‘탈성장 Degrowth’을 주장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각국 대표 전원이 만장일치로 채택하는 ‘정책입안자를 위한 요약보고서’에는 탈성장이라는 용어는 포함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우리를 지배해 온 거대한 상식이 하루아침에 비상식이 되기는 어려운 모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닥친 경제위기는 지금까지의 상식이 초래한 기후위기와 함께 우리에게 대 전환의 기회를 마련해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기존의 상식이 초래한 위기를 새로운 상식으로 극복할 수 있다면 경제 및 기후위기를 동시에 해결하는 신통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뉴노멀’을 추동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기후기술’과 ‘디지털전환’에 주목한다. ‘기후기술’이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거나 기후위기를 완화하거나 대체하는 기술로서 직접적으로 탄소배출량을 감축하거나 제거하는 기술이나 관련된 기술을 의미한다. 기후기술은 다양한 분야에서 개발되고 있으며 이러한 기술을 통해 기후위기를 ‘완화’하고 ‘적응’하는 단계를 거치면서 신산업이 탄생하고 기후위기도 해결될 수 있지 않을 까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 ‘PwC 기후기술 보고서 2020’에 따르면 기후기술에 대한 투자가 급성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머지않아 테슬라 같은 기후기술 유니콘 기업이 대거 탄생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후기술 중에서도 모빌리티 및 운송분야는 상당한 투자가 이미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 투자가 덜 된 개발잠재력을 가진 분야가 많이 존재한다. 분석된 15개 기술 영역 중 2050년까지 미래 배출량 감소 잠재력의 80% 이상을 가진 상위 5개 부문은 2013년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기후기술 투자의 25%만 받았다고 한다. 이처럼 앞으로는 산업, 제조 및 자원관리, 금융서비스 분야 그리고 건설 환경 등 사회 각 분야에 기후기술기업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게 될 것이다. 마치 20여 년 전에 인터넷기업들의 광풍이 불었던 것 이상으로 큰 광풍이 기후기술기업들에 의해 이루어지리라 기대한다. 그것이 곧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길이기도 해서 더욱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 



또 하나의 분야는 바로 디지털전환(DX) 분야인데 이것은 인터넷과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으로 이어지는 필연적인 인류문명의 진화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제 현실세계는 더 이상 자원을 낭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이것이 기후위기를 초래했다면 현실세계를 최적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펜데믹 때 온라인 교육과 화상회의 등이 상식으로 자리 잡게 되는 데는 DX가 큰 역할을 했다. 그로인한 불필요한 이동을 줄임으로서 탄소감축에도 기여했다. 이러한 사례가 사회 도처에서 벌어져 현실세계를 최적화하고 효율을 극대화하는 일 역시도 기후위기에 엄청난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지금의 상식이 파괴되는 것은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내가 당하지 않으려면 서둘러 변화해야 하는 길 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경제위기가 악화될수록 기후위기가 악화될수록 ‘디지털전환’과 ‘기후기술’을 더욱 더 각광을 받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해 우리는 뉴노멀을 경험하게 될 것이며 기후위기도 극복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역사의 진화라면 우리는 열심히 빠르게 따라가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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