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전하진 Jan 01. 2023

2023년을 시작하며

욕심을 버리고 본심으로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계묘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태양은 어김없이 어둠을 박차고 솟아오릅니다. 그렇게 희망을 만들어주는 새로운 태양이 또 다시 솟아 올랐습니다. 이제 우리도 한계에 다다른 물질문명을 박차고 새로운 지성으로 정신문명을 만들어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는 탐욕에 찌들어 지구 생태계를 마구 파헤쳐 자기 뱃속만 챙기려 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이기심을 승화시키는 것이 자본주의 원동력이라 믿었습니다. 그래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빼앗고, 심지어는 죽이는 일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이어온 탐욕의 결과는 더 이상 이대로 지속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헤아릴 수 없는 것들 중에서 하나의 음과 양이 만나 하나를 이루고 그것이 점점 분화되면서 생명의 기운을 받아 하나의 생명체가 됩니다. 그렇게 태어난 모든 것들이 하나로부터 비롯된 것이지만 다시 돌아가 작은 하나로 흩어져 원래 하나가 되는 이 오묘한 것이 우주의 진리입니다. 비록 그 근본을 알지 못하지만 그렇게 돌아간다는 것만큼은 어렴풋하게나마 이해합니다. 해 와 달이 뜨고 지고, 물과 공기도 온 세상을 순환하고 그 가운데 모든 생명체 역시도 생명을 받아 돌다 돌아가는 것 이 또한 진리입니다. 보이지 않는 세포에서 보이지 않는 우주까지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생명체들이 어긋남이 없이 돌아가는 것 또한 이해하기 어려운 진리입니다.  


   인간을 구성하는 세포도 1년 정도면 모두 새로운 세포로 바뀐다고 합니다. 이렇게 모든 것이 돌고 돌지만 그 모든 것은 하나라는 것이지요. 하나를 구성하는 하나는 실로 헤아릴 수 없는 하나들의 집합이고 그래서 생겨난 하나보다 더 큰 하나 역시 이루 셀 수 없는 수의 하나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 역시 하나로 귀결됩니다. 수 조 개의 세포가 수 조 개 생명체로 그리고 수 조 개의 별로 이루어졌지만 그 모든 것이 하나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 이유나 작동원리는 알 수 없어도 그렇게 존재하고 있음은 압니다. 하지만 그런 것에 관심을 가질 만큼 여유를 갖지 못했습니다. 그저 밥만 잘 먹고, 돈만 잘 벌면 된다고 살아온 것이죠. 수많은 종교지도자나 철학자들이 이 진리를 일깨워 주었지만 마치 어린 아이가 부모님 말씀을 듣지 않고 천방지축 자기 욕심대로 사는 것과 다르지 않았던 것입니다. 어른이 되고도 병에 걸려 죽음을 앞두고서야 후회하는 환자 같다고나 할까요. 



   어찌 되었건 우리는 이 지구촌의 순환을 방해하고 말았습니다. 욕심이 과해 자연스러운 순환을 방해한 것입니다. 피가 한 쪽으로 쏠리면 병이 납니다. 차가 한 쪽으로 쏠려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 세상 어느 것 하나 순환이 안 되면 어긋납니다. 인간의 욕심이 이 순환을 어긋나게 한 것입니다. 기후위기는 인류가 받은 데드라인입니다. 그리고 그 데드라인은 점점 더 빠르게 앞당겨지고 있습니다. 이걸 해결하겠다고 세계 각국이 나서고 있지만 욕심을 버리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지금까지 그 욕심으로 병을 얻고 시한부 통보도 받았는데 계속 욕심을 부리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마치 폐암환자가 담배를 계속 피우겠다고 우기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개과천선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것도 아주 짧은 시간 내에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런 이유로 지금 온 세계가 ESG 도입을 서두르지만 욕심을 버리지 않은 ESG는 무의미합니다. 지금까지 국가든 기업이던 심지어는 종교마저도 자신들의 이익을 앞세워 행했던 모든 것들이 자연의 순환을 방해했다는 처절한 반성을 통해서 욕심을 버리고 하늘의 이치를 헤아려 어떻게 하면 이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ESG라고 생각합니다. 


   욕심을 버린다는 것은 경계를 허물고 자연스럽게 순환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너와 나를 분리하는 것도 욕심입니다. 그 분리는 순환을 방해합니다. 생각해 보면 종교마저도 경계를 세우고 있었으니 국가나 기업 그리고 개인을 말할 것도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경계를 세우고 벽을 쌓고 욕심을 부리다보니 본심을 잃게 되는 것입니다. ESG는 경계를 허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나와 구성원과의 벽을 허물고, 고객과의 벽을 허물고, 시장과의 벽을 허물고, 너와 내가 아니라 나와 나의 관계인 것처럼 대하고 나에게 주는 것처럼 만들고, 나에게 도움 되는 일처럼 행하는 것이 ESG입니다. 욕심이 잔뜩인 사람이 이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본심으로 살던 시절에는 담장도 없었습니다. 옆집에 숟가락이 몇 개인지도 알고 지냈지만 경계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아가는 세상을 보면 거의 불가능해 보입니다. 각국 정부는 자국이익을 위해 전쟁을 하고 가스를 잠그고 있고, 개인이나 기업도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 수 있을까 만을 고민합니다. 그래야만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시한부 환자가 순간의 유혹을 참지 못하고 담배를 피우고, 과음을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그런데 하늘이 참다못해 보낸 코로나19가 일거에 경제를 멈추고 마스크를 쓰게 했습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가 탐욕을 멈춰 세운 겁니다. 그리고는 정신세계로의 길을 열어주는 놀라운 일도 순식간에 해 냈습니다. 이제 인류는 디지털 세상을 통해 성숙한 문명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됩니다. 불과 2, 3년 만에 우리는 온 오프의 하이브리드 세상을 경험했습니다. 또 한 가지 놀라운 일은 지금까지 탐욕을 위해 필요하다고 여겼던 것들을 무력화시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화폐가 그렇고, 무기가 그렇습니다. 그 보다 더 무서운 하늘의 무기가 우리를 옥죄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제 굶주린 자들의 절규를 무기로 통제하기 어려울 겁니다. 돈이라는 것으로 극소수만이 누리는 풍요가 결국 대 자연의 순환을 방해하여 자신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깨닫는 순간 세상은 격변을 맞게 될 것입니다. 이런 혼란이 경제위기, 정치위기를 더욱 가속화하면 감당하기 힘들 겁니다. 기후위기가 그 퇴로를 막고 있어 과거의 방법을 적용하기도 어렵습니다. 유일한 해결 방법은 진정한 ESG 즉 욕심을 버리고 본심으로 사업을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세상을 이롭게 하라는 조상의 얼이 DNA에 뿌리박혀 있는 우리가 나선다면 진정한 ESG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라는 희망을 가져 봅니다. 불과 몇 십 년 전만하더라도 대한민국이 어디에 있는 지조차 모르던 세계인이 왜 한류에 열광하는 것일까요. 잘 생각해 보면 우리에게는 평범한 일상이라 무심결에 넘어가는 본심이 한류 속에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본심을 가진 너와 나는 다르지 않기에 무시당하는 것을 참지 못하고 그래서 우리는 같이 존중받고 같이 잘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너를 위해 대신 죽어줄 수도 있다는 이러한 본심이 영화를 통해, 노래를 통해, 스포츠를 통해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나라를 위해 금모우기를 하고, 수많은 종교가 공존하고, 자기 남편, 부인, 아이조차도 우리 남편, 우리 부인, 우리 아이라 부르는 것을 특이하게 생각할 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모두 가족이기에 만나자 마자 나이부터 물어봐서 형 동생이 결정되어야 편해지는 것이 바로 우리입니다. 백성을 위해 이 세상에서 가장 쉬운 그리고 위대한 한글을 창제했던 것처럼 세상을 이롭게 하고 우리를 이롭게 하는 사업을 찾고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 지구촌이 간절하게 바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들입니다. ESG도 K-ESG가 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유구한 역사 속에 홍익인간 정신을 이어오면서도 욕심이 과해 자중지란으로 어려워지기도 했었지만 그래도 수많은 외세를 이겨내고 우리를 지켜온 힘은 역시 본심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쟁이후 폐허가 된 이 땅에서 산업화, 정보화, 디지털화를 숨 가쁘게 따라잡으면서 잠시 잊고 있었던 것 홍익을 이제 다시 소환해야 할 때입니다. 홍익인간 정신은 이 망가진 세상에 반드시 필요한 치료제입니다. 


   그러므로 ESG도 우리가 좀 더 노력하고 앞장선다면 새로운 사업, 새로운 경제, 새로운 국가 모델을 찾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쪼록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지만 우리가 나서 본심을 찾아 순환의 어긋남을 바로 잡는 사업을 만들어낸다면 위기의 인류가 수술환자처럼 그것을 받아들여 기후위기를 해결하고 새로운 문명으로 퀀텀점프를 할 것 같은 희망을 갖게 됩니다. 


   선택의 여지없이 우리는 그 길을 열어야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계신 여러분이 바로 인류의 어벤저스가 되어야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작가의 이전글 MZ세대의 비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